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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perados - Revenge Of Rage (프롤로그)

2010.06.29 01:20

라면국물 조회 수:14583

둔탁하면서도 샤프한 헬리콤터의 프로펠러 소리가 밤하늘을 휘저었다.

지상으론 붉은색과 푸른색치 교차하면서 기분나쁜 사이렌 소리를 장식하는 순찰차들이 즐비하게 널려있었고, 경찰 무전으로는 고함치는 소리와 불길한 격철소리, 총단 발사소리가 쏟아졌다.

구름마저도 집어삼킬듯한 엄청난 기세의 인파들이 한 건물로 집중되고 있었다. 딕 하워드 경감은 모든 경찰병력을 건물로 집중시킬 것을 명령했다. 이제 범인이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그것은 어떻게 보더라도 자명한 사실이며 범인 역시도 자신에게로 경찰들이 쏟아질 것이란 걸 알아차렸으리라......

하지만 아직까지도 찜찜한 기분을 지워버릴 수 없었던 딕 하워드는.....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한 곳을 응시하기 시작했따.

"이보게. 킷. 저기 기름탱크는......아무도 없는건가?"

"아닙니다. 경감님. 그쪽도 도주로 중 하나라고 판단. 경찰 1개 소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자네. 역시 빈큼없군"

"과찬이십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 정도에 잡힐 정도의 인물은 아닐게야. 필시 탈출 방법을 생각하고 있겠지. 그 친구라면....."

"경감님"

"아닐세. 수사에 집중하자구"

 

딕의 부관인 킷 제퍼슨은 딕의 말과 행동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그것보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어쨌거나 지금은 유력한 용의자로....아니 범인이라고 지목된 인물을 감쌀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엣정 따위야 쓰레기통에 버려진 옛날 연애편지와 같은 것이 아니던가. 최고의 파트너쉽을 달성하고 싶은 그의 욕심과 딕의 행동은 좀처럼 아귀가 맞지 않았으리라......하지만 자신의 그런 마음이 다른 의미의 파트너쉽을 망칠수도 있단 생각에 킷은 명령에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대체.......딕이 말한 방법이란게 무엇일지......도무지 생각할 수 없었다. 이름모를 건물. 그리고 아주 높은 곳 어딘가. 브렛 레트너는 쥐색 트렌치코트에 밤색 세미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흡사 싸구려 느와르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으로.....선글라스는 없었지만 눈가에 난 상처는 그가 예전에는 착하고 성실했던 경찰로 보이게 하지는 않았다. 그의 외모는 어느개 악한 중에 악한으로 보뀌어 있었다.그런 그의 뒤로 한떼의 경관들이 다가왔다. 앞은 까마득한 낭떠러지. 뒤에는 경관들......높이는 200미터가 훌쩍 넘는 높은 위치.

초여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부는 강풍과 밤의 서늘함은 트렌치코트를 입은 브렛에게도 춥게만 느껴졌다. 브렛은 경관들을 보고 미소지었다. 아는 얼굴도 많았다

"존슨...자네도 왔군"

"브렛.....전 경감님....이제 다 끝났습니다. 이러지 마십시오"

"메이슨. 자네도 같은 말을 할건가"

"그렇습니다. 브렛. 이젠 다 끝났습니다. 종지부를 찍을때가 되었습니다"

"허드슨. 자넨 어떤가?"

"브렛...이제 그만하게. 이런다고 자네의 과거가 돌아오지는 않아"

"허드슨....자네라면 이해하리라 생각했네만...자네도 역시나로군...."

"뭐?"

"난 아직 잡힐 수 없네. 허드슨. 내가 할일은 아직 많이 남았어"

"브렛...제발"

"그럼....."

 

브렛은 누군가 미처 말릴새도 없이 200미터 아래로 몸을 던졌다. 그의 몸은 빠르게 강물을 향해 쇄도했다. 강물엔 이미 선박을 탄 경관들이 가득차 있었다. 그야말로 물샐틈 없는 경관들의 벽. 강바닥으로 몸을 던진 브렛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표정이 보이진 않았지만 딕 하워드는 그의 그런 심리를 어렴풋이 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브렛. 자네와 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교감이 통할 정도로 호흡이 좋았지. 이제 자네와 함께 마피아들을 소통하던 때가 먼 옛날처럼 느껴지네만.....자네와 내가 이렇게 대결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네. 제발....이제 그만 끝내주게'

딕은 한숨을 내쉬며 밖을 바라봤다. 모두의 시선은 브렛이 뛰어든 강에 집중되었고, 근처의 경관들은 그 쪽으로 집중됐다. 그리고.......잠시후에 뭔가가 떠올랐다. 하지만 떠오른 것은 이미 낡아버린 쥐색 트렌치코트와 과열되어 폭발해버린 권총 수자루 뿐이었다.

 

"없다. 브렛이 없다. 반복한다. 브렛 레트너...실종. 브렛 레트너 실종. 다른 곳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다."

수상경찰의 불길한 무전이 귓전을 때리자, 킷은 재빨리 모두에게 명령했다.

"브렛 레트너가 도주했다. 브렛 레트너가 도주했다. 모두 자기 위치를 고수하고 추저김은 예상 추적로를 따라 추적하라. 반복한다. 브렛 레트너가 도주했다"

불안한 무전은 칼바람이 되어 딕을 밀어냈다.

"취소한다. 난 딕 하워드 경감이다. 이곳 작전은 이 시간부로 전격 취소한다. 모드 철수준비를 하고 다음 사건에 대비하도록"

"경감님!!"

"지금은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라고 할껀가?"

"사실이지 않습니까. 브렛 레트너는 이제 도망갈 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든 도주로를 봉쇄하고 조금씩 숨통을 조여간다면......"

"그런 작전에 실패로 돌아간게 벌써 4번째네. 이것까지 합쳤으면 5번째가 될 뻔했지. 시간낭비, 인력낭비, 돈낭비 일세. 게다가 이번에도 허탕이면 어쩔 셈이었지?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에상되는 도주로는 모조리 파악했고, 도주에 쓰일 물건같은거라면 한자루 연필까지도 모조리 수거했습니다. 아무런 방법도 없었을 겁니다. 이대로 조입시다"

"지난번 폐공장떄고 같은 말 했었지. 자네. 긜고 버려진 지하매장에서도....탈출에 쓰일 곳이라곤 환기구 하나 없는 완전 밀실에서조차 틈을 보아 빠져나간 인물일세. 이런 방법으로는 잡히지 않을께요. 전원 철수한다"

킷의 말을 더는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딕은 모두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킷은 분한 표정으로 딕을 바라봤지만. 결과적으로 딕의 말은 전부 옳은 말이었다.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이번에야 말로 브렛을 체포하겠다는 꿈과 같은 이야기는.......

 

딕 하워드는 오랜만에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색에 잠길 수 있었다. 아니....사무실이 아니라 자신의 서재에서....

경찰에서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2주간의 정직처분을 내렸고, 보좌간인 킛의 보고에 따라 추가 징계사유가 발겨될 시 또 다시 징게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서장 조차도 매우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지켜져야만 하는 것이 법. 딕은 징계를 담담히 받아들였따.

2주 정직처분을 받은 딕은 서재에서 자신의 일기장과 사건파일을 조사하며 지내는 것이 하나의 낙이 되었다.

그의 아내 줄리아 하워드는 그런 남편을 내조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징계위원회에서 딕의 정직은 2개월에더 2개월로 조정했다.

 

-브렛-

내 이름은 브렛 레트너. 전직 경찰이다. 지금은 제이마운틴 플라자 69층에 위차한 한 사무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다. 날 잡기위한 경관들의 총에 의해 깨어진 창문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럴때를 대비한 와이어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어둠이 이렇게 날 구할 줄은 몰랐다. 와이어에 몸을 묶는 나는 뛰너내리면서 트렌치코트와 권총을 버리고 내 몸을 아무 곳으로나 던져벼렀다. 사실 확신은 없었다. 혹시나 발각될지도 몰랐다. 다행이도 발각되지 않았지만.....

경찰들의 사이렌소리가 멀어져 가고. 난 당분간의 휴식을 얻었다. 길어야 몇 시간이겠지만......

 

~~~~~~~~~~~~~~~~~~~~~~~~~~~~~

"서니...안돼. 서니!!!!!"

탕탕탕...

검붉은 핏자국이 분홍빛 침대위로 흩뿌려졌고, 서니의 몸은 가슴에 붉은 루비자국을 남긴 채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내 권총은 즉시 눈 앞의 괴한에게 발사되었고, 괴한 역시 그 추악한 몸뚱이에서 기분 나쁜 액체를 뿜으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난 즉시 서니에게로 다가갔다.

서니는 내게 너무나도 처량한 눈빛을 보냈다. 난 서니를 부둥켜 안았다. 하지만 서니의 몸에선 온기가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것도....아주 빠르게......

브렛의 피맺힌 절규가 처량하고도 허망하게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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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소스라치게 놀란 브렛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침음성을 삼키며 다시 의자에 몸을 기댔다.

또 그 꿈이다. 브렛은 요 며칠사이에 같은 꿈만을 반복했다. 그것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악몽의 형태로....끔찍하고도 끔찍한 악몽. 하지만 그 악몽은 악몽으로만 끝나질 않았다. 나약한 곤충의 몸에 엉겨붙은 거미줄 처럼, 길바닥에 까맣게 눌러붙은 껌딱지처럼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무언가가 되어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트라우마가 되었다. 브렛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내가 시신이 되는 순간을 목격한 것이.......그의 뇌리에 거미줄 처럼 엉겨붙었다.

"젠장!"

낮은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은 브렛은 휴식시간이 끝났음을 직감하고 발을 옮겼다. 그리고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들었다. 주위에 굴러다니는 버려진 볼펜을 들고 수첩에 적어나갔다.

"이제.......한걸음이군. 시작해볼까?"

브렛은 이미 무인지경이 된 프라자 앞으로 당당히 걸어나와 차 한대를 훔쳐타고 미끄러지듯 도시를 빠져나갔다. 이 모든 일은 밤하늘에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는 달 만이 지켜볼 뿐이었다.

 

-경찰서. 딕의 사무실-

 

킷은 잠시 주인을 잃은 사무실로 들어오며 인상을 바짝 구겼다. 예상은 했지만 오늘도 나오지 않았다. 딕이 있을때는 몰랐는데 그가 빠지고 나니 모든 사건이 막혀벼렸다. 마치 두터운 안개에 휩싸인 느낌이었다 이 안개를 밝혀줄 등대는 당분간 보이지 않을 것이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야먄 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어려워 보였다.

킷은 딕의 의자에 몸을 기대며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똑똑똑...

간결한 노크소리. 이윽고 들려오는 어여쁜 여인의 등장. 서머 나이트. 들어온지 얼마 안된 신출내기 여순경이다.

본래 무명 여배우였지만 배우일을 그만두고 경찰로서 새 인생을 살아가는 철부지 경찰이었다. 재빠른 행동이 특기였지만 역시 그녀의 특기는 그런 행동력이 아니었다.

"킷. 왔네."

"아~ 나이트'

'서니라고 부르라니까. 흠~  오늘도 여전하지?"

"항상 그렇지. 뭐. 가끔은 월급 받기 미안하다니까."

:"내가 그래서 오늘 좋은 정보 가지고 왔는데.....어때?"

"정보?.......조건은?"

"얘기가 빨라서 좋네. 하지만 없어. 우연히 알아낸 거니까. 그게 뭐냐면"

따르르르릉~

"잠깐만"

섬짓한 전화벨 소리가 사무실 공기를 가라앉혔다. 킷은 수화기를 들고 귀를 바짝 기울였다.

상대방은 딕이었다.

"이보게. 킷! 킷이로군. 지금 막 알아낸 정보가 있어. 브렛의 마누라 일 말인데....."

"아~ 서머 레스터 말이군요. 예..예..."

"첫번째 희생자인 코비 맥로클린 있지? 그가 서머 레트너가 근무하던 회사의 부사장이었네. 혹시나 하고 조사해봤는데 동일인물 이었어. 남편이 아내가 일하던 회사의 부사장을 살해했다라....그것도 첫번째 목표로 삼았다라....생각해 볼만 하지 않아?"

"네. 알겠습니다. 경감님. 그런데...정직 중이신데..이러셔도 되는건지...."

"...... 비밀로 해주게"

'역시 화끈한 양반이라니까'

킷은 딕에 대한 이미지를 관철시키며 전화를 끊고 시선을 서머 나이트에게로 옮겼다. 이미 통화내용을 들은 듯 서니 역시도 그에게 쪽지 하나를 내밀었다.

베이퍼시티타운 379-4번지. 딕이 불러진 주소와 완벽히 일치하는 쪽지를 들고 있었다.

킷은 서니를 한번 살짝 끌어 안고는 서둘러 나가려 했다.

그러나 서니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잠깐만. 킷. 그전에 잊은거 없어?"

"잊은거?"

서머 나이트, 즉 서니는 열쇠 하나를 킷의 눈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흑인인 킷과 은빛 열쇠의 조합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대비되었고, 약간 당황해하는 킷의 눈빛을 읽은 듯한 서니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차안--

 

서니는 차안에서 신나게 운전을 하며 목적지로 차를 몰았다. 조수석엔 킷 제퍼슨이 제복을 입고 멀뚱거리며 앉아있었다. 서니가 신나거 재잘재잘 떠느는 것을 모조리 받아주면서......킷은 점차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을 실은 흰색 승용차는 아주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 위를 달렸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딕의 얼굴이 보였다. 서니와 킷은 서둘로 인사를 건네며 딕과 마주쳤다. 딕은 킷과 서니를 데리고 한 주택단지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킷이 제지했다.

"아직까지 경감님은 정직 중이십니다. 이러시면......"

"아` 정직 처분이라면 한시간 전에 해지됐네. 벌써 2개월이 흘렀구만"

"네?"

"첫번째 희생자와 코비 맥로클린이 동일인물이란 것을 알아내는데 2주나 걸렸다라....뭔가 숨기는게 많은 양반 같지 않나? 한번 지켜보자고.....대체 그들이 가진 카드가 뭘지 말일세"

"경감님. 하지만 브렛 레트너를 체포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제이마운틴 플라자 사건 이후로 그는 잠잠하네. 이걸로 그의 행동이 끝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의 범행이란 걸 입증하기 위해선 동기도 필요하지. 우린 그 동기에 대해 조사해 두는 셈 치지."

"......알겠습니다. 경감님"

킷은 자연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왠지 모르게 힘이 솟는 것을 느꼈다.서니도 덩달아 힘이 실렸다. 하지만 딕은 어째서인지 서머 나이트의 등장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서니는 그의 시선에 마주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딕은 킷과 서니를 데리고 한 주택의 문을 두드렸다. 한 중년의 신사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뉴저지 경찰청에서 왔습니다. 듀리스 맥로클린씨 되시죠?"

"......들어오시죠"

뚱뚱한 체형에 후덕한 인상을 한 신사가 그들을 안내했다. 하지만 외모와는 달리 무뚝뚝한 말투, 셋은 긴장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귀부인 티가 조금 나는 주부 한명과 제법 숙녀티가 나는 소녀, 그리고 앳된 얼굴의 소년하나까지....아~ 이젠 쭈글쭈글해진 얼굴의 노파 한명도 있었다. 벌써 4명. 그리고 두 명의 아이들이 데리고 있는 개와 고양이까지 포함하면 총 6명. 6명을 먹여살린 코비 맥로클린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 것은 세 사람 모두에게 들었던 생각이리라......아버리도 보이는 듯한 듀리스가 무겁게 입을 열었따.

 

"경찰분들이시라면.....뭔가 우리에게 물어볼 말이 있었겠군요"

"....그렇습니다"

"자~ 물어보시죠. 뭐든지 답해드리겠습니다"

딕은 터져버릴 듯한 심장고동을 느끼며 가지고 온 수첩에 눈길을 돌렸다. 표지에는 분홍색의 예쁜 종달새가 그려져 있었다.

킷과 서니는 그들의 문답을 받아적으려 수첩을 꺼내들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