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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체험기는 2000년 10월 ~ 11월,

플레이포럼의 Cryer 라는 섹션에 올라왔던 '어느 머더러의 이야기' 입니다.

당시 UO플레이포럼(현 플레이포럼의 전신)의 기자셨던

씨즈(Ssizz - Queen@inven.co.kr)님이 작성하셨습니다.

이 글은 취재원이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였기에 본명을 밝힐 수는 없다.
*그의 이름은 그가 마지막 순간에 자조했던 이름대로 Maddog 이라고 표기하도록 한다.

#1. Murderer.....

지금은 퇴색된 의미(의미? 의미라는 게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지만

한때 브리타니아에서의 머더러란

강력한 힘, 공포, 파괴, 혼돈의 대명사였다.

그들이 가는 곳엔 생명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죽어 가는 사람들의 비명과 피비린내만이 난무했다.

철저한 악(절대 악)을 신봉하였고, 그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었으며, 자부심도 대단했다.

머더러 20여명의 군단을 보았는가? 핏빛의 붉은 이름들이 저주스런 로브와 활을 들고 순식간에 하나의 던젼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때를 기억하는가? 그들이 가는 곳은 말 그대로 지옥이 되었다.

필자가 Napa Valley 라는 곳에 머무를 때의 이야기다. 여느 날처럼 쉐임에 범죄자가 떴다는 말을 듣고

쉐임3 층의 포이즌 다리 앞에서 간단한 전투를 치렀고 도망가는 한 명의 범죄자를 잡기 위해 어스 삼거리 방향으로 말을 몰았다. 순간 필자는 눈을 의심했다. 갑자기 브리타니아에 눈발이 휘날려 잘못 본 것이거니 했다.

어스삼거리가 부케니어스 댄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

그들이 겔겔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난 이미 차디찬 바닥에 몸을 눕히고 말았다.

게다가 20여명의 머더러의 선두에는 그나마 친했다고 생각했던 양키 하나가 내 시체를 난도질하고 있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공포 보다 더 큰 배신감이 교차했다.

지금의 브리타니아는 어떤가? 로드브리티쉬는 브리타니아에 좀더 많은 이민자들을 유치하고 그들의 생활을 안정시킨다는

명목 하에 소서리아인들과 토박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머더러 법을 개정하였다.

머더러 생활은 자신을 파멸시키는 지름길이 되었고, 몇 번의 머더러 생활 후엔 결국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존재한다고 치면, 로드브리티쉬는 절대 선만이 있는 세상을 꿈꾼다. 유토피아가 가능하다고 믿는

로드브리티쉬의 이상처럼 브리타니아에는 현저히 머더러가 줄어들었다. 머더러 보기가

달 레어(Month Rare) 집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브리타니아는 머더러 없는 세상이 도래했으니까.

표면적으로는 유토피아에 한발 다가간 듯 보였다.

과연 그런가?

공포를 느끼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그보다 몇십배 더 브리타니아인 들은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목숨을 담보로 많은 페널티를 적용 받는 머더러에 비하면 잡질은 아무런 위험 요소 없이 브리타니안 들을 위협하고 있다.

수없는 훈련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졌던 과거 머더러와는 달리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잡질에 대해서는 속수 무책 이었던 것이다.

날이 갈수록 로드브리티쉬를 성토하는 대자보가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은 어느 머더러의 최후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어쩌면 그는 진정한 머더러는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 결론은 그가 자살하는 순간까지 자신도 내리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필자는 보았다.

죽어 가는 그의 눈에서 브리타니아를 사랑했던 한 사람의 편안한 안식을...

#2. 황당한 머더러

Maddog을 만나게 된 건 아주 우연이었다.

여느 때처럼 무엇인가 특별한 일 때문에 브리타니아에 들어갔던 것도 아니었고, 취재원을 만나기 위한 나들이도 아니었다.

요즘 필자가 관여하고 있는 UOPF기자단의 스몰집에 의자가 없는 관계로

가구를 사러 어느 유명한 벤더샵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그곳에서 필자는 Maddog을 만났다.

벤더샵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려던 찰나 어딘가에 붉은 이름이 뜬것이 보였다. 예전 같으면 붉은 이름은

바로 죽느냐 사느냐의 가늠 길이었지만, 하도 오랜만에 보는 머더러라 호기심이 앞섰다.

여차하면 튀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필자는 다가갔다. 참으로 황당한 머더러였다.

칼로 오거를 열심히 치고 있었지만, 줄어드는 오거의 체력 보다 빨리 머더러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나를 보자 일순 당황해 하는 듯 보였다.

오거와 사생결단을 치르는 머더러라니... 우스꽝스럽게만 보였다. 필자는 그를 향해 In Vas Mani를 외워주었다.

한바탕 오거와 혈전을 벌인 그는 가쁜 숨을 돌리고 내게 허리 굽혀 절을 하였다.

자세히 보니 비록 빨간 로브와 망토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주기는 했지만, 그는 노인이었다.

- 블랙쏜의 평화가 항상 함께 하시길...

브리타니아에서 허용하는 최대의 예를 갖추며 약간의 고어 체까지 섞어 말을 하는 그를 보자

필자는 별안간 그를 취재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 이곳까지는 어쩐 일로 오셨나요? 여긴 마을과 가까운데.. 경비병이라도 보면 어쩌실려구요.

- 어차피 삶에 미련은 없습니다. 쫓겨오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군요. 아까도 광산에서 죽을 뻔했지요.

하이딩이 없으면 목숨 부지하기가...

필자는 그를 안전가옥으로 데리고 갔다.

그대로 두면 어디선가 나타날지 모르는 몬스터며 NPC들도 그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친구가 사는 윈드에 그를 데리고 갔지만, 집 문은 굳게 잠가져 있었고 할 수 없이 앞집의 벤치에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그의 사연이 꽤나 길 것으로 예상되었던 탓도 있지만

그가 무리한 여행을 버틸만한 체력이 남아 있게 보이질 않았던 것이다.


#3. Maddog
Maddog은 광부였다.

남들처럼 작은 집이라도 내 집을 갖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고,

언젠가는 말을 타고 전장을 달리는 희망도 갖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훗날 스승이자 친구가 되었던 Guns를 만나게 된 건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다.

여느 날처럼 미녹의 구석진 곳에서 열심히 오어를 드리블하고 있던 그는

갑자기 뜨는 머더러들의 이름을 보았고 재빨리 하이딩을 시도했다. 물론 오어는 든 채로 말이다.

- Drop all! Hands Up!( 가진 거 다 내려놓고 손 들엇!)

말이 끝남과 동시에 광산은 난장판이 되었다.

오어를 끝까지 뺏기지 않으려고 드리블하며 도망가는 광부들과 리콜을 외우다 죽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하이딩을 하곤 있었지만 그들이 리빌 주문을 외우는 것을 본 Maddog은 오어를 내려놓고 체념해 버렸다.

브리타니아에 손을 올리는 동작이 있다면 그는 그렇게라도 했을 것이다.

그는 팬티 하나만 달랑 입은 자신의 몰골을 처량하게 생각할 틈도 없이 공포에 떨며 가만히 서 있었을 뿐이었다.


그에게 Guns가 다가온 건 그 순간이었다.

그는 그의 가방을 뒤지더니(Snooping) "ok" 라는 신호를 보내고는 게이트를 열었다.

신속하게 루팅과 수습을 마친 그의 패거리들은 떠나버렸고,

Maddog에게 보이는 건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한 광산의 풍경 이었다.

여전히 새들은 지저귀고 있었고, 햇빛은 밝게 빛났다.

항상 있어왔던 일이었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아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들에게 재산을 털렸지만 이상하게도 원망이 일어나지 않았다.

다시 그를 본 건 디시트 해골 방이었다. 지금은 별로 인기가 없는 곳이지만,

그가 할 당시만 해도 디시트 지하의 해골 방은 초보자들이 능력을 올리기는 가장 좋은 던젼이었다.

본나이트 같은 건 상당한 실력을 쌓은 뒤에야 올라갈 수 있는 곳이었고,

리치는 숙련된 마법사들만이 상대 할 수 있는 몬스터였다.

하지만 이곳은 위험이 늘 도사리는 곳이었다.

한시간 내내 사냥을 하면 1000GP이상은 벌 수 있었고,

스켈레톤이 주는 도끼만 팔아도 상당한 돈이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머더러들의 수입원이 되는 곳이었다.

그 때 Serra Palladian이란 캐릭은 머더러 1 순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의 주요 출몰지역이 해골 방이었던 것은 필연이었다.

Maddog은 강해지고 싶었다.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머더러들에게서 최소한 방어는 할 수 있을 만한 기술을 쌓으려던 그에게

해골 방에서의 수련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날도 여지없이 Serra 패거리가 몰려들어왔고,

그는 당연한 순서처럼 죽었다. Serra는 항상 퍼랭이 둘을 데리고 다녔다.

루팅과 힐을 받기 위해서인 듯 보였다.

유령으로 난감해 하고 있는 그 순간 다시 빨간 이름 둘이 보였다. 바로 Guns였다.

Serra는 잠시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는 듯 보였는데, 그런 그에게 Guns의 코포가 작렬하였다.

3 대 2 의 싸움이 시작되었고 Guns는 Serra의 시체를 난도질했다.

- Sux!

Guns는 Serra의 시체를 향해서 한마디 내뱉고, 뭐라고 길게 말을 중얼거렸다.

대충 내용은 블루힐러를 데리고 다니지 마라. 명예를 가져라 라는 식의 말이었던 것 같았다.

머더러에게도 명예가? Maddog은 혼란스러웠다.

머더러는 그저 초보자들의 돈을 노리며 닥치는 대로 살생을 일삼고

거기에서 쾌감을 느끼는 존재로서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명예라니..

- Gate to Britain!

Guns는 게이트를 열고 몇몇 웅성거리는 유령들을 향해서 말했다.

Maddog은 그러나 그가 연 게이트를 타지 않았다. 그는 유령인 상태로 그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Guns 패거리들은 해골 방을 지나 1 층으로 방향을 틀었다.

Maddog은 스스로가 유령이라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그들을 무작정 따라갔다.

패거리라고 해봐야 Guns와 또 한 명의 머더러일 뿐이었지만.

1 층엔 길드워 중이었는지 대 여섯 명의 말탄 전사들이 엉켜 싸우고 있었는데,

머더러 둘을 보자 리콜을 외우기 바빴다. 그 중에서 첫타겟이 되었던 둘은 어김없이 희생자가 되었다.

물론 지금이라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현재의 조건에서는 한 명이 셋을 이긴다는 건 결단코 불가능하다.

(싸움을 할만한 캐릭들을 기준으로 볼 때 그렇다) 불가능했던 현실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그 당시의 전투였다.

한 명이 여덟을 상대로 싸워서 한둘쯤은 죽이고 리콜을 하거나 유유히 하이딩으로 낭패를 맛보게 하는 일들이 기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장에서 겪었을 수없는 죽음과 비애와 고통스런 수련 후에 얻어지는 결과였다.

*윗 스크린샷은 Maddog이 오랫만에 카오스성에 들리고 싶다고 해서 필자와 함께 갔다가 가드에게 맞아 죽은 모습이다.*

루팅을 마치고 유령들을 향해서 게이트를 연 Guns는 약간 피로해졌는지 멈춰 서더니 Maddog을 바라보았다.

아마 유령상태에서 쫓아다니는(전투 모드였으므로 볼 수 있었다) 그에게 이제야 호기심이 도는 듯 했다.

하지만 잠시 후면 몰려올 적들의 지원군을 의식해서인지 다시 게이트를 열고 떠나버렸다.

Maddog은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산너머 산이라고 했던가?
그가 당도한 곳은 어느 타워였는데, 뻘건 이름들이 하나, 둘, 셋,.... 적어도 7-8명은 몰려 있었다.

게다가 그곳은 외딴 섬이었다. 그로서는 처음 보는 작은 섬이었다.

지도를 켜고 잠시 둘러보니 작은 집 서너 채에 타워 하나가 있는 그야말로 소규모의 섬이었다.

룬이 없다면 배를 타고 와야 할 비밀스런 곳이었다.

- 아, 힐러도 없는 이곳에서 유령상태라니...

실수한 것이 아닐까 그는 참담했다. 그러나 그에게 달리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가 타워 안으로 들어와 o00o000o 라고 외쳐 대자.. Guns 와 그의 패거리들이 그를 둘러쌌다.

그 중에 Ching이라는 머더러가 그의 주위에 상자를 놓기 시작했다.

- lol.. funny....

그들의 비웃음 속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안 것은 상자가 그의 주변에 싸이고 나서였다. 그는 꼼짝없이 갇힌 것이었다.

한참을 속수무책으로 서있있던가. Guns는 역시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상자를 치우고 그를 살려낸 것이다.

그는 살아나자마자 비굴하리만큼 그들에게 절을 해댔다. Guns가 그런 그를 향해 말했다.

- 넌 우리를 왜 따라 온 거지? 머더러가 두렵지 않나?

- 사실은 두렵다.... 지금도 내 목소리가 떨리지 않는가. 하지만 내겐 목표가 있다.

- 목표?

- Guns ... 당신처럼 강해지고 싶다. 머더러한테 죽기도 지겹다. 나를 강하게 해 달라.

- Lol....

Guns와 그의 패거리들은 그의 말에 웃음보를 터트렸다. 그들이 왜 웃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

그도 바보스럽게 그들을 향해 웃어주었다. 그때였다.

타워 밖으로 퍼런 이름들이 게이트를 타고 우르르 몰려 들었다.

적군의 인원은 약 10 여명. 긴장감이 감돌며 Guns 패거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 God Damn Newbie....


#4. Guns

Maddog은 여기까지 이야기를 마치고 잠시 한숨을 몰아 쉬었다.

- 처음에 본 그들은 뉴비.. 말하자면 새로운 이주자에 대한 반감이 무척이나 심했습니다.

왜 그렇게 싫어할까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하죠.

그들은 새로운 이주자들이 브리타니아의 기본 도덕률을 망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물론 그 생각이 전체 머더러들을 대변하는 의식은 아닙니다.

개중에 반수 이상은 그저 습관처럼 사람을 죽이고 다녔으니까요.

처음 자신들의 시작과 선택이 '피의 길' 이었으므로 끝날 때까지 그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쪽이었죠.

다만 Guns 패거리들이 다른 머더러들과 틀렸던 것은 자부심과 명예가 대단했단 겁니다.

블루힐러를 대동하고 피케이를 하거나, 뉴비들을 유인하여 죽이는 방법은 그들 사이에도 불문율처럼 금기시 되어 있었어요.

점점 피로감에 휩싸이는 Maddog을 보면서 필자는 이어 물어 보았다.

- 그날의 전투는 어떻게 되었나요?

- 그날 그들을 소탕하겠다고 몰려온 길드는 정의를 표방하는 LMH 라는 오더 길드였지요.

항상 정렬을 하고 서서 길마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어요.

트린식에 자주 나타나곤 했는데, 늘 초록 망토와 초록 모자를 쓴 전사길드 였습니다.

가끔씩 피케이를 소탕한다고 나서기도 했지요.
사실 그때 전사들은 거의 싸움꾼에 끼지 못 할 때였습니다.

뉴비들이나 방패를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올드비들이 많았으니까요.

당연히 그 길드는 그날 전멸했죠. 타워 밖에서 전면전이 붙었는데.... 장관이었습니다.

수없이 날라 다니는 갈매기와 죽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그런데 이상한 건 항상 게이트를 열어주던 그들이 그날만은 그들에게 게이트를 열어주지 않았어요.

LMH 길드는 그들 말로 Not Fair 하다는 겁니다.

뉴비들을 현혹시키는 길드라나요? 허허... 어떻게 보면 이해를 할 수없는 말이죠.

머더러들이 Fair 와 Not Fair를 구분 짓다니 말입니다.

Maddog 은 그날 그들에게 전투를 가르쳐 줄 것을 소원했지만, 거부당하고 말았다.

아직 머더러가 되기에는 브리타니아에서의 인생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더 많이 경험 해 보고 더 많이 죽어보라는 말뿐이었다.

그에게 약간의 시약과 브리튼 룬을 주면서 그들은 그를 내몰았다.


하지만 그날 후로 그의 브리타니아에서의 삶은 달라졌다. 그의 눈빛도 변했다.

여전히 머더러들에게 피케이를 당하거나, 범죄자들로부터 블럭잡질등을 당해서 죽기도 했지만,

전처럼 무조건 리콜을 외우는 짓은 하지 않았다. 최소한 저항은 해보고 죽었던 것이다.

그의 첫 쾌거는 오래지 않아 이루어졌다.

해골방에서 수련을 하던 그를 위시해 대 여섯 명의 사람들이 머더러 2명을 만났던 날이었다.

그는 머더러를 보자마자 달려나가 공격을 감행했고,

리콜을 외우던 서넛의 전사들이 그런 그에 고무되어 같이 공격을 한 것이다.

동참하여 싸우지 않던 사람들도 In Mani를 외우며 그에게 힐을 하기 시작했다.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당황한 머더러중 한 명은 도망을 했고, 나머지 한 명은 개떼 뉴비들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날의 승리에 그는 일약 스켈튼 방의 영웅이 되었다.

두어 번 Guns패거리가 들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그가 있는 것을 보면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가 Hi 라고 말할 새도 없이 말이다.

Guns를 향한 그의 열망을 왜 그는 모른 척 하는 것일까? Maddog은 Guns에게 가까이 가고 싶었다.

같은 남자로서 남자에게 가지는 열망이 우습게도 느껴졌지만, Guns는 그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수십 번의 전투 후 Maddog도 브리타니아 시민으로서 웬만큼 성장을 해 갔다.

단칸집을 마련했고, 그랜드마스터라는 칭호도 얻게 되었다. 친구도 여럿 생겼고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LMH 길드원중의 한명에게 그의 친구가 피케이를 당하고 집디드를 강탈당하는 일이 생겼다.

그는 LMH 의 길마에게 정식으로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억울하면 덤벼라' 라는 말뿐이었다.

항상 정의를 부르짖었던 그들에게 그는 지독한 실망감을 맛봤다.

다음날 그는 초라하게 길드석을 박고 Chaos를 달았다. 길드 원은 그와 디드를 강탈당했던 친구..둘 뿐이었지만....
은행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베스퍼의 은행에서 낚시꾼 차림의 젊은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 안녕 뉴비!

- 누구십니까?

- 나 Ching 이야. :)

Ching .... 어떻게 그를 잊을 수 있겠는가! Maddog이 유령이었을 때 주변에 상자를 블럭하여 그를 암울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머더러였다. Guns 의 친구...

- 이젠 뉴비티를 좀 벗었군 그래.

- !!

긴 장화에 에이프런.... 낚싯대를 들고 고깔 모자를 쓴 Ching의 모습은 도저히 그가 디시트와 각 광산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머더러군단의 일원이라고 믿기게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광대 같기도 했다.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자신이 참혹하게 패배 당한 기억은 -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었다면 더욱 - 아주 오래도록 남는다.

어린 시절 코피 나게 맞았던 상대에게 체격이 커지고 나이가 들어서라도 원초적인 공포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Maddog 도 기억 저편에 숨겨져 있던 두려움에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Ching...

Ching 은 빙글빙글 웃었다. 감춰진 그의 속내를 안다는 듯이...

- 머더러가 되고 싶나? 강해지고 싶다고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