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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ctor - (26화) 完

2011.03.27 07:32

라면국물 조회 수:28383

== 한강호텔 로비==

 

꺠어난 소정은 손에 적힌 쪽지를 보더니 부리나케 어디론가 튀어가기 시작했다.

"서...선배. 그 몸으로 뛰어가면 안돼요. 좀 더 있어요"

 

가은은 소정을 붙잡았다. 하지만 소정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소정은 때마침 지나가던 택시를 붙잡고 어디론가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가은은 황급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 경찰서 형사과==

 

감상천의 재판이 이틀앞으로 다가온 이때. 경찰서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감상천 전 의원의 죄상이 죄다 반박이 되어버렸다. 쟁점은 그런 일이 벌어진 점은 인정하나 감상천 의원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는 것이 반대쪽의 주장이었다. 한동섭 의원과 안호균 사장의 컨택트와 감상천 의원의 살인 사주는 아무 과련점이 없었다. 적어도 보이는 증거만으로는 그랬다. 몇가지 증거들이 있었지만 충분히 조작이 가능한 일이라며 감상천 변호인은 변호했고 감상천은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틀안에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는 어려워보였다.

그리고 이 사실은 곧 전국 방방곡곡으로 송출되기 시작했다.

 

"이거..우리도 재반론을 준비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재반론은 의미가 없어. 우리가 어떻게 재반론을 하더라도 추가 증거는 필요해. 이쯤되면......뭘 해야 하는지는 나도 모르는데......"

"비공개 수사 방침이 공개수사로 비뀌면서 뭔가 증거가 나오길 기대해 보겠지만 감상천 의원은 인기가 많은 사람이라 국민들은 모를꺼야. 되려 감상천 의원을 심문하는 경찰을 욕하고 있겠지. 어쨌거나 더 정확한 증거가 필요해. 그런데 김미나 형사는??"

"모르겠습니다. 최근 며칠쨰 결근입니다."

"전화도 안 받고.....혹시....."

"형사증도 반납한 것이 수상합니다. 한번 가봐야 하는거 아닙니까?"

"아냐. 저금만 더 기다려 보지. 그나저나 복직된 줄도 모르고 어디서 뭐하는 거지?"

 

==미나의 집==

 

산더미 처럼 쌓인 서류속에서 미나는 점점 좀비가 되어가고 있었다. 퀭 해진 눈, 비쩍 말라버린 몸.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단내가 나는 입. 행색이 많이 망가져 버린 미나는 환이가 남기고 간 장부를 통해 하나의 커다란 장부로 정리하고 있었다.

 

"됐어.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끝난다."

 

미나는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진실에 다가서고 있었다.

그때 미나의 방으로 누군가 뛰어왔다.

 

"언니...."

"왜. 했어?"

"다 됐어. 가자."

"그래..... 증거는??"

"내가 누구야. 그런건 원래 다 없애면서 하는거야. 추적도 따돌렸고......"

"지나야. 정말 고마워......."

"고마운거 알면 나중에 밥이나 한번 쏴....나 요즘 배고프단 말야...."

 

==경찰서 형사과==

회의를 끝낸 태석은 다시 서류에 파묻혀 혹시라도 놓진 것이 하나라도 있나 면밀하 살펴보고 있었다. 같은 작업만 수십번 하는거라 지겨울 법 했지만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덤빈 것이다. 그때 태석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네. 경찰입니다. 네...아. 그게 정말인가요? 어디죠? 네. 알겠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태석은 전화를 받자마다 서둘러 어디론가 나가버렸다. 부장은 그런 태석을 보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한번 참기로 했다.

 

태석은 급히 차를 몰아 어디론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부장은 부장대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한뒤 어디론가 이동했다. 남겨진 형사들은 혹시라도 잃어버린 증거가 있나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경찰서는 어둠이 깔리고 있었고 재판은 다음날로 다가왔다.

 

== 인천공항 방면. 8차선 도로==

 

은수는 어느새 자신을 추격해 오는 교회의 인물들과, 한 정체모를 택시의 존재를 눈치챘다. 그저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속도만 계쏙 올릴 뿐이었다. 하지만 한참을 달리던 은수의 차는 한순간 중심을 잃더니 물고기 꼬리처럼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4차선에서 달렸기 때문에 채 감을 잡기도 전에 은수의 차는 도로에서 벗어나 무성하게 풀이 나 있는 길을 요란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은수가 아무리 애를 써봐도 차는 쉽사리 진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간신히 차를 도로로 끌어낸 은수는 교회의 인물이 탄 차를 피격해 반대편 도로로 밀어냈다. 맞은편에서 오던 트럭과 정면충돌한 그 차는 산산히 부셔졌다. 그리고 뒤에 바짝 뒤따라오던 차 역시 급브레이크를 밟아 뒤차에 충격을 주는데 성공했다. 뒷차는 에어백이 터져 앞을 못 보게 되었고 그 틈에 은수는 멀리 사라져버렸다. 이제 은수를 쫓는 교회의 차는 1대만 남았다. 그리고 소정이 탄 택시 한대...택시 기사는 자신이 겪는 일이 꿈에서 나올것만 같아 잔뜩 긴장했다.

 

"아저씨...제발 정신 차려요. 저 사람 놓지면 안된다고요"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바람난 남편이요. 빨리요!!"

 

기사는 한마디도 대꾸 못한채 추적을 계속했다. 은수의 차가 앞서 달리고 있었고, 그다음은 교회의 차. 마지막이 소정이 탄 택시였다. 은수는 사거리에서 아슬아슬한 차이로 화물차를 피해 내달렸고, 뒤따라오던 교회의 차는 트럭을 미처 미하지 못하고 찌그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운전실력 만으로 교회의 인물을 전부 무력화 시킨 은수는 이제 서서히 차의 속력으 늦추기 시작했다.

은수는 차를 몰아 한적한 공터로 차를 몰았다. 이미 은수의 몸은 만싱창이가 되어있었다. 교회의 인물들이 총탄을 자주 쏴서 그런지 몸 이곳저곳은 총상으로 엉망이었고 출혈도 굉장히 많았다. 이젠 서서히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은수는 이제 눈까지 서서히 감기고 있었다. 은수는 눈만은 감지 않으려 애썼다.

 

그때 소정은 은수의 차가 멈춘 것을 확인하고 택시비를 치르고는 서둘러 은수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은수의 차가 있는 곳은 너무도 멀었다.

소정은 한참을 내달렸으나 좀저럼 가까워지는 것 같지 않았다. 분명히 차는 멈춰 있었는데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소정은 불길한 직감에 눈물까지 흘리며 있는 힘껏 소리쳤다.

 

"은수씨이이이이. 은수씨이이이이..."

 

이미 피범벅이 된 은수는 멀리서 나지막히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따듯한 소리. 은수는 커다란 가방에서 자그마한 가방을 꺼내 자신의 무릎위에 올려놨고, 다기 큰 가방에서 조그만 권총을 꺼냈다.

 

"은수씨....제발....은수씨....."

 

은수의 눈에서는 왠지 모를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은수가 타고 있던 흰색 승용차 안에서 외로운 한발의 총성이 울려퍼졌다.

얼마 후 경찰이 도착해 모든 것을 전부 수습해갔다. 의기소침해져 있는 소정은 담당형사 최태석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겼고, 태석은 그녀에게서 은수가 생전에 사용했던 모든 물품을 얻을 수 있었다.

 

==법원, 감상천 의원 재판소==

재판은 어느새 시작되어, 감상천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감상천이 변호사는 모든 증거를 반박해냈고, 재판장 역시도 감상천에게로 쏠리는 듯 했다. 이미 오부장은 좌절하고 있었고, 다른 형사들은 분개하고 있었다. 죄상이 확실함에도 몇가지 증거가 불충분해 재판에 지게 생겼으니 말이다.

 

이윽고 재판장이 평결을 내리려 하고 있었다.

 

"잠깐!!!!!"

 

재판은 잠시 중단되었다. 사건차 잠시 자리를 비웠더 태석이 난입했다.

 

"저는 이 사건에 대해 중요한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내에 제출되지 않은 증거는 효력이 없습니다. 재고해 주십시오"

"피고측 이의는 기각합니다. 증거 제출해 주십시오"

"이겁니다."

 

태석은 서류가방 하나와 큰 가방 하나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지금 보시는 이것은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데스핑거...그 자의 자필진술서 입니다."

"뭣! 자필 진술서!!! 확인했습니까!!?"

"데스핑거는 어제 오후 8시명, 인천공항 근교의 한 공터에서 권총으로 자살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자사하면서 쪽지를 몇망 남기고 갔습니다. 지문대조 결과 일명 데스핑거라고 불리는 자와 일치했습니다."

"그런데...그의 진술서에는 뭐라고 적혀있던가요?"

"네. 그곳에는 감상천 의원과 자신이 결탁해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는 내용의 회고가 적혀있었으며 자신을 고용한 인물이 감상천 의원이르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건 확실합니다. 그의 진술서는 ㄱ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판장님"

"피고측 말이 옳소. 기각합니다."

 

판사는 너무도 쉽게 태석의 증거를 기각했다. 하지만 재판은 쉽사리 끝나지 않았다.

 

"그 증거를 기각해서는 안됩니다."

또 한명이 난입했다. 김미나 형사혔다.

 

"저도 이 사건의 담당형사입니다. 저 역시도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왔습니다."

"참 나 이양반들....이번엔 뭡니까??"

"네...이번엔......"

 

미나는 다부지게 심호흡을 하고 당당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오래전 데스핑거 소유의 노트북을 조사하던 중, 감상천 의원과의 컨택트 사실을 알았지만 얼마 안가 기각됏습니다. 그리고 그의 노트북을 다시 조사하던 중 많은 부분에서 의문이 생겨 더 깊이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차문기라는 또 다른 청부업자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의 노트북 역시 철저하게 조사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재판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이 두 사람 모두, 감상천 의원과 연락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간의 통신내역을 추적해본 결과......."

"그...그건 사생활 침해야. 그건 증거가 될 수 없어!!"

"그 두 사람 모두, 감상천 의원으로 부터 살인을 의뢰받고 있었습니다!!"

 

감상천 의원의 얼굴이 백지장 처럼 하애졌다.

모든 증거가 명확히 드러나 버렸다.

 

"그리고 살인의뢰떄 언급된 사건은 실제로 일어났으며 사건이 일어난 직후, 바로 입금이 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건 도가 지나칩니다. 아무리 증거확보가 우선이지만 이건....."

"피고측 의견은 기각합니다. 계속 하십시오."

"그리고.....지금 여러분들이 보시는 이건....감상천 의원이 그동안 살인의뢰와 공천비용 등 수많은 자금을 끌어다 쓴 내역이 상세히 적힌 감상천 의원의 비자금 장부입니다."

 

감상천은 이제 반박할 수 없었다. 변호인도 마찬가지 였다. 모든 증거가 여실히 감상천의 유죄를 입증하고 있었다. 감상천은 넋이 나가버렸다. 태석과 미나는 이미 제정신을 빼앗겨 버린 감상천을 한껏 노려봤다.

재판장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장이 판단하기에 이 사건은...감상천 의원의 주도하에 기밀하게 짜여진 감상천 의원의 극악 범죄임을 인정하는 바이며 그 수법과 계획성에 악의가 충분하다고 한단, 피고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경찰과 검찰에서는 이번 사건의 내막을 확실히 밝힐 것을 명합니다"

 

땅...땅...땅....

 

 

 

== 1년 후 ==

 

태석과 미나는 환을 보내줬던 조그만 강변으로 왔다. 그의 영정사진을 놓고 얼굴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그를 그렸다.

 

"환아. 이제......나 응원해줄꺼지?"

"너무 힘을어 하지마. 우리도....힘들어 하지 않을께....."

"환아. 미안하다"

"또 올께......"

 

미나가 강물에 꽃을 던졌다. 그리고 그 꽃은 강물에 흘러가다 이내 곧 사라졌다.

그들 뒤로 오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두 사람 여기 있었구나"

"아. 부장님..."

"부장이라니. 이제 서장이야"

"하하..축하드립니다."

"최태석...이제 자네가 부장인데 부장답게 행동해야지"

"엇...제가요?"

"최연소 부장..자네가 기록 꺴어. 축하해!!"

"아...네.......감사합니다."

"그리고...미나는...미국으로 간다고?"

"네..그렇게 됐어요.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나는 두 사람 결혼이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아마 태석선배가 아니라 환이 선배였으면 생각해 봤을거에요. 그런데....."

 

미나는 태석을 한번 쳐다봤다.

 

"사실 저......얼마전부터 여자가 생겼습니다."

"아. 그래??"

"태석 선배. 연애에 무관심 한 척하더니 그렇다니까요. 그건 좀 아닌데...."

"뭐 아무렴 어때...어쩃거나 작년에 두 사람 정말 멋있었어. 다 진 재판을 5분만에 뒤집다니 말야. 영화에서도 어렵다고..."

 

두 사람을 애써 추켜세우는 부장. 하지만 태석과 미나는 쓴웃음으로 대할 뿐이었다.

 

== 같은 강변, 건너편==

 

소정은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레베카와 함께 이곳으로 왔다. 레베카는 소정으로 부터 은수의 죽음소식을 들었을때 굉장히 슬퍼했었다.

그리고 이곳으로 온 레베카는 은수의 사진을 보고 다시 한번 깊은 눈물을 흘렸다.

 

"폴......미안해. 내가 함꼐했어야 했는데...."

"아마 은수씨도 레베카한테 고마워 할꺼에요. 레베카의 목표가 헛되지 않아서....."

"........"

"이젠. 웃으며 보내줄 수 ......있죠?"

 

레베카는 대답 대신 가지고 온 잔에 와인을 가득 따랐다.

 

그리고 잔을 강물에 기울이며 흐르는 와인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Good bye~ Paul...I'll Miss you"

 

소정은 아무말 없이 레베카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세 사람도 쓴웃음을 삼키며 돌아섰다.

 

"자. 근데 미나는 곧 미국으로 간다지만..야. 최태석....너 일 똑바로 안할래? 부장이 그 모양이니까 애들이 날뛰는거 아냐?"

"왜요. 또 누가 사고쳤습니까?"

"당장 가지 못해. 우곤인가 뭔가 그 놈 또 사람들 족치고 다닌다면서...."

"앗...네...당장 가겠습니다."

"그리고 김미나. 넌 오늘 제발 좀 일찍 집에 가라..또 경찰서 가서 신참애들 반 죽음 만들지 말고....."

"그거 그냥 대련한건데.......그게..앗. 네 알겠습니다"

 

태석과 미나는 우물쭈물 거렸다.

 

"빨랑 안해!!!"

"넵!"

"넵!"

 

힘차게 대답하는 두 사람뒤로 석양이 멋들어지게 내리쬐고 있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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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락햐게 단편으로 쓰려고 했는데 꽤 장편이 되고 말았네요. 왠지 욕심이 생겨서 무진장 길어졌습니다.

허접한 스토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쓰면서 왠지 재밌었어요.

끝까지 읽어주신분 정말 감사합니다.

 

또 작품을 쓰게 되면 더 다져진 모습으로 찾아뵐께요.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