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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ctor - (13화)

2011.02.12 07:48

라면국물 조회 수:24507

== 의원사무실 ==

수환은 몸이 있는대로 달아올랐다. 경찰과 문기를 동시에 움직여 은수를 제거하려 했으나, 은수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없어진지 3일째. 경찰에 잡히기는 커녕 시체도, 하다못해 흔한 족적하나도 구하질 못했다. 이 정도라면 완벽한 증발이었다.

 

수환은 생각중이었다.

 

'양은수가 아무리 신출괴몰한 놈이라 할지라도 그런 추격전 속에서 탈출하는건 쉽지 않다.. 본인의 능력일까? 아니면 조력자가?'

 

하지만 수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킬러인걸 감추기 위해 정중한 태도를 고수하긴 하지만 그가 조력자를 구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떄 감상천 의원이 들어왔다.

 

"수환아. 일은 잘 되가냐?"

"아. 죄송합니다. 의원님...잘 안풀립니다."

"뭐가 제대로 안 풀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운 일 있으면 말해라. 내 힘이 필요하면 말만 하란 말이다"

"아....알겠습니다. 의원님"

 

수환은 정중한 태도로 감상천을 대했다. 감상천 역시 믿음직하다는 얼굴로 수환을 바라봤다.

하지만 감상천 역시 나름 머리가 복잡한 상태였다.

 

'한동섭 그자가 뭘 꾸미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군. '

 

==선술집 요정==

한동섭인 이곳에 먼저 와서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차려진 밥상앞에 우두커니 앉아서, 깨작깨작 생선살 만을 뜯고 있었다.

차려진 밥상은 12첩 밥상으로 상당히 화려했지만 한동섭 의원은 안절부절 했다.

잠시 후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한의원님"

"이렇게 나와주셔서 고맙소. 안호균 선생"

"선생이라니 당치도 않으십니다. 의원님..일단 제가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자리에 늦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몸에 배었기 떄문인지 안호균은 정중히 술을 따르며 한동섭 의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아. 이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에....."

"말씀하십시오"

"이번에...우리 민의당에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철회해주게"

"네??"

 

안호균은 눈을 크게 뜨며 한동섭을 바라봤다.

한동섭은 안호균이

 

 방금 따라낸 잔을 조용이 들이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경찰서==

태석. 환. 미나는 완전히 뻗어있었다. 신나게 한소리 들었는지, 얼굴엔 모락모락 헛것마저 보이는 듯 했다. 이렇게 단체로..그것도 제대로 꾸중듣기는 처음인듯 했다.

 

"이렇게 되리란건 알고 있었지만....하...역시 기분은 이렇네요"

"그래......뭐 늘 이렇지"

"선배님은 이런거 항상 겪었다는 거네요. 존경스러워요. 선배님"

 

태석은 존경스럽다고 말하는 미나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으며 맞대응 했다.

"알면 앞으로 잘해라..."

미나는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태석을 바라봤고, 환은 그런 미나의 모습이 내심 귀여웠다.

 

그때였다.

한 여경이 김미나 형사를 찾았다.

"김미나 형사님...누가 오셨는데요"

"네.....들어오시라고 해요"

"벌써 들어왔지이~~~"

 

누군가 말끝을 길게 늘이며 들어왔다. 작고 아담한 여성이었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와 몸매인 미나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언니이이이이~~~"

애교가 넘쳐자는 말투, 전체적으로 작고 아담한 태와 머리도 잘 다듬은 상당히 깜찍한 여인이었다.

손에는 큼직한 가방을 들고 있었다.

"언니이이잉~~~~"

언니만을 연발하며 미나에게 달려오는 여인. 여인은 미나의 품에 안기자 꼭 부둥켜 안은채, 떨어질 줄 몰랐고 미나도 얼굴에 웃음을 크게 머금고 그런 여인을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아구.....우리 괴물이. 여기까지 온가야??"

"울엄마가 언니 이거 전해주래...."

"엄마가?"

 

미나는 여인이 들고 온 가방을 살펴봤다. 각종 옷가지였다. 그제서야 미나는 자신의 옷을 살펴봤다.

돌의 꼴 보다도....냄새가 난다는 것을 새삼느낀 미나는 여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마워...우리 괴물이"

 

아까부터 환과 태석은 그런 미나를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미나도 한참이나 여인과 소통을 나누다가 환과 태석을 보자 허둥지둥 소개하는 티를 냈다.

 

"아. 인사가 늦었네요. 인사해요. 제 동생 지나에요"

"안녕하세요. 김지나 입니다앙"

"네. 전 최태석이고, 이 친구는 최환입니다"

"언니한테 전화로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언니가 신세지고 있죠"

"신세는요......뭐"

 

어리바리하게 말을 흐리는 환에게 가볍게 알밤을 먹인 태석은 다시 미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꺅!! 언니!!"

"왜!!?"

"여기서 옷 갈아입게? 남자들이 있는데??"

"그게 뭐 어때?? 뒤돌아 있을거니까 본다고 해도 엉덩이 뿐인데 뭐가 어때??"

"아이 참....언니도....."

 

지나는 서둘러 자신의 재주껏 미나의 온 몸을 가리려 했다.

 

"언니. 다 큰 여자가 남자앞에서 엉덩이까지 내보이고 언니. 여자란 자각이 없는거 아냐??"

"뭐 어때......내가 쉽게 당할 사람이니??"

 

살짝 야릇한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산통을 꺠는 사람들이 있었다.

환과 태석이었다.

 

"으....으악!!! 미....미나야..너 여자였니??"

"그래...나도 김미나 형사. 남자인 줄 알았는데....."

 

잠시 정적.....

 

"지나야. 너 나가서 문 좀 잡고 있어."

"어.....응 언니....."

 

어느 새 옷을 다 갈아입은 미나. 그리고 지나는 재빨리 나가서 태석의 집무실 문을 꼬옥 잡았다.

 

그리고...태석의 집무실에서는 엄청난 소음과 함께 두 남자의 처절한 비명소리와 한 여자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들렸다.

약 10분후, 김미나 형사는 다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고 한다.

환과 태석의 소식은........

 

 

== 구로의 한 아파트==

 

소정은 은수를 대동해 이삿집을 옮기고 있었다. 사실 많지도 않았기 떄문에 일은 금방 끝났다. 필요조건인지 충분조건인지 모를 두 사람의 동행. 아니 이제부터는 동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딱히 은수가 이동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짐 정리도 끝난 지금. 은수는 넌지시 소정에게 질문했다.

 

"저기...소정씨?"

"네?"

"저....저를 왜 구해주신거에요?"

"말했잖아요. 잘 모르겠다고......"

"제가....킬러 인것도 아시죠?"

 

소정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도 절......"

"어쩄거나...저한텐........첫 VVIP 고객이시니까요"

 

 

==경찰서 ==

환과 태석은 깨작거리며 배달되어온 설렁탕을 먹고 있었고, 미나는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인채 같이 밥을 먹고 있었다.

"선배님들..괜찮습니까?"

"이게...괜찮아 보이냐? 앙?"

"죄송합니다. 제가 아까는 워낙...."

"우리도 경황이 없어서 방어도 못했다. 암튼 밥부터 먹자."

 

환과 태석, 미나가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고 있는데, 다른 형사가 뭔가를 전해주려 최태석 형사 자리로 다가왔다.

"야. 최태야"

"왜?"

"너한테 또 소포가 왔는데?"

"소포? 이번에도 이름이 없어?"

"그렇긴 해. 근데...이번엔 좀 이상한데.."

"뭐가??"

"노트북이야. 흔한"

"노트북??"

 

3인조는 재빨리 소포를 수습했다.

먹던 밥까지 내팽개치고 노트북에 달려드는 세사람...이떄 미나가 나섰다.

"아까 제가 실수 한 것도 있으니까...노트북에 대해선 제가 알아내겠습니다. 선배님들은 다른 곳에 신경써 주십시오"

"미나...네가??"

"혹시 제가 이것에 대해 알아내지 못한다면......대련에서 한번 져드리겠습니다."

 

"뭐니 그게?"

"아무튼 맡겨주십시오"

 

태석은 환을 슬쩍 바라봤다. 환은 어깨를 들썩이며 모르겠다는 제스쳐를 했고, 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김미나. 할 수 있는 선까지 다 해봐"

"알겠습니다!!"

 

 

==구로구, 소정의 집==

 

소정과 은수는 쇼파에 앉아, 와인을 마시며 사치를 즐기고 있었다. 은수는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고, 소정은 뒤에서 와인잔을 든 채로 은수를 바라볼 뿐이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전......"

"저기...은수씨...."

"네"

"지금 하시는 일이 뭐죠?"

"아.....저는......."

 

소정은 미소지으며 은수를 바라봤다.

 

"은퇴했습니다."

"그 말 듣고 싶었어요"

 

소정은 은수의 옆에 나란히 섰다.

 

"은수씨......이제...그러지 마요"

 

은수는 소정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왼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을 오른손에 바꿔 쥐고, 다시 왼손으로는 소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정도 싫지는 않은 듯. 은수의 곁에 더욱 바짝 다가서며 더욱 해맑게 웃어보였다.

 

==선술집 요정==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당에 지원을 중단하라니요"

"들은 그대로 입니다  민의당에 지원하기로 했던 약속을 없애자는 겁니다."

"안됩니다. 그러면 제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곤란해질 것 없소. 안선생. 대신 내 말에만 잘 따라주면 됩니다."

"하지만 의원님...."

 

안호균은 지금 상황을 해석하기가 어려웠다.

지원받기로 약속된 자가, 갑자기 지원을 중단하라는 요청이 왔다.

지원을 받을 본인이 말이다. 안호균은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간다면 감상천 의원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의원님. 지금 제가 의원님을 지원하지 않으면 전....."

"아니오. 저에 대한 지원은 계속 해주십시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난......탈당 할 것입니다"

"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