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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ctor - (12화)

2011.02.08 10:08

라면국물 조회 수:24451

== 차문기의 방 ==

문기는 묘한 웃음을 띈채, 천장을 바라봤다. 그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는지 허름한 냉장고를 열고 맥주를 한캔 꺼내들었다. 단숨에 들이키는 문기. 하지만 여전히 흥분이 가시질 않았는지, 다시 한번 웃음을, 오묘하고도 섬뜩한 웃음을 머금은 채 화면을 응시했다.

화면엔....양은수의 얼굴이 보이고 있었다.

 

-- 경찰서==

태석은 옆자리에서 열심히 타이핑에 몰두하고 있는 미나를 바라봤다. 잠시 후 그는 동료형사들로 부터 부장이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부장에게로 갔다. 아직까지 환은 없었다.

 

똑똑..

"누구야?"

"접니다. 부장님"

"들어와"

 

부장의 딱딱한 인사. 부장은 그를 보더니 일단 욕부터 한바가지 퍼부었다.

욕을 다 들으면서 태석은 바닥에만 시선을 쏠 뿐이었다.

 

"이으구. 소귀에 경읽기지...너희들 같은 꼴통들은....."

피식...

"어? 웃어?"

"부장님"

"왜?"

"허가 안났죠?"

"당연히 안났지. 군인들 동원하고 특별법까지 제정해야 한다. 아니 그것까진 못해도 누군지도 모르른 사람 출국금지만 요청해달라...이런거 아냐...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

"아니..그건 아닙니다만......"

"일단 몽타주를 각 공항에 뿌렸고, 수사협조 요청했고 허가도 난 상태다. 그러니까...맘 놓고 뛰어다녀봐"

"부....부장님"

"왜 이래? 징그럽게"

"고맙습니다."

"총장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러시더라. 원래 검찰이 해야 할 수사까지 도맡아 하는 형사들...월급 올려주지는 못할 망정 하는 일 막아서야 되겠냐고.....일단 잡는건 너희들이 하고 책임은 검찰에서 지겠다고 했어. 너희가 쫓고 있는 그 데스핑거라는 놈. 검찰에서도 오래부터 쫒던 놈인데 이제서야 단서를 잡았다고 협력하게싿고 했다. 뒤는 개내가 봐준다고 하니까...늬들 맘대로 해봐"

"......"

"뭐해? 빨리 가지 않고"

 

태석은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희한한 표정을 하며 부장실을 나섰다.

부장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뇌까렸다.

 

"후후....젊은 게 좋군"

그리고 그는 자신의 책상 한켠에 있는 사진을 바라봤다.

"운형아. 거긴 살만하냐?? 너도 이게 옳다고 생각하지?"

돌아올리 없는 대답을 기다리는 부장. 그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태석의 책상==

왼쪽에선 열심히 타이핑중인 미나. 간만에 열심인 미나는 말한마디 없었다. 이런일 싫다고 박차고 나가기 일쑤였던 미나가 이렇게 일을 하고 있으니 태석은 이상했지만 괜히 말렸다가 정말로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만두기로 했다. 그리고 부장실에 가기전까지 자리에 없었던 환이 의자에 앚아 고개를 푹 숙인채 앉아있었다.

 

"으이구......부장단들 앞에서 난 그렇게 물먹이고, 또 한바탕 하고 오더니 이제 와선 또 졸고 있냐? 이 꼴통녀석아?"

"......"

"내 허락 없이 움직여서 감봉처분까지 받았으면 그만한 태가라도 얻어야지. 넌 뭐냐? 얻는 것 하나없이"

"......"

미동도 하지 않는 환을 보며 태석은 소리를 조금 높혔다.

"내 말이 우스워서 대꾸도 없는거냐? 아니면 나한테 미안해서 아무말도 못하는 거냐?"

드르렁~~~

아주 작은소리였지만 쌔근쌔근 잠들어 있는 환을 보고, 태석은 웃음지었다.

자신의 감봉처분은 뒷전으로 미루고 수사허락이 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다가 엄청나게 꺠지고 돌아왔던 환이었기에 돌아오자마자 푹 잠들었던 것이다. 나빴었던 기분이 눈녹듯 사라진 태석은 겉돌던 의자 하나를 환의 다리에 받쳐두고 웃옷을 벗어 환에게 덮어주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환은 조심스레 눈을 떴다.

경찰서는 텅 비어있었고 자신과 태석, 미나만이 남아있었다.

"음..으아아아아......헛!!"

자신 앞에서 열심히 타이핑 하고 있는 태석와 미나를 바라본 환은 몸서리를 쳤다.

"잘 잤냐?"

"서....선배님"

"이럴때일수록 먹는거, 싸는거, 자는거 잘 챙겨. 그렇게 안하면 범인 호송차에 싣고 갈ㄸ, 넌 옆에서 엠불런스 타고 동행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피식........

"그렇게 사고 쳐놓고 잠만 자면 땡이냐?"

"아....어떻게 됐어요?"

"그렇게 사고를 쳐놨으니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더 큰 사고 쳐보라고 하더라....."

"그럼....."

"검찰도 그 놈 몇년째 수사중이었는데 단서 하나 못잡았다고 이번엔 무조건 잡겠다고 하고 있어, 뒤는 검찰이 봐준다. 열심히 뛰어봐"

"선배님......"

"아. 물론 우리 셋이 같이 뛰는거다...알았지?"

"그럼...제 엉덩이 맛을 보여줄 사람이 생긴건가요?"

어느새 타이핑을 끝낸 미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꼭 네 말대로 좀 해봐라....."

"알겠습니다."

세 사람은 빙긋 웃어보였다.

 

 

==흑진주모텔 611호==

간밤의 꿈도 있었고 불길한 느낌이 계속되었던 은수는 이제 이 곳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짐들을 하나둘 챙겨가던 은수는.. 그의 가방에서 떨어져 나간 옷핀을 발견했다. 이 옷핀이 어디서 나온건지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자신이 한강호텔을 떠나올때, 그때에도 짐 속에 있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다. 너무 준비없이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작은 물건까지 챙길 여념은 없었던 것이다. 반면 지금은 역시 갑작스럽긴 해도 미리 준비를 하기 때문에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대체 이건 무엇일까?? 어디서 나온거지??

은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지금에 와서 그것이 뭐가 중요한가??

옷핀의 주인이 누가 되든 간에 그에게 도움을 줄 수는 없었다. 그는 어쨌거나 그 옷핀을 그대로 가방안에 넣어두고 다른 짐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갈 무렵, 은수의 짐은 완전하게 패키지 되었다. 그는 서둘러 흑진주모텔을 나섰다.

 

 

==경찰서==

"아 참. 환아"

"네. 선배님"

"그 우편물에서 보내온 것으로 보면 어때??"

"그자가 맞는 것 같구요. 그는 지금 데스핑거의 소재지까지 파악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가 추정하는 곳은 어디라고 했지?"

"양천구에 있는 흑진주모텔 이라는 곳입니다"

"흑진주모텔이라...양천구에 그런 이름을 가진 모텔은?"

"하나 뿐입니다. 꽤 후미진 곳이라 사이드카는 갈 수 없고, 우리들 승용차를 이용해야 할 거 같아요"

"좋아. 미나. 환이. 가자"

"네. "

"네."

 

==의원사무실==

"한의원이 이번 당에서 이기면....아무래도 날 내 칠것 같구나"

"그럼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의원님"

"그의 약점을 하나 정도 알아둬야겠지. 나중에 날 배신하지 못하도록"

"그의 약점이라면......."

"작년에 그가 무단으로 한 음식점을 비호하면서 그 음식점과 일대 상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문을 받은 일이 있었지?"

"네. 하지만 그건 곧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습니다."

"보도가 잘못된 걸수도 있다. 아마도 그 장부는 한동섭 그자가 아는 곳에 있을꺼다"

"그걸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의원님"

"...... 한동섭 그자도 바보는 아니거든.....만일 그가 아버지 백 만 믿고 날뛰는 바보였다면 그 자리에는 오르지도 못했을거다"

"그런데....."

"그런데.....그는 지금 승산도 없는 이 싸움에 뛰어들었다. 물론 엄청난 지원을 받게 되어 승리할 수도 있겠지만 아주 힘겨운 싸움이 되겠지. 게다가 그 뒤엔 나와의 거래도 있었고 그 거래는 비합법적인 것. 다시 말해서 그는 이겨도 별 득이 없다는 소리지. 그런데도 이 제안을 받아들인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선거에서 이긴다면 대표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 정도 리스크는 충분히 감수하겠지요."

"결국은 그 자리까지가 전부일텐데.....돈도 명예도 없는 말단 하직인데..그자가 그걸 모를까??"

"그렇다면 의원님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돈이지. 그는 이번 선거에서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지만 내가 그 자의 정보를 갖게 된다면.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 들 것이야. 게다가 이긴 뒤에도 그 약점때문에 함부로 못하겠지."

"하지만 그가 당대표로 나선다면 의원님을 구실을 붙여 내칠수 있을....아....."

"그가 어디를 가든, 그의 약점에 내게 있는한 그는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한의원도 바보는 아닌데 그 정도는 생각해두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시간 싸움이라는 거다. 이건 내가 맡을테니......수환아. 넌 두 킬러놈 사건을 해결하거라"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손을 벌써 써둔거냐??"

"이 이상 끌면 우리를 의심할 겁니다.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호오...."

 

다소 딱딱했던 이들의 대화는 그렇게 끊겼다. 여전히 야비한 웃음의 감상천은 자신보다 더 능숙하게 두 킬러를 다루는 수하 수환을 보자. 자신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환이....너.....많이 무서워졌구나. 나도 조심해야 겠는걸..."

"충불고사 견마지충 이라 했습니다. 이미 전 의원님에게 인생을 걸었습니다. 이상한 말은 거둬주십시오"

"......"

감창선은 깨끗한 수환의 얼굴을 보고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는 적어도 내게 칼을 들이밀 사람은 아니라는걸 확신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정답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수환은 점점 자신의 업무에 빠져들고 있었다.

 

==흑진주모텔 앞 도로변==

양은수는 커다란 가방을 메고 커리어를 끌면서 모텔을 나오고 있었다. 일단 그는 지하철역에 들러 사물함을 찾기 시작했다. 적당한 사물함을 찾은 양은수는 그 안에 자신의 모든 짐을 넣어두고는 두정의 권총만을 챙겼다. 하나는 품속에...다른 하나는 왼쪽발목에 숨겨뒀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모든 짐을 최소화화고 치하철 역을 나섰다.

 

같은 시각, 태석 일행도 주변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두명이 보고 있을 구도이지만, 이번엔 특이하게 세명이었다.

날씨가 날씨인지라...밖에서 대기는 도무지 어렵기 때문에 차안에 세명이 꽁꽁 숨어있었다.

역시 큰 도로변이라 사이렌카가 서있으면 동네바보라도 주위에 경찰이 있다는 걸 알리는 꼴. 때문에 일반 승용차처럼 생긴 이런 차로 추적을 하고 있었다. 몽타주를 통해 은수의 얼굴을 익힌 세사람은 은수가 지하철 역에서 나오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세명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는 은수를 몰아서 잡을 생각이었다.

 

그 무렵 차문기 역시 주변에 있었다. 주변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를 후루룩 마시고 있던 문기는 은수가 역에서 나와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편의점을 나섰다. 편의점을 나선 그는 은수와는 반대방향으로 걸어갔고, 태석일행과 스쳐지나가며 은수를 쫓을 경로를 생각했다.

노련한 킬러라면 반드기 그렇게 움직일 것이고, 그렇다면 중간에 차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순간이 결단의 순간이다. 그만 없어지고 나면.....자신의 주가는 엄청나게 오를 것이다.

그것이 돈을 포기하면서 까지 이 일을 떠맡은 이유이다.

결전이다.

 

은수는 자신에게 좁혀오는 추적자의 낌새를 알아채렸다.

예감이 너무 안좋아서 총을 사물함에 넣어둔 것은 정말 잘한일 같았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속력이 어느 정도일까 하는 것이었다.

 

태석일행의 눈에도 그리고 은수의 느낌에도 모두 서로가 서로를 알았을 무렵. 은수는 천천히 걷가가 별안간 달리기 시작했다.

 

타다다닥.....

"엇. 잡아"

"눈치챘다."

"거기 서라!!!"

 

번개같은 세 사람. 그리고 더 른 움직임의 태석. 좁은 골목길에서도 전혀 속도가 줄지 않는 은수에 비해 세 형사는 의욕만 앞선 나머지 좀은 골목에서 그를 추적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핮미ㅏㄴ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것은 셋 모두가 같은지라 가시거리에서 그를 놓지지 않고 끈질기게 쫓아왔다.

"거기서라. 서!!"

"데스핑거. 서라!!"

"젠장...너 잡히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어서 안서??"

셋 모두 왁지지껄 떠들면서 그를 잡으려 애를 썼고, 은수는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잡힐 것 처럼 조여드는 그들의 추적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은수......

그렇게 그는 코너를 돌아 오른쪽으로 내달렸다.

그런데 별안간 우회전 하며 달려들던 은수를 낚아채는 손길이 있었다.

그 손길이 은수를 쏜살같이 낚아챈 직후 절묘한 타이밍으로 태석 일행이 뛰었다.

이미 은수는 사라지고 없었다.

세 사람은 주위를 쭉 둘러봤다. 하지만 그들의 길 앞에는 쭉 펼쳐진 좁은 골목길 하나일뿐, 데스핑거란 자가 숨어있거나 방향을 틀만한 공간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태석일행은 허탈한 허탈함만을 느꼈다.

 

"흐아....."

"아아....거의 다 잡았는데.....제길..."

"다음에 만나면 가만두지 않을꺼야. 아악"

 

세 사람은 각자 뭐라고 떠드렴ㄴ서 골목길을 떠났고, 은수는 자신을 낚아챘던 자가 자신의 입을 막고 있다는 사실에 숨조차 쉴 수 없었다.

이제야 생각났다. 자신의 가방에 있던 옷핀의 주인.....바로...

 

"소....소정씨!!!"

 

그 무렵. 문기는 자신이 예상했던 지점. 은수가 우회전에 끝까지 달려오는 그 마자믹 분기점에서 오지도 않을 은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오지 않았고, 그는....허무한 웃음만을 남긴 채 오늘은 돌아가야 했다.

 

 

==소정==

"일단 얘기는 제 집으로 가서 하죠"

"아...네"

은수는 소정의 힘에 이끌려 그녀를 따라갔다.

"뭐 집이라고 하긴 그렇고, 방이라고 해두죠"

"걷에서 보면 그저 창문이지만 실은 창문 아래쪽의 벽돌부분도 창문가 홤께 열리는 여닫이직 문이었다. 창문과 벽이 함께 움직이는 방식이란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감쪽 같았지만 사실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소정씨....어떻게 된거에요? 이 집은?"

"원래 조쪽 본래 문이 있던 곳은 반대쪽인데 이쪽에 문을 냈거든요. 근데..."

은수는 소정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문을 굳이 이렇게 만든건.....사실 실수였어요. 문을 먼저 만들고 그 앞쪽에 다시 벽돌을 쌓게 되는 바람에 겉에서 보면 문인지 벽인지 알수 없게 되어 버렸죠. 창문만을 뚫어 빛이 들어오지 않는 건 막았다지만.....뭐 당분간은 이렇게 살꺼에요."

"소정씨같이 일 열심히 하시는 분이...왜 이런곳에...."

"사실.....저 홀어머니가 계셨어요. 얼마전에 돌아가셨는데.......그때까지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거든요. 지금은 저 혼자 살지만....."

소정의 말투는 어쩐히 쓸쓸했다.

은수는 숨죽여 그녀의 말들 듣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이곳을 곧 옮길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쫓기던 은수씨를 본거에요."

"제가 쫓기는 걸 알았다고요? 근데 왜 저를...."

"몰라요. 저도. 아무튼......제가 왜 당신을 돕는지는 모르지만 오늘은 여기서 지내요. 은수씨.."

"고....고맙습니다. 정말 그래도 되나요?"

"그럼요. 저....옷 갈아입을껀데..잠시 돌아앉아 주시겠어요?"

"여기서요?"

 

은수는 반문하면서도 순순히 돌아앉았다. 옷을 갈아입는 소리가 너무도 생생하게 들리는지라 은수도 청각이 곤두설수밖에 없었다.

"혹시 돌아보더라도 저도 지금 뒤돌아있으니까 보이는 건 제 엉덩이 밖에 없을거에요. 보려면 보세요"

"......."

"저한테..왜 이렇게"

"모른다고 했잖아요!!"

"아...미안합니다."

"됐고요. 어머니랑 같이 쓰던 방이라 둘이서 자기엔 충분할테지만...조금 불편할 겁니다. 오늘만 함께 있기로 하고 내일부터는 좀 큰곳으로 갈거에요. "

"집...계약 하셨나요?"

"타이밍 절며했다고 했죠. 그건 제가 우연히 은수씨를 본 것만 두고 한 얘기가 아니에요"

"그럼...."

"전 내일 구로에 있는 더 큰 집으로 이사가거든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마지막으로 남겨주셨던 집을 차마 버릴수가 없어서 불편해도 살았는데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지금......이 집에 더 있을수가 없네요. 더 큰집으로 갈꺼에요. 이미 계약도 했고요."

"제가 타이밍 좋게 찾아왔군요"

"그러게요"

"오늘일은 정말 감사합니다. 꼭 신세 갚을께요"

"그러시다면 내일 이사하는 거나 도와주시겠어요?"

"그걸로 족하다면...."

:"훗..."

 

소정은 손을 들어 형광등의 불을 껐다. 하지만 소정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옆자리에 곤히 누워자던 저 남자는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잔다는 사실을.......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해 생각이 많아지는 가운데 소정 역시도 스르르 잠에 빠졌다.

 

 

==근처 편의점==

태석일행은 각자 컵라면 하나씩을 먹으며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오늘 추격을 실패니..보고는 해야겠죠?"

"무엇보다 눈 앞에서 놓쳐버린걸...뭐라고 설명하냔 말야."

"있는그대로....설명한다고 해도 안믿겠죠?"

"너라면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라는 말을 믿겠냐?"

"하아......"

환과 태섟이 한숨지을 동안 미나는 컵라면으로 라면을 밀어넣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애이아지 이아여 오조 (내일까지 기다려보죠)"

"뭐?"

"....하...(꿀꺽) 여기서 어디론가 사라졌다면 여기 어딘가 있다는 말이잖아요. 뭐 지금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여기서 기다린다면 다시 잡지는 못하더라도 그 증거가 될만한 뭔가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내일 아침에 그 근방 수사하다가 사라진 경로를 발견할 수도 있고요"

"호호호.....오. 미나. 현장에선 더욱 형사 같은데...."

";당연하죠. 전 실전에 강하거든요"

"이론에도 좀 강해줘라..."

"자. 저랑 이론은 안 맞습니다. 히히히"

"근데......내일이 되더라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대로 가서 깨지나 내일 한번 더 수삭해보고 깨지나..매 한가지 아닙니까? 여기서 주자얹기는 뭐하잖아요"

"저도 미나 의견에 찬성합니다. 여기서 기다렸다가 내일 아침에 다시 수색을 하더라도 날이 밝은 뒤라면 뭔가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 "

"그럼 셋이서 여기서 잠복하자고?"

"왜요? 안되나요?""

"....안된다고 하기 곤란한 상황이군..."

 

태석은 두 후배형사의 집요함에 두손 들고 말았다.

오늘은 잠없는 하루되 될 것만 같았다.

 

"우리.....한명씩 불침번을 세우는 건 어때?"

 

태석의 의견이 묵살되는 것은 지금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