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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ctor - (10화)

2011.02.02 08:07

라면국물 조회 수:24518

==흑진주 모텔 611호==

 

3000만 짜리 일이라.....은수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적당한 벌이. 그리고 적당한 난이도. 제거하기가 그다지 까다로운 건 아닌데다가 뒷수습도 적당히 할 수 있을법 했다. 기업형 대부업체의 간부 정도야 손쉽게 없앨 수 있을 자신이 있었다. 뭐 그 기업이 아주 대기업도 아니니 어지간히 할만 했고, 게다가 .3000만 이라면 아주 괜찮은 벌이였다. 위험부담금 때문에 조금 덜 벌겠지만 그 정도만 있어도 당장의 행동자금은 만들 수 있었다. 다만 경찰이 냄새를 맡은 지금은 자신이 거금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덜미를 잡힐테니 그것만은 피해야 했다.

어찌됐건 자신에겐 최상의 조건이 주어졌다. 덜컥 일을 수락해 버렸지만, 은수는 후회가 밀려들어왔다. 시기 적절한 타이밍에 내가 필요한 정도의 일이 자연스럽게 주어진다라......하영수 영감 사건때부터 뭔가 미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일들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마치 자신이 컴퓨터 게임의 주인공이 된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누군가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건가//'

 

나지막히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 은수는 그래도 일을 수락했으니 서둘러 일을 할 채비를 했다. 그렇게 은수는 모텔방을 나섰다.

 

 

==차문기의 방==

 

문기는 의아했다. 조금전 받은 서신을 보아하니 자신이 수락했었던 일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는 요청이 왔고 약속했던 금액의 절반을 위약금으로 준다는 통보만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준비는 할 것도 없었기에 문기는 다행이다.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것만으론 미심쩍었다. 그렇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로 했다.

아직 얼굴조차 보이지 않은 위인인데다 뭐 하나 개연성 있는 일이 주어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다만 자신에게 양은수 란 인물을 지켜보게 한 것이 특이했지만 대수로운 사태는 아니었다.

 

그냥 느긋하게 아구중계나 보며 오늘을 지내기로 한 문기. 하지만 그의 두뇌는 야구중계보다도 파기된 일 쪽에 작용을 하고 있었다.

이미 돈까지 받은 마당에 나서질 못하게 됐으니 잠자코 있어야 겠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었다.

 

 

==경찰서==

 

환과 미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망할 놈의 데스핑거라는 녀석은 도무지 단서를 제공하는 작자가 아닌가보다. 일단 의심가는이가 있어 추적은 하고 있지만 솔직히 확신은 없었다. 아니라고 하면 그만인 그런 상황.... 그러나 그런 그마저도 만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일단 알아낸 건 남자라는 것 뿐, 나이도 이름도, 거주지도 아무것도 없는 희한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범인이라고 단정지어졌지만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또 한번 사건이 덮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하는 그들의 마음은 찢어지는 듯 했으리라...

그리고 환과 미나는 태석의 그 풀죽은 모습에 다시 한번 가음시 아팠다. 단서가 될만한 것일 제공해주지 못해 힘이 못된 것.

태석에게 힘이 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부하에 불과한 그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선배님..."

"어. 환이랑 미나구나...그래"

"죄송합니다. 선배님"

'죄송하긴...너희들이 애쓴거 나도 다 안다"

"선배님......"

 

환은 침통한 얼굴로 태석을 바라봤고, 미나는 눈물까지 어린 얼굴로 태석을 멀거니 바라만 볼 뿐이었다. 태석은 환의 어깨를 두드리고 미나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고는 다시 자신의 알지라로 돌아가 진지하게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환과 미나도 각자 할당된 분량의 잔어을 처리하는데 매진했다. 사건을 수사하느라 이리저리 일을 벌이는 통에 벌려놓은 일이 많았기에 처리해야 할 서류는 산더미였다.

태석과 환은 그 서류더미를 보고는 한차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응..."

'선배님..'

'왜/"

"앞으론 우리 일 적당히 벌여야 겠어요"

"지금만큼은 동감이다. 으아~~ 우리같은 사람들은 서류더미에서 일할 성격들이 아닌데..'

'"누가 아니랩니까? 어...김미나 형사는 잘 하고 있으려나요? 심히 걱정되는데....."

 

태석과 환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미나는 산머디 같은 서류뭉치를 보고는 허둥지둥 체력단련실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였고, 그 일대는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 형사. 초거구를 지닌 신참형사가 멋모르고 그쪽을 지나쳤다가 그날밤 불현듯 사라졌다고 한다. 그리고......그는 다음날이나 되어서야 겨유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김미나 형사와 대련했다고 하자, 위에서도 더 이상 추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아무튼 김미나 형사는 엄청난 서류더미들을 내팽개치고 도망가버렸고, 환과 태석은 갑자기 밀려오는 두통에 몸부림 쳤다.

 

 

==서울 시립 문화회관==

본래 문화적 발전을 위한 공연장과 세미나실이 준비된 곳이지만 오늘은 기업형 대부업체가 정식으로 인정을 받고 정식사업체로 인정받기 위한 포럼이 열리는 날이었다. 문화화괸이 이런 곳에 어울릴만한 장소는 아니었지만 주최측과 엔젤컨설팅의 강력한 주장으로 인해 이곳에서 열리게 되었다. 이유는 몰랐다. 그저 열릴 뿐.....

홍천홍 회장은 이곳에서 모든 자격요건을 갖추었음을 발표했고, 주위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속에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장을 받는 대부업 일이 가능케 된 것을 양껏 기뻐했다.

주위 사람들의 격려와 축하속에 그는 문화회관 밖으로 나왔고, 그의 비서가 몰고 온 자동차에 몸을 싣기 위해 걸어 움직였다. 문화화괸 정문.....홍천홍 회장은 차에 타기 직전 몸을 돌려 아직도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여유있게 손을 들어 보였다.

 

쉬이이이이익....퍽11

 

그때 홍사장의 머리가 수박 파편이 깨지듯 사방으로 튀었고 홍회장의 머리는 일순간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머리가 사라진 홍사장의 몸은 힘없이 도로위에 스러져버렸고, 비서와 주위 사람들은 아연실색하며 어찌할 줄을 몰랐다. 다가가자니 죽음이 두렵고 또 죽은 사람을 보고 가까이 가봐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그런 혼란통속에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그 일대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상태가 되어버렸다.

 

 

==벤자민 리엘 콘도 301호==

이곳이라면 멀지 않고 좋았다. 각도돟 거리도 아주 좋았다. 게다가 거리가 조금 멀기 때문에 설사 저격이라고 하더라도 저격장소로 이곳이 지목될 일은 없었다.게다가 은수 자신은 권총을 주로 쓰지만 이런 저격용 라이플에도 프로. 보통 스나이퍼가 800미터 까지 가능한데 비해 자신은 1,2킬로 미터까지도 가능한 능력이 있었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일은 성공이었다

 

은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콘도방으로 들어가버렸고, 그날 뉴스에서는 백주대낮에 저격사견에 대해 대서특빌하며 그날의 뉴스를 장식했다.

 

 

==의원 사무실==

 

아직까지는 순조롭습니다. 의원님.

"자네도 생각보다 기민하군 그래. 아보게 다네.....체스 혹시 좋아하나/'

"체스.....요?"

"말들이 서로를 지켜주기 바쁘다가 결국 공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끼로 하나를 내주고 더 큰 것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지. 자넨.....예전엔 전자였지만 이젠 후자가 된 것 같군"

"그렇습니까?"

"전부를 지키는 것은 너무 무리한 시도야. 가끔은 미끼를 내줄줄도 알아야지. 그 미끼가...무엇이 되든 말이야."

"옳으신 말씁입니다. 의원님"

"좋아. 남은 일...차례대로 진행해"

"알겠습니다."

 

 

==경찰서==

"선배님. 선배님에게 우편물이 하나 왓는데요"

"우편물?? 누구지??"

"그게...이름이 안 적혀있엉. 주소도 없고"

"이름도. 주소도....없다라.....근데..내용물은...."

"아직 열어보진 않았습니다. 직접 열어보시죠"

"음...그러지"

 

태석은 미나에게서 받아든 소포를 열어봤다. 그곳에는 몇장의 서류와 함께 한 비디오 테이프가 들어있었다.

비디오 테이프라......

 

태석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있는 환과 옆에서 자신을 보조하던 미나까지 대동하고 테이프 내용을 알아보기로 했다.

환은 연신 투덜거리고 있었고 미나는 따분해 못견디겠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태석을 따랐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행동양식들은 테이프를 보는 순간 소거되고 말았다.

눈이 커지고 심장은 두근거렸으미 피는 끓어올랐다.

 

"이거...혹시 조작된건가??"

"정밀 분석 의뢰하겠습니다."

"부탁한다.환아. 그리고 미나"

"네. 선배님."

"일단 이곳에 전화 넣어서 수사협조 요청하고 감식반 준비시켜"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아니다. 내가 하지"

 

태석은 그렇게 지시를 내린 뒤 빠르게 어디론가 향했다.

이번 만큼은 확실했다. 이젠......그 무엇보닫 확실한 뭔가가 잡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