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Contractor - (6화)

2011.01.06 11:07

라면국물 조회 수:24399

==경찰서==

 

태석과 환은 조금 전 오부장에게 심각하게 깨지고 돌아와서는 커피만 줄창 마셔대고 있었다. 원래 커피 마니아였던 태석인지라 10분사이에 4잔쨰 커피잔을 뽑아들고 있었다. 환은 그것을 보고 태석에게 한마디 했다.

"선배....아 그런 일 있을때는 운동을 해요. 차라리....커피가 뭐 그리 몸에 좋다고"

"그러는 너야 말로 커피 좀 그만 마셔라. 너도 커피 중독이잖아."

"중독은 선배죠. 하루에 3잔은 꼭 마시면서......"

"까불어라......너나 그만 마셔"

 

이미 빈 종이컵이 되어버린 환의 컵을 뺴앗아 쓰레기통에 던져놓으면서도 자신의 커피는 끝까지 마시는 태석을 보고 환은 또 한마디 내지르고 말았다.

"선배가 그렇게 커피를 마셔대니 늙어 보이죠. 누가 선배를 30대로 보겠어요? 다 40대로 보지.."

"시꺼"

방금 까지고 온 사람치고는 많이 담담해진 두 사람. 그 둘 곁으로 미나가 다가왔다.

"고생하셨습니다. 선배님들"

"미나 왔구나. 뭐 건진거 좀 있어?"

"증거는 아직 발견된 게 없는데 한가지 걸리는 게 있습니다"

"걸리는 것?"

"네. 죽은 한동욱 사체에서 지문이 하나 나왔는데요. 옆 관할의 독살사건 있잖습니까? 그 죽은 바텐더의 지문이었데요"

"엥? 거기서 그 인간 지문이 왜 나와?"

"뭐 물 미사러 물카페 갔다가 그 바텐더가 옷을 만졌나보죠. 그거 말고 다른 것은?"

"네. 뭐 다른건 없는데.....그 한동욱 오른손에 죽은 바텐더의 오른손 지문이 묻어있었답니다. 뭔가를 건네줬다는 이야기 아닐까요?"

"아......그럴듯한 추리군. 미나..고마워"

 

태석은 마시다 남은 커피를 환의 손에 들려주고 서둘러 반장에게로 향했다.

태석이 자리를 떠나자 환은 미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오오...미나 간만에 한껀 했네...수고했어"

"간만에라니요. 선배님. 섭섭합니다."

"섭섭은....허허허"

 

계속 머리를 쓰다듬자 미나가 살짝 심통이 난 듯 볼을 잔뜩 부풀렸다.

 

"섭섭합니다. 간만이라니요. 전 항상 쓸만합니다. 그리고 저 선배보다 나이가 3살이나 더 많거든요. 한번만 더 후배라고 어린애 취급하면 선배도 제 엉덩이 맛을 보게 될껍니다. 알았습니까?"

어찌보면 하극상이었지만 환은 그런 미나가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자연스레 헛기침을 한번 한 환은 태석의 뒤를 따라갔고, 두 선배가 반장에게로 향하자 미나 또한 자신 또한 자기 위치로 몸을 옮겼다.

 

==한국 수질과학 연구소, 돔형 세미나실==

담당교수인 김정곤 교수는 물재벌이지 뛰어난 과학자였던 론달 후세인이 자신의 기술시연회 초청에 응한 것을 알고 몸이 달아올랐다. 학교의 지원을 얻어 돔형 세미나실 까지 대여하는데 성공한 김교수는 자신의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론달 후세인에게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론달 후세인의 내한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신의 프로젝트 이니 만큼, 서둘러 일을 진행시켜야 했다. 이윽고 론달 후세인이 등장하자 김교수는 후세인과 아주 가까이 붙은채 일을 진행해 나갔다.

하지만 김교수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기술 시연회에 초점을 두느라 잠깐 신경이 다른 곳에 팔려있을때, 이 곳에는 두명의 불청객이 숨어들었다는 것을......

 

은수는 뿔테안경에 청바지, 면 티셔츠를 입고 손에는 신문 하나를 손에 든채, 세미나실 관중(?)석 울타리에 몸을 걸친채 서있었다.

세미나실은 농구경기장 처럼 중앙에 프리젠테이션 존이 있고, 그 위쪽을 들러싸면서 의자들이 즐비하게 놓여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더욱 양질의 화질과 조건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걸 돕기 위해 만든 특별룸이었다. 뭐 그래봐야 일단 운동경기장을 임시갲조 한 것에 불과하지만......효과는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청중들도 많았고, 연구원들도 많았다. 그 틈에 섞인 은수는 신문속에 감춘 권총을 신중하게 잡았다. 다른 연구원과 교수들과 이야기 나누느라 정신이 팔려있는 은수는 더욱 차가운 눈빛으로 서서히 후세인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그의 머리가 오픈되는 순간만을 노린채 그는 똘똘말린 신문지 사이 틈에 끼인 총에 힘들 실었다. 때는 오래지 않아서 오기 마련이다.

 

현재 은수가 가진 총은 개조를 해서 비거리 200미터, 사정거리 100미터를 자랑하는 권총이었다. 물론 그 반동도 반동이거니와 섬광자체가 굉장하기 떄문에 난전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총이었지만 지금처럼 신문지로 가린다면 섬광을 가릴 수 있었서 좋았고 조각난 신문따위에는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기에 은수는 이 방법을 택했다. 평소 권총에 더욱 자신이 있는지라 이 길을 택했던 은수였다. 그런데....

후세인의 머리가 오픈되는 순간 이었다.

 

쒸이이이익. 퍽!

 

주위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튄 새빨간 피, 일그러진 표정으로 쓰러져 있는 론달 후세인, 잠깐 동안의 정적. 그리고 비명소리.

모든 것이 한방에 끝나버렸다. 정작 자신은 총을 발사하지도 않았던 은수, 그런데 누군가의 저격에 후세인은 쓰려졌다.

볼 것도 없는 즉사. 세미나룸은 패닉에 빠졌다.

은수는 문득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곳엔 누군가 있었다. 황급히 움직이고 있는 누군가가.......

 

-차문기-

청소원으로 위장해서 이곳에 잠입하기는 누워서 떡먹기 보다 쉽다. 게다가 이런 총을 숨긴채 여기까지 오는 것이 이렇게 쉽다니......보안에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되지만 그것 떄문에 더욱 쉽게 일이 풀리는 지라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었다.

문기는 혼자 작업하겠다면서 그 위치에 있었고 동료들은 모두 고공을 싫어했는지 문기 혼자만 지붕 외벽에 걸터앉아 있었다.

론달 후세인까지의 거리는 약 600미터. 적당했다.

집에서 챙겨온 저격용 라이플을 손에 쥔 문기는 조슴스럽게 적의 오픈바디 순간만을 노리고 있었다.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후세인이 오픈 바디가 되는 순간....모든 것을 끝내버린 차문기.. 하지만 그는 또 다른 불행을 만나야만 했다.

 

 

==세미나실 중앙통로-==

비상구로 통하는 계단에서 유독 움직이지 않고 자리를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비규환에 빠져 모두들 밖으로 나가려 허우적 거리는데 혼자서만 가만히 서있었으니 모두들 의심할 만 했겠지만 역시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의 정신상태는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사람들이 전부 빠져나가자 은수는 어두운 곳에 숨어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한 청소원 복장을 한 사내가 계단을 돌아 내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중앙통로로 나가려는 순간...은수의 거친 공격이 이어졌다.

 

단도를 손에 쥐고 청소원을 향해 거침없이 공격을 해대는 은수, 그리고 그것을 전부 막아내는 청소원. 은수는 직감했다. 지금 이 녀석도....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고......

"아악...아저씨 왜 그러세요. 살려주세요"

"...??"

"저 그냥 청소원이에요. 살려줘요"

"청소원치곤 싸움을 아주 잘하는군.."

"......"

잠시 공격을 멈춘 은수, 하지만 차갑게 돌변하는 청소원의 눈빛에 다시 온 몸에 힘을 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정말 오랜만이야. 안그래?"

"그래. 오랜만이군...이제 누군지 생각났어. 사신 나으리"

 

==감상천 의원의 집무실==

"유 사무총장이 집회에 참석하겠노라고 했습니다. 막판에 생각을 바꾼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사무총장을 구워 삶아야 해. 그리고 지웅환 준장하고는 어떻게 했나?"

"집회에는 못나오지만 다음에 있을 만찬에는 참석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준장은 왜"

"다 이유가 있네. 내가 시킨일......빈틈없이 잘 해내게나...."

"알겠습니다. 더 시키실 일은......"

"아. 빅센그룹의 정회장 좀 불러주게"

"정근오 회장 말입니까?"

"그래. 오늘 저녁에 만나자는 약속만 잡게나. 자네 오늘 할 일은 다했으니 모두 데리고 퇴근해도 좋아"

"알겠습니다. 의원님"

 

정재계 거물들을 서스름 없이 만나는 감의원. 하지만 그의 표정 뒤에는 항상 묻어나는 비열함이 엿보였다.  그리고 그 눈 저편에는 오내지 모를 슬픔까지도 어려있었다.

 

"아버지.....이제 아버지의 소원을 제가 이루겠습니다"

 

 

==경찰서==

 

"또?? 이번에는 저격....어이쿠 두야"

 

오부장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그 분노는 형사들 전원에게 비상령이 되었다.

"모두들....오늘 집에 들어갈 생각 하지마. 뭔가 단서를 잡아서 범인을 내 앞에 데려와. 그게 어려우면 누군지 밝혀내기만이라도 해. 살인이 이 도시에서 3건이 연달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누구도 단서를 잡지 못했어. 단서 하나 없는 살인사건이 3개나 나왔다는게 말이나 돼!!!!"

게거품을 물면서 열변을 토해내는 오부장. 그런 오부장의 모습을 모두 공감은 하면서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평사들이었다.

 

한바탕 오부장 분노폭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형사들이 뻘쭘한 자세로 서있기만 했다. 동료형사들 눈치만 슬금슬금 보다가 휴게실이며 현장으로 빠져나가고 있었고, 그 외에는 잡혀온 잡범들의 사정조치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선배. 왜 그거 이야기 안했어요?"

"했어. 했는데 그게 누군지 모르잖아"

"지문이 있었잖아요."

"검출은 됐는데 누군지는 몰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이 안된 놈이라구"

"아아아"

환과 미나의 안타까운 탄식이 휴게실을 가득 메웠다. 거기에 론달 후세인의 저격 사건은 이들의 허탈함만을 더해주는 사건이었다.

자신들이 수사하는 사건은 증거를 찾을 수 없어 미궁에 빠지고, 연달아 관외지만 두개의 살인사건이 연달아 텨졌다. 그 중 하나는 명물 해외인사. 그야말로 머리가 어떻게 된 느낌이었다.

 

"선배님. 어찌됐건 후세인 저격 사건...현장으로 가보죠"

"흠...그래"

 

세 사람은 후세인 사건의 현장으로 갔다. 물론 상관에게 보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수사 협조를 요청한다는 명목에서 였다.

태석은 뭔가 느끼는 것이 있었다. 왠지...이곳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