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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광전사 Maddog

그날 Maddog의 활약은 눈부신 것이었다.

정상적인 전투의 방법도 아니었지만 사방에 볼택스를 깔아대고 무차별 코포를 난사했던 그는,

그의 이름대로 광기에 가득한 한 마리 들개였는지도 몰랐다.

더 이상 그는 광부였던 Maddog도 아니었고,

유령으로 그들의 게이트를 타고 들어갔던 겁에 질린 Maddog도 아니었다.

그는 이제 'Murderer Maddog' 이었다.



- 어떻게 싸웠는지 정신없이 싸우다 보니 결국 주위에는 시체와 유령들만 있더군요.

그들이 머더러의 현상금을 타겠다고 앞을 다퉈 시체를 자르는 행동들이 도움이 되었어요.

수적으로 부족했지만, 그리고 저희들의 희생도 너무 컸지만 표면적으로 저희만 남았으니,

승리한 것이라고 봐야죠.


그후로 Maddog은 본격적인 머더러의 길을 가게 되었다.

Guns 에게처럼 그를 따르는 무리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어디서고 수소문 해 보아도 Guns 는 보이지 않았다.

Ching을 설득하여 다시 그와 전투를 하고 다니곤 있었지만 그의 마음 속엔 항상 Guns 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날의 Wrong 의 전투가 Guns 패거리에게는 너무도 참혹한 패배였고 엄청난 희생이었던가.

그래서인지..?

아니면 이제 Guns의 말대로 브리타니아에서의 인생이 마감을 했다고 생각해서였는지

사라져 버린 연기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겐 추억 어린 미녹의 한 광산을 지나갈 때였다.

무기를 사기 위해 낚시꾼으로 자주 가는 벤더 상을 찾아 리콜 했던 그에게 어디선가 붉은 이름이 보였다.

말을 돌려 다가가 보니 ... Guns 그였다. 하지만 반가워 할 상황은 아니었다.

- Hands Up!! Drop All!!

하.. 단지 혼자서 서넛의 광부들에게,

여전히 Maddog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Guns 는 외롭게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광부들은 예전의 광부였던 Maddog과는 달랐다.

그가 자주 출몰 하는 지역인 듯 칼을 들고 달려가는 광부와 어디선가 하이딩해 있었는지

말을 탄 전사도 그에게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Guns 는 그러나 이전의 화려했던 전투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이미 예전의 Guns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한 광부가 외쳤다.

- Sux .. Funny Murderer..

- :)

마지막 웃음이었을까?

Guns 는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음의 단말마의 비명을 보이며 죽어갔다.

그것이 브리타니아 인생에서 Maddog이 보았던 Guns 의 끝이었다.

비참하게 죽어 가는 Guns의 모습은

영원한 강한 것의 상징이 되었고 닮고 싶은

어떤 열망이 되었던, Guns의 영상을 갖고 있는 Maddog에게 씁쓸함을 남겨 주었다.

그렇게 죽어가야만 했던 것일까? 운명이라고 말했던 최후가 이런 것이었나..


필자는 잠시 그의 말을 끊었다.

오거에게 맞아 죽어가던 Maddog의 모습이 그가 보았다는 Guns의 최후와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 Guns를 닮고 싶었던 소망을 갖지 않으셨던가요?

- ... 사실은 Guns를 뛰어 넘고 싶었지요.

Guns 처럼 죽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무기력하게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Rune을 버렸던 Guns 패거리들의 행동은 치기라고 밖에는 볼 수 없었지요.

저는 Guns 의 잔여세력과 저를 따랐던 머더러를 규합하여 길드를 조직하였죠.

자비심 같은 건 버렸어요.

죽자마자 머리를 따려고 우르르 모였던 구경꾼들과 죽은 후의 " Sux "하다는 비난은

살아 남았던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죠.

#11. Ching과의 이별
Guns 때와는 변질되긴 했지만, Maddog의 머더러길드는 브리타니아를 흔들 만큼 유명세를 탔다.

그들이 나타나면 모든 것은 초토화되었다.

조직적이었고, 계산적이었으며, 두 번 다시 Rune을 버리는 짓 따위도 하지 않았다.

블루힐러를 대동하며 사람사냥을 하는 길드원 들이 있었지만 그것조차 묵인하였다.

그 당시 그에게는 승리만이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았다.


- 하지만 뒷맛은 개운하질 못했어요. 승리가 달콤함을 남겨주리라 믿었었는데

나중에는 무엇을 위해, Maddog 이라는 머더러가 싸우고 있는지 제 정체성을 찾을 수 없었지요.
따지고 보면 Murderer 도 제가 원해 된 것이 아니었고, Guns 처럼 브리타니아에서의 운명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제 자신이 해답을 찾지 못 한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 결국 잉곳을 내려놓는 무방비상태의 광부들까지 길드 원들은 죽이기 시작했고,

단순히 재미 삼아 돌아오지 못하는 한두 뼘의 섬으로 게이트를 열어 주는 일도 생겨났죠.
그들이 저지른 짓 때문에 결코 그 이름으로는 브리타니아에 돌아오지 못하는 실종자들도 많아졌습니다.

제 이름 앞엔 항상 Sux 가 접두사처럼 붙어 다녔습니다.
우리는 늘 전투에서 승리 했지만.... 아무도 우릴 승리자라고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어느 밤 Maddog은 디시트에서의 살육이 끝난 후 루팅한 뱅퀴 한자루 때문에 사소한 시비가 번져

욕설이 오가는 자신의 길드원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의 옆에는 수명의 머더러 동료들이 싸움의 열기를 식히며 서 있었다.
그러나 Maddog은 그가 혼자라고 느꼈다.....

외로움은 삶에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자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머더러인 Maddog에 있어서도 그런 시간이 왔다.

피의 맛(?)이 얼마만큼의 지속적인 쾌락을 줄 수 있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그에게는 오랜 성취감을 주지 못했다.

자신의 머리에 붙어있는 현상금이 늘수록, 눈앞에서 쓰러지는 적들의 비명소리가 더해 갈수록
그가 느끼는 공허감은 더해 갔다.

이미 브리타니아에서는 더 이상 그의적수가 없을 만큼 최고의 고지에 도달한 그였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그 자신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브리티쉬 성의 모습이다. *

그가 타고난 싸움꾼이라면 또 다른 그는 타고난 광부이기도 했다.

강하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늘 찾고 있던 화두였다.

광산에서 처음 만났던 Guns 의 모습에 반해 그를 따라 무작정 유령으로 따라다니던 그가

결국 선택한 방법은, 그리고 운명처럼 맞아 들였던 영원한
붉은 이름의 이 길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 아니었을까?

그는 이제는 볼 수 없는, Guns가 즐겨 찾던 바닷가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머더러 길드 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늘어갔지만, 그들에게 동참하는 시간은
그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

어느 날 그 바닷가로 항상 장난스러운 웃음과 단순함으로
어떤 문제든 쉽게 길을 제시해 주었던 Ching 이 찾아왔다.

여전히 빙글거리는 미소로..


- 친구.. 난 이제 가야겠어.


그는 마치 데이트 약속을 가야겠다는 사람처럼 가볍게 말했다.


- 가다니...?

- 난 이제 네게도, 길드에게도 더 이상 도움이 못 돼. 전장에 나가봤자 짐만 되는걸.
리콜도 피즐나는 걸 봤잖아. 후후.. 언젠간 만나겠지. 친구 안녕..


Maddog 은 그를 잡지 못했다.


- 전 그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그는 영구머더러로서 너무 많은 제재를 당했고

그의 말마따나 전장에선 가장 먼저 쓰러지는 대상이 그였으니까요.

한때는 두려움의 이름이었고, 제겐 전투의 기초를 가르쳐 준 스승이었는데..

그가 더 이상 망가지는걸 보고 싶지 않은 제 이기심도 있었습니다.


- Guns 같은 마지막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와 헤어지는 안타까운 마음보다 그의 전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앞섰으니까요.

그다운 인사말이었죠.
안녕....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본 Maddog 의 모습은 상당히 우유부단하고 복잡한 캐릭터란 것이다.
명쾌한 대답을 찾았다고 생각하다가도 좌절 하고,

부딪히는 사건마다 스폰지처럼 흡수해서 그자신이 딜레마에 빠져버렸다.

머더러의 길을 가기엔 그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다시금 이 먼곳에서 새로이 머더러의 모습을 한 그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 저는 Ching 마저 제 곁을 떠나가고 오랜동안 그리움에 시달렸습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쓸쓸함이 항상 척추를 서늘하게 만들어 주었지요.

저도 그래서... 떠났습니다.


한동안 Maddog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깊은 동면에 들어갔다.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기 위해 겨울잠을 자는 상처 입은 짐승처럼 오랜 휴면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한 휴식기가 그를 딜레마에서 구해 줄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그는 너무나 피로했던 것이다.

#12. Ching과의 재회
그런 그를 잠에서 깨운 것은 뜻밖의 사건이었다.

로드브리티쉬가 새로운 세계를 연 것이다.
그곳은 같은 지역 출신(arirang, balhae)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것은 더욱 그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꿈틀거리는 기대감과 성취욕에 부푼 사람들이 저마다 터를 잡았다.

다시금 브리타니아는 전투와 생산의 전성기를 맞이 한 듯 보였다.


* 부케녀스댄의 은행. 과거 머더러들의 집결지였다. *


많은 잡질러들이 탄생했다. 최우선 과제는 돈을 버는 것이었고

돈을 버는 것에 잡질보다 더 빠른 수단은 없었으니까...

새로 이주한 브리타니아 시민들과 싸움과는 무관한 노동자들이 희생양이 되었다.

약육강식의 세계가 도래했다.

따라서 힘 겨루기도 시작되었다.

각 샤드에서 몰려든 싸움꾼들의 열국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Maddog 도 그 중에 하나였다. 너무 익숙해진 전투는 그를 전장으로 내몰았다.
그는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붉은 이름이 아닌 정상적인 이름으로서 즐기며 브리타니아
시민의 하나로서 전투에 참가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일 때문에 이유도 없이
서로를 죽고 죽이는 일들이 반복 되었다.

아니, 그저 죽고 죽이기만 한다면 그건 문제될 것이 없었다.

어차피 로드브리티쉬의 율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전투제도는

"오렌지는 죽여야 할 대상" 그 이상 아무 의미도 없었으므로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샤드에서의 전투는 "오렌지가 증오의 대상"이 되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원활한 의사 소통이 발단인 것일까?


전투에서 지치는 것은 체력이 아니라 감정적인 부분이었다.

" You Win " 이란 말은 들어보려야 들어볼 수 없었다.

듀얼을 하고 나서도 이른바 뒷치기라고 말하는 상대일행들의 기습과

무한 블루힐러들의 행진은 그를 점점 변하게 만들었다.

개떼 싸움... 당시 Dog Fighters 라는 닉을 가진 길드의
직역적인 의미처럼 개떼들의 싸움이 전투의 기본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숫적인 우세는 길드의 실력이다.

하지만 잘못된 것은 블루힐러의 숫자도 길드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Maddog 에게는 정당하다고 보여지지 않았다.

Guns 로부터 배운 것은 이미 머더러로서의 능력을 상실했으면서도

홀로 광산에서 그의 말대로 운명에 충실한 죽어가는 마지막 모습이었으까....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를 묻는다면 Maddog은 답변할 수 없었을것이다.
어느 결엔 자신조차도 블루힐러의 도움을 받아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다.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더구나 전투 중에 듣는 욕설들은 그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이끌어 냈다.


* 르네 패치 이후 인적 없는 펠루카 브리튼 로얄뱅크 *


이것이 전투인가?
이것이 강하다는 것에 도달하기 위한 자신의 모습일까?

Maddog 은 전투의 매 순간 순간 악에 받혀 싸우는 자신의 모습에 점차 자괴감을 느꼈다.
전투에 늘 승리 했지만 아무도 승리자라고 불러주지 않던,

자신의 얼마 전 머더러길드의 모습과 너무 흡사한 길드의 모습들이었다.

Maddog은 그래서 무모한 싸움을 해 보기도 했다. 10여명 이상이 몰려있는 디시트에
단신으로 달려가 마나를 모두 소비한 후에 죽어갔다. 그 중에 한명이라도 죽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

자신의 길드조차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는 적진에 홀로 달려가 전투를 벌인 것이다.

'전투는 이러한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 하고 싶었지만,

상대적군들은 그가 왜 죽을 곳에 찾아와 죽어 가는지 비웃음을 살 뿐 이해 하지 못했다.
다만 그들의 승리목록에 그의 목이 하나 추가 되는 것 밖에는

아무런 의미도 전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무엇인지 규명할 수 없는 분노가 극에 달해 갈 즈음 힘겨루기도 새로운 양상을 맞이했다.
무한 전투도 한동안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샤드가 열린 것이다. Balhae ...

그는 미련 없이 새로운 세계를 향해 짐을 꾸렸다.
아직까지도 브리타니아를 떠날 수 없는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브리타니아의 슬픈(?) 행진곡을 사랑하는 한낱 브리타니아인이었다.

Balhae에서 그는 상자따기를 시작했다. 그

는 돈의 노예가 된 것처럼 미친 듯이 돈을 벌어댔다.
전투에서의 패배감을 돈으로 보상받으려는 듯 오로지 한가지 생각만에 몰두했다.
광산에서의 텃세 때문에 (길드 단위로 채집을 하는 곳이 많았으므로 광부도 용이하지 못했다.)
당시 유행하고 있던 상자를 따서 돈을 버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같은 출신의 사람들에게만 텃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H.K 라고 부르는 많은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들었었는데, 그

들에게도 같은 차별이 행해 졌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와 같이 모호한 공식처럼 H.K 들이 행한 잡질 때문에,
또는 한국인이 보여준 잡질 때문에 서로를 향한 무조건적인 적대감이 생겨나고 있었다.

이때 그는 돈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팔았고, 상자에서 나온 Scroll 들은 H.K 에게 팔았다.
용을 가장 먼저 Tame해서 쉐임 4층에 끌고 다니는 그들과 자주 부딪혔으므로 그의 고객층이 되었던 것이다.


* 데스타드 던젼안의 모습이다. 용들이 넘쳐나서 가장 위험한 곳이 되었다. *


어느날 데스타드에서 상자따기를 할 때였다.

H.K 이름이 달려있는 시체가 있었고 그의 이름은 그의 고객의 하나인 Chung 이었다.

그는 시체를 루팅하는 것이 합법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 지금 머더러가 아니므로 -

그 시체가 그의 고객중의 한 사람이기도 했으나 H.K 라는 것 때문에 자연스레 루팅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갑자기 숨어있던 수명의 H.K와 Chung이 달려나왔다. 당연히 그는 죽었다.

그 자리에서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사라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Hi 라고 인사말을 주고 받으며 물건을 매매하던 고객에게 몇푼 되지 않는 물건을
루팅하다가 죽었으니 창피할 데가 이를 데 없었다.

Chung은 유령으로 있는 그를 보자 살려주었다.


- 너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시체를 루팅하다니..

- 아니. 친구의 이름이길래 루팅을 했다. 돌려 줄려고 말이야.


거짓말이 통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Chung 은 고맙다고 말하며 그가 루팅한
것보다도 더 많은 물건들을 그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잠시동안 상념에 잠긴 듯 그를 바라보다가 말을 꺼냈다.


- 내가 널 친구로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네 이름 Maddog 이 예전의 내친구와 같기 때문이야.


- ?! Chung... 혹시 C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