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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ctor - (17화)

2011.02.21 08:07

라면국물 조회 수:26248

== 대학가 근초, 한 공터 ==

 

환과 미나는 그날 아침 발생한 변사사건 떄문에 떼강도 사건도 잠시 접어두고 와야만 했다. 워낙 사건이 많아서 다른 형사들이 이곳에 지원을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졸지에 두 사건을 맡게 된 환과 미나는 이런 사건 때문에 또 시간을 뺴앗겨야 한다는 것이 괴로울 뿐이었다.

 

"젠장. 이번엔.....에이~ 이런"

시신을 보고 예전엔 경직된 표정으로 주위의 눈치만을 살피고, 피해자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일념이 강했던 환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일에 너무도 무덤덤해져 갔다. 이젠 이런 일에는 눈하나 깜빡 하지 않는 냉혈안이 되어가고 있었다.

 

"피해자는 이은정. 나이 25세로 늦깍이 대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동기들보다 대학에 늦게 들어와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는데요"

"늦게까지 공부하고 나오는데 당한거로구만..."

"그런 거 같습니다. 형사님"

"피해자 유가족에겐 연락했고?"

"네. 곧 이리로 오신답니다."

"알았네. 범인에 대한 단서는......"

"지금 대조작업 중입니다"

 

환은 옆에서 일심히 보고 하고 있는 경관을 보고 차갑에 말했다.

 

"대조작업 끝나는대로 나한테 가지고 오고, 자네들은 이곳에서 뒷수습 더 해주고 어차피 노상에서 당한 사건이니 비공개로 하긴 어려울 거다. 공개로 전환하되, 기자들한테는 그저 단순강도 사건으로만 알려. 알았찌?"

"뭐 실제로도 단순강도이지......않습"

 

스윽~~~

 

환은 전에 없던 차가운 눈빛을 내보였고 그 눈빛에 움찔한 경관은 서둘로 경례를 하고는 물러났다.

그런 그를 쭉 지켜보던 미나가 곁으로 와 최대한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선배. 요즘 너무 신결질 적인거 알아요?"

"내가?"

"조금 무서워요"

"죄를 짓지 않았다면 날 무서워 할 이유가 없어."

 

한층 더 차가워진 환. 그는 점점 무서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잠시 후...

 

조금 전 보고를 했던 경관이 다가왔다.

"형사님. 범인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누구야?"

"이름은 우곤. 이미 지명수배가 떨어진 남자인데요. 나이는 서른여섯이고 수차례 강도전과가 있는 전과자 입니다.

"우곤?? 많이 본 이름인데....."

"이번 뗴강도 사건 용의자 중 한명이잖아요. "

"우곤이라.......그렇지??"

 

환은 자리를 박차고 어디론가 뛰어나갔고, 미나는 황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보고를 하던 경관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식은땀을 닦아냈다.

눈 앞에 있기만 해도 주눅이 들 정도의 눈빛은 보통 사람으로는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 의원 사무실==

킹은 감상천을 찾아 사무실을 찾았다. 다른 정무를 보던 감상천이 그의 사무실로 찾아와 킹을 반긴건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약 8시간이 넘는 시간을 킹은 꾸준히 기다리고 있었다.

애초에 약속도 하지 않은채로 온 것이라 만나지 못하고 허탕을 친다고 해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결례라는 감상천의 반응에도 웃어 넘기는 재량이 있던 그였다.

그는 감상천에게 당부의 말을 하려 온 것 같았다.

 

"그래. 내게 무슨 볼일이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이번에 말한 그 남자를 죽이는 것은 생각보다 길어질 듯 합니다."

"길어져요? 이봐요. 당신은 이런 일에 프로 중에 프로라고 하지 않았소. 내가 어째서 그 거금을 주고 당신을 고용했는지 알고나 있소?"

"잘 압니다. 하지만.....그를 해치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당신은 교회의 심판자 라고 들었소. 그 정도면.....그런 어중이 킬러 하나 정도는...."

"그 사람은 흔해 터진 그런 킬러가 아니외다. 당신 정치를 하면서 어떻게 그와 연결되었는지는 내 알바 아니지만.....그를 적으로 돌리다니 운이 없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야? 이 자식이"

 

옆에서 수환이 나서려 했지만 감상천이 이를 제지했다. 수환은 부들거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한채 킹을 노려봤고 킹은 싸늘한 시선으로 응수했다. 다시 감상천이 말했다.

 

"무슨 말이오?"

"당신도 참 무서운 남자를 적으로 돌렸다는 말입니다. 이 내가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 사내였소"

"두려워? 당신이 두려워 하는 것도 있었나...."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남자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말입니다."

"흠....알겠소. 그럼 그를 잡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려도 좋소. 다만 다른 일은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입니다. 이 일은 제 역량에 따른 것이니 추가금액은 청구하지 않겠습니다. "

"알겠소."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킹은 정중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가 떠나고 나자 감상천은 책상의자에 앉아 언성을 높혔다.

":양은수...양은수 그자는 대체 어떤 놈이길래 코빼기도 안보이디가 저승사자까지 겁먹게 해?? 건방지게...대체 그 녀석은 뭐야1!!"

감상천은 벽에 걸리 족자를 향해 펜을 집어던졌다. 수환이 그를 달랬고 그는 곤 진정했다.

 

"하아."

"다른 기관을 알아보겠습니다. 의원님. 저런 의뢰는 취소하지지요"

"아니다. 저 사람이 그렇다고 하면 누구에게도 쉽지는 않을꺼다. 괜히 증거만 만드는 걸수도 있어?"

"하지만....."

"좀 더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어. 차문기는 잘 하고 있나?"

 

== 소정의 아파트 주변==

 

소정과 은수는 다정하게 길을 걸으며 연인의 향취를 풍기고 있었다. 은수는 마트에서 나온 듯 비닐봉투를 든 채 걷고 있었는데, 이 봉투에서 햄 하나를 꺼내어 소정의 뱃속에 넣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소정아. 너 뱃속에 새 생명이 있네...."

"어우. 자기도 참.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그리고 하늘을 보여주려고 하면 뭐하냐?? 맨날 이핑꼐 저핑꼐 대고 도망가면서..."

"아 또 왜그래애"

"칫....몰라"

 

이젠 돈댓말까지 생략하고 더욱 연인처럼 가까워진 두 사람.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이들은 너무도 가까워졌다.

소정도 은수도 서로가 없이는 잠시도 견디지 못하는 닭살 커플이 되어가고 있었고, 보는 사람에게 몰매를 맞기도 하는 등 코믹하고도 재밌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는 곳, 그리고 은수가 좀처럼 맞장구 치지 않는 것이 걸리긴 했지만 소정에게는 그건 사소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그저 곁에만 있으면 좋았다.

3개월동안 같은 진도가 나가질 않아 지루할 법도 했지만 이상하리 만치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수록 새로운 매력에 이끌렸고, 새로운 매력이 생길때 쯤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면서 이들은 지루할 틈 없는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웃고 떠들면서 아파트 근처에 갔을 무렵. 은수는 며칠 전 꿈이 갑자기 눈 앞에 스쳐갔다.

그리고 온 몸이 격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소정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주위에 누군가 있었다.

은수는 기억의 조각 속에 희미한 기억. 기억 조각 속의 소년이 지녔던 감이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뒤에 있었다. 뒤에 누군가 있었다.

 

그는 서서히 그들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은수는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꼈다.

 

"소정씨.....잠시만 이쪽으로요."

"또 왜그래? 자기야. 이제 그렇게 안 부르기로.."

"어서"

"???"

 

알수 없다는 표정의 소정. 그런데

"소....소정씨!!!"

"꺄아아악!!"

 

소정에게 피하라고 말하려던 찰나. 그 누군가가 소정의 뒤를 찔렀다.

"이....이 자식이"

"반갑군. 선배"

 

퍽!!!

 

때마침 아파트 주위에는 가로등이 점멸 상태였다. 이 자가 오늘을 고른 것은 바로 이것 떄문이리라......

은수와 남자는 아무도 없는 공터에서 엄청난 몸싸움을 시작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로지 느낌만으로 주고 받는 결투. 숨조차 쉴 수 없는 뜨거운 혈투가 느껴졌다.

지금의 은수는 눈 앞의 상대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챘다. 하지만 그가 누가 되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 놈이 소정을 찔렀다는 사실 외에는 그 어느것도 중요치 않았다.

설사 그 칼이 장난감 칼이었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 차문기 ==

그때였다. 은수가 사라진 그 골목에서 비밀문(?)을 발견했을 때였다. 그때부터 일은 틀어지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구로로 이사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주소를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3개월이 걸리긴 했지만 그 추적하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고 되려 재밌는 하루하루였다.

그리고 오늘 날을 잡았다. 가로등이 점멸 상태인 날. 그리고 우연히 쇼핑을 나온 두 사람.

오늘 끝장을 내리라고 생각했지만......역시 상대는 강했다.

 

왜였을까?? 그냥 간단하게 저격으로 끝내버리면 좋았을 것을.....

괜히 이 사람과는 칼을 맞대보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필이면 총도 챙겨오지 않아서 별다른 방법도 없었다.

어두운 곳, 그리고 으슥한 곳이라 사람들이 지나갈 확률을 얼마 되지 않았고 경찰도 없는 곳.

이 자리에서 싸움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계속할 수도 없었다.

진퇴 양난이었다. 내 호승심이 날 불행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그래 비밀운을 찾은 그 때부터였다. 모든 일이 잘못되기 시작한 것은....

 

은수와 혈투를 벌이는 것은 문기였다. 하지만 문기는 밀리고 있었다.

예전에 맞딱드렸을때보다 더욱 강해진 은수. 그리고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문기. 계산착오 였다.

기습을 하면 승산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저 인간은 기습도 소용이 없었다.

 

내뺴는 것도 허용치 않을 정도의 정교하고 재빠른 움직임. 한방한방 위력도 상당하고 정확도도 높았다.

이 쪽을 칼을 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투는 점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젠장"

 

이미 수십대를 맞은 문기는 마구잡이로 칼을 휘둘렀다.

잠시 은수가 거리를 벌리자, 대놓고 도망쳐 버렸다.

 

"이게 무슨 꼬라지냐....젠장. 이 바보녀석....."

문기는 자책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방법은 없었다.

은수는 소정에게 가느라 신경쓰지 못하고 있었고, 덕분에 문기는 도망칠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최대한 멀리 도망가는 문기. 그의 눈엔 두려움이 가득했다.

 

==소정의 아파트 근처 ==

 

은수는 어찌해야 좋을지를 모르고 있었다. 급하게 소정을 끌어앉았지만 소정은 말이 없었다.

"소....소정씨...소정씨!!!"

"......"

"소정씨...괜찮아요? 소정씨!!"

다시 존댓말이 튀어나오는 은수. 그리고 대답없는 소정...

은수는 절망했다. 은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소정을 끌어안고 엉엉 우는 것 뿐이었다.

 

==다음날 아침, 대학병원==

 

은수는 의자에 걸터앉아 소정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위조된 신분증으로 들어왔고, 의사들이 보기엔 윤소정이란 환자의 남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윤소정님 보호자분....들어오세요"

 

간호사의 부름에 은수는 뭔가에 이끌리든 그곳으로 들어갔다.

의사가 그곳에 결과물로 보이는 사진을 보며 앉아있었다.

 

"윤소정씨. 보호자 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된거죠? 뒤에서 칼을 맞다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경찰에 알리기는 했지만....."

"다행히 살짝 스친 정도라 생명이나 건강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크게 다친 부분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저 갑작스런 충격에 정신을 잃은 것 뿐입니다."

"그렇습니까? 다행이네요."

"네. 칼을 맞았다기에 아주 걱정했지만 베이지도 찔리지도 않고 깨끗합니다. 피 한방울 나지 않았지만 보호자분꼐서 경황이 많이 없으셨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앞으로....어떻게 해야 할지......"

"곧바로 퇴원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하루나 이틀 정도는 푹 쉬게 해주십시오. 환자분 건강을 위해서요"

"알겠습니다."

 

은수는 의사에게 인사를 하고 소정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얼마 안있어 소정은 꺠어났다. 꺠어나자 마자 은수를 찾은 소정.

하지만 은수는 눈 앞에서 자신의 옆에서 자신의 손을 잡은 채 누군가에게 기도를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방해하기 싫었던 소정은 그저 흔들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눈에 눈물이 송글송글 맻혀있다고 느낀 것은 단순한 착각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정은 다른 손으로 은수의 두 손을 맞잡았다.

은수가 눈을 들어 소정과 눈이 마주치자.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와락 부둥켜 안았다.

 

"소.....소정씨...나 소정씨 잘못 되는 줄 알았어요. 미안해요. 소정씨"

"은수씨....나 지켜준거죠? 나.....나 무서웠다고요. 근데....은수씨가 있어서....."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두 사람. 병실에서 서로 얼싸안고 우는 모습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지만, 둘은 개의치 않았다. 어느 새 은수는 차갑기만 했던 킬러에서 한 포근한 남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 경찴서, 취조실 ==

취조실에는 뗴강도 사건의 용의자 중 한명이자 대학가 근처에서 한 여대생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우곤이 잡혀들어왔다. 수사본부의 한 형사가 미련스럽게 잠복한 끝에 찾아낸 쾌거였다.

하지만 도무지 입을 열지 않았다.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 그렇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요란스러웠던 강력취조도 성과가 없었다.

 

형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사이. 환이 들어왔다.

 

"본부장님. 우곤을 잡았습니다만, 도통 불질 않는데요?"

"이거 괜히 시간만 버리는거 아닙니까? 저 녀석 그 강도 사건에선 별로 중요한 위치도 아닌 것 같고요"

"그래도 할떄까진 해봐야지. 다들 잠복 더 해서 저만한 성과를 다음주까지 꼭 올리도록 하라고. 알았어?"

"네...네 형사님"

"취조는 누가 하고 있지?"

"강형사하고 심형사가 하고 있습니다."

"나하고 김미나 형사가 뒤이어 취조할테니까 너희들은 잠복 나가고....이 사건하고 뗴강도 사건하고 묶어서 한꺼번에 가자."

"본부장님...그건...."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께....그럼 증거랑 정황 더 확보하고 그건........박형사게에 밭겨"

"알겠습니다."

"미나. 들어가자"

"네 선배님"

 

환은 더욱 고압적이고 무서운 태도로 일관했고, 한참이나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움찔하게 만드는 환이 모습에 점점 신물이 나고 있었다.

환과 미나가 취조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형사들은 한숨을 몰아쉬며 떠들었다

"이거...숨도 쉬기 어렵네"

"그나저나 왜 저렇게 변했지? 전엔 어스레기 처럼 가벼운 장난에도 당황하던 녀석이말야"

"말 걸기도 어려운 사람이 되었으니..그 모습이야 오죽하겠냐만....그런 변한 모습에 우리도 힘드니 이거야 원......"

"최태석이 있을때가 좋았지?"

"하모"

 

형사들의 입에서 최태석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취조실에선 우곤이 거만하고 뻔뻔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다음 취조형사를 가디리고 있었다.

환과 미나가 들어오자 여전히 삐딱한 자세로 일관했다.

 

"뭐 이름 같은거는 다 아니까네.....물어볼 거 있음 빨리 물어보소"

걸쭉한 사투리로 놀리듯 말하는 우곤...

환은 한번 참더니 내리깔며 말했다.

"한번은 봐준다. 한번만 더 그딴식으로 이죽거리면 다음엔 말도 못하게 될 줄알아. "

"허...어디 한번 해보소"

 

팔을 벌리며 놀리듯 웃는 웃곤. 환은 한번 더 참더니 미나가 내민 봉투에서 사진을 몇장 꺼냈다.

"이 사람 보이지"

"잘 조입니다. "

"아는 여자야?"

"알지는 몬해도 본 적은 있습니다."

"어디서......?"

"대학가에서요. 새벽 2시였나?"

"크흠....그때쯤에 이 여자가 죽었다. 왜 죽었을꺼 같나?"

"지가 죽였심더. "

"죽여? 시인하는 거냐?"

"살인사건는 내가 한 것이니께...빨리 끝내소마..."

"왜 죽였냐??"

"그냥 착 보니까네 오까네가 좀 있어 보여가. 돈만 뻇을라 캤는데 안 주도 버팅기데예 그래서 확 죽여버렸심더."

"돈.....돈 때문에 사람을 죽여??"

"뭐 이 장사 하루 이틀 합니까? 돈 떄문에 사람 죽는거 흔하지 않습니까? 단돈 몇 만원에 애들 분유값 마련 못해서 사람 죽여가 그 돈으로 먹고 살려는 사람 부지기수 임더. 그럼 그 사람들 다 잡으시게예"

 

허튼 소리를 하며 점점 형사들을 놀리는 우곤. 환은 다시 한번 차가운 눈빛으로 우곤을 노려봤다.

 

"자. 넌 지금 미자막 기회를 썼다. 한번만 더 그딴식으로 해쳐먹으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나도 몰라. 그러니까....순순히 따라라.."

"차. 어디 한번 해보소 마. 아. 이 형사님 무섭...."

 

퍽!!!

우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면에 꽃힌 환의 주먹.

우곤은 벌렁 뒤로 나자빠졌다. 그리고 연이어 환은 우곤을 밟기 시작했고, 우곤은 미처 대항하지도 못하고 맞고만 있었다.

미나가 간신히 뜯어밀라는 통에 한번은 진정한 환.

우곤은 몇대 맞고 나더니 이상하게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어이쿠..아파라. 형사님. 주먹 많이 아프네예"

"뭐??"

"천천히 하십시다. 남는게 시간인데 와 그리 서두릅니꺼??"

"이 자식이....."

"선배님!!!"

 

다시 한번 미나가 그를 제지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무슨 일이 있어났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밖에서 지켜보던 형사들도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하지만 저 정도는 자기들도 했던 수준이다.

그 정도에 실토할 놈은 아니었다. 하지만 환이 들어서면서 조금씩 분위기는 이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곤은 여전히 뻔뻔했다.

 

"형사님. 지가 제안 하나 할까예?"

"제안??"

"지한테 설렁한 하나만 시켜주소마. 그러면 여기서 있었던 일은 모두 없는 것으로 하꼐예"

"뭐??"

"지도 뭐 좀 먹어야 취조를 받는 뭘 하든 할꺼 아님꺼?"

(부글부글)

 

환은 조용히 일어섰다.

"그럼 하나만 더 물어보고 대답과는 상관없이 설렁탕 시켜주지....."

"뭐 좋슴니더"

"미나야. 나가서 설렁탕 5개만 시켜라"

"5개요?"

"응. 여기 있는 셋 하고, 밖에 두명꺼 총 5개"

"네....가서 시키고 올께요."

 

미나가 취조실을 빠져나가고 취조실엔 두 사람만 남았다.

환은 조용히 우곤이 앉아있는 의자 뒤로 돌아가 우곤의 어꺠를 지긋이 누르며 물어봤다.

"이제 둘만 있으니...뭐 진득한 예기라도 하실랑가 보네"

".......너 사람 팰때 무슨 기분이냐??"

"뭐라고예?"

 

대답대신 돌아온 것은 환이 우곤이 앉아있던 의자를 걷어차는 소리였다.

 우당탕.....

 

심했다. 두려웠다. 공포였다. 그 어떤 형용사를 붙여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폭행이었다.

취조라기 보단 살인에 가까운 폭행.

그나마 말릴 수 있는 미나가 없어씨겡 동료 형사들을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최근의 기억으로 볼때 저 정도 까지 열이 받은 최환은 누구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속설이었다.

그 쯤찍한 공포의 현장에 우곤은 홀로 있었다.

 

환의 무지막지한 폭력앞에 우곤은 서서히 정신을 잃어갔고....후에 음식 주문을 마치고 온 미나가 간신히 환을 진정시켰을때...

이미 우곤은 실신해 있었다.

온 몸에 피멍이 든 채 헛소리 만을 뇌까리고 있었다.

 

"하...하...한번만...보...봐주이소...다 맗...하꼐예....."

반쯤 혼절한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내 뱉은 말....

 

우곤은 산송장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심하게 두들겨 맞았다.

 

다음날 오후가 되어서야 우곤은 깨어났다.

하지만 우곤은 소송을 내지도 못했다. 환에게 당한 것이 너무도 컸던 지라...보복이 두려워서라도 소송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우곤은 자신이 저지른 모든 일에 대해 순순히 자백했고, 잠복중이던 형사들도 속속 성과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뗴강도 사건은 진척을 보였고, 환의 입지는 더욱 올라갔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따.

환은....서서히 미쳐가고 있었다. 그 환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미나는.....서서히 환을 바로 잡을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환이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미나는 조용히 전화를 들었다.

 

== 태석이 일하는 주점 ==

 

이제는 시끌벅적해져 장사가 너무도 잘되는 이 집은....태석 덕분에 명줄이 되었고, 태석 또한 이 동네 명물이 되었다.

불량배란 불량배는 모조리 때려눞히고 약자를 보호하는 홍길동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술과 안주를 서빙하면서 행복해 보였고, 태석의 친구 내외도 그런 태석을 좋아하고 있었다.

 

태석이 열심히 서빙하던 중, 주점에 전화가 걸려왔다. 친구의 아내가 전화를 받았다. 

"네. BS 호프입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여자였다.

"거기 혹시 최태석 씨 계신가요?"

"최태석....씨요. 잠시만요. 바꿔드렜습니다"

"아니오. 제가 그 쪽으로 가겠습니다. 어디죠?"

"아. 내점하시려고요? 여기가 어디냐면...."

아내는 열심히 위치를 설명했다.

 

==의원 사무실==

수환과 상천은 간만에 한가함을 맛보고 있었다.

수환은 상천고 함꼐 차를 마시며 넌지시 질문을 하나 했다.

 

"저..의원님"

"왜?"

"선거는 선거고.....안호균 이 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선거에서 내가 이기면 내게 다시 오게 되어있어. 그건 걱정하지마."

"그게 아니라 지금 한동섭은 의원님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흑색선전이라도 한다면..."

"흑색선전이....결국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이란건 그 쪽도 잘 알고 있을꺼다."

"하지만 이미 표심은 저쪽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우리 지구 내에서라도 의원님 입지를 높혀야만 합니다"

"급할 거 없어. 저쪽은 이미 돈을 무기로 선거운동에 들어갔지만 정작 중요한 표심은 돈에 움직이는게 아냐.."

"그럼......."

"사람들....특히 한국사람들은 다 그래. 개개인은 똑똑하고 잘났지만....모아만 두면 멍청해지지.....사람들 모아놓고 조금만 연극하면 표심은 단번에 따라잡을 수 있어"

"......"

 

수환은 모처럼 만에 보는 감상천의 눈빛에 살짝 뿌듯해졌다.

 

== BS호프 ==

 

서서히 정리되는 분위기의 호프집. 태석과 친구 내외는 한 테이블을 잡고 앉아, 남은 안주에 맥주를 한잔 기울이며 하루를 끝내고 있었다.

"야. 태석아. 네가 이 가게에 오고 나서부터...매샂이 처음엔 반 정도 더 버는 수준이다가...지금은 3배다. 3배...고맙다. 자식아"

"고마울 것도 많다. 너희들이 애쓴 덕분이지"

"태석씨가 오면서...가게가 너무 번창했어요. 불량배도 없어지고..그래도 주위에서도 장사가 이전보다 더 잘된다고 우리한테 고맙다면서 이것저것 주고 간다니까요"

"아. 그랬나요? 야. 근데 병수야."

"왜?"

"나 여기 더 있어도 되냐?"

"...아~~ 벌써 3개월이 됐구나. 근데 왜?"

"아니....아무래도....."

"하하하. 그래 더 있어. 자식아. 뭐 어려운 거라고....네가 여기 더 있으면 우리도 좋지."

"그래요? 월급 조금 더 드릴테니까......그래도 되지? 여보?"

"역시 우리 자기는 내 맘을 너무 잘알아..으그.....있고 시을떄 까지 있어. 네 덕분에 매상도 올랐지만..친구 좋다는게 뭐냐?? 네 뜻대로 해"

"....고맙다."

 

병수와 함께 맥주를 들이키는 태석. 그때 병수의 아내가 태석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저...근데 태석씨..."

"네?"

"김미나씨가...누구예요?"

"미나요? 아...저 형사 시절에 제 동료요...."

"태석씨를 찾는 것 같던데....."

"그래요??"

 

태석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급하게 찾는 것 같더라고요. 이쪽으로 온다기에 알려주긴 했지만 잘 아는 사이시라면 먼저 찾아가 보는게....."

"그러릴 실표 없어요."

 

병수 아내의 말을 끊는 여자가 있었다. 모두 목소리가 난 쪽으로 돌아봤다.

그곳엔 미나가 있었다.

 

"미.....미나야"

"선배님....오늘 할 말이 있어요"

 

미나는 결연한 눈빛을 보냈고,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내보내려면 병수와 그의 아내는 태석의 행동에 행동을 멈춰야먄 했다.

태석은 병수에게 눈빛을 보냈고, 병수는 아내를 데리고 자리를 옮겼다.

 

"돈까스 하나 튀겨줄께....술 한잔 해라...."

"....."

 

미나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미나는 태석을 보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미나야. 무슨 일 있어??"

"선배님......"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