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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듀크 뉴켐 3D (3D Realms, 1996)

2010.03.24 21:56

노바박사 조회 수:11391 추천:1


듀크뉴켐 3D는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입니다. 때문에 LG에서 국내에 들어오며 혈흔을 하얀색으로 바꾼다거나 중요장면을 삭제하는등 게임을 구매하는 입장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기도 했었습니다. 스크린샷은 듀크뉴켐 3D 아토믹 에디션 판으로 윈도우에서 정상구동이 가능한 버전이고 삭제가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려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게임 등급이 구분되었다 한들 그걸 안즐겼던 게이머가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군요. -.-

 

 

 

원판 듀크뉴켐 테마는 아니고 팬들에 의해 재구성된 곡입니다. 그럼 풍악 고고~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그러했듯이 둠 시리즈(1993~1994 id soft) 와 헤러틱(1994, Raven software), 이 두게임이  권좌를 차지하던 시절에는 FPS 게임장르에서 이들과 다른 분위기의 게임은 어디까지나 마이너로서 대접을 받을정도로 FPS 장르에 있어 id soft 의 계보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게임잡지 부록과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게임자료실을 통해 듀크 뉴켐3D 의 데모버전이 공개되고난 후 이 게임을 해본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전 하이텔을 사용했었는데 게임게시판의 후끈한 분위기가 기억나네요. 근육질 몸매에 허스키한 목소리. 어디서 주워온건지 알수없는 싸구려 선글래스. 몸에 딱 끼는 청바지. 다분히 마초적인 향기를 풍기는 이 케릭터가 보여주는 기믹이 대중에게 어필할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랬습니다.




타이틀에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이 그대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전지 전능하신 액션 히어로 듀크님이 강림하사 지구를 노력질하는 외계인들에게 친히 총알선물을 내리고 계시네요.




FPS(First Person Shooter)는 엄밀하게 따져 슈팅게임의 한 갈래 입니다. 다만 이쪽분야로 게임이 워낙 발달하고 타 장르에서도 FPS에서 사용하던 1인칭 시점을 빌려오다보니 FPS라는 장르가 독립적인 게임갈래로 인식되지만 근본적인 성향은 슈팅입니다. 총알은 피해야 하고 적에게 정확한 사격을 해야하죠. 

 

피하다 = 두려운 존재, 공격 = 과격함 이런식으로 장르적인 특징이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초창기 FPS는 공포스럽고 괴기한 분위기를 적극 활용 했었나 봅니다. 제가 갖고있던 헤러틱은 14 스테이지에서 게임이 강제종료되는 증상이 있어서 결국 엔딩을 못본체로 묻어버린게 아쉽군요.

 

듀크 뉴켐 3D(이하 듀크3D)에서는 게임의 분위기를 살짝 뒤틀었 습니다. 주인공은 인류를 구할 대 액션영웅이었고 그를 방해하는 몬스터는 그저 밟혀 죽는 자갈에 불과할 뿐이죠.

 


게임의 첫 스테이지 입니다. 멀리 추락하는 포드에 대한 궁금증을 표현하는 사람이 많았었죠. 사실 LG소프트에서 발매한 듀크뉴켐은 혈흔이 우유빛으로 나온다던가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 많아서 정품보다는 불법복제판으로 즐기신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복제판에서는 동영상이 안나오기 때문에 이런 촌극이 생긴 겁니다.



 

주인공의 모습이 보이면 이에 반응해 총알을 날리던 예전과 달리 몹별로 고유 액션이 조금씩 부여되어 개성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치명상을 입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엎드려 공격을 회피하는둥 인공지능적인 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트팩이나 탈것을 이용한 모습도 이채롭네요.

 



듀크3D 에서는 비단 몹의 액션이나 인공지능 뿐만 아니라 스테이지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 졌습니다. 헤러틱에서도 입체적인 부분은 많이 개량되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것같은, 지나치게 가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던 반면 듀크3D에서 실 건물 사이를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묘사가 뛰어났었죠.


또한 가지 못하는 지역 이동을 방해하는 지역, 이런 평면적인 구분에서 벗어나 점프가 추가되어 스테이지의 구석구석을 탐사할수가 있게 되어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재미도 늘어났습니다.


 

예전같았으면 저런 상자와 지형은 그저 이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이었지만 이제 듀크3D에서는 점프로 올라서버리면 그만이라는 것입니다.

 
지형지물이 주인공의 행동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벽에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켜지고, 극장에서 영사기를 틀면 영화가 나오죠. 화장실에서 일을 볼수 있는가 하면, 소방용 호수꼭지를 부숴서 나오는 물을 마셔 헬스를 회복하는것도 가능합니다. 듀크 뉴켐에서는 이런 환경과의 인터랙티브가 정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어렸을때 FPS 실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 듀크형님이 물을 줄기차게 마셔대느랴 고생좀 하셨죠. ㅠㅠ (한번사용에 헬스가 1씩 회복합니다. 제약없이 무한대로 사용 가능)


또한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단지 보여주기식으로 끝내지 않고 적재 적소에 배치하여 적극 활용할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습니다. 벽에 걸린 소화기나 구석에 놓인 가스통에 사격을 하면 폭발해 주변 몹에 큰 타격을 입히고 벽에 구멍이 뚤리며 새로운 통로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벽에 달린 모니터를 통해 스테이지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시점으로 스테이지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를통해 어디에 몹이 매복해 있는지, 숨겨진 통로에 대한 힌트도 얻을수 있죠. 




 깜딱이야. 자세히 보니 거울이군. 이 거울을 보며 기술의 진보를 실감한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주인공이나 적이 흘린 피가 발자국으로 남겨집니다.



스테이지 클리어 장소. 화끈합니다.




둠이나 듀크뉴켐을 3D 환경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엄밀히 말해 2D를 3D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 해놓은 눈속임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퀘이크가 등장하기 전까지 3D 기술은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듀크3D에서 태생은 2D 환경이었지만 3D 적인 입체감을 적극 구현하다보니 이런 2D 와의 괴리가 간간히 눈에 들어오죠. 사진은 버그가 아닙니다. 점프로 몬스터 위에 올라서버리니 몬스터 모습이 극단적으로 일그러져 버리더군요.

 

듀크뉴켐은 스테이지를 3D로 구현하고, 스테이지내 배치된 몬스터와 각종아이템은 2D 를 사용했습니다. 이 시절까지는 새로운 기술이 하드웨어 사양을 크게 따지지도 않았고 기술의 혜택을 기본적인 컴퓨터 성능을 가진 누구에게나 맛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 퀘이크가 완전한 3D 게임으로 나오면서 기존의 그래픽카드 이외에 3D 가속카드 라는 별도의 부품을 필요로 했습니다.(현재는 그래픽카드가 일체형으로 나오지만 예전에는 기본 그래픽카드에 애드온 형식으로 다는 별도의 부품이 존재했습니다.) 이 가속카드는 보통 10만원을 호가했었기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컴퓨터 성능의 차가 단지 느리고 빠르고의  범주를 벗어나 전혀 다른 개념으로 다가오는데 다른면으로 씁쓸 했습니다.

 

 

 


비밀통로나 변화하는 지역은 주의깊게 관찰하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도록 스테이지 디자인을  잘 해놨습니다.  평소엔 잘 안보이다가 영상기를 틀어보니 보이는 금이 간 지역(파괴가능한 지역)이나



 기존 팬이라면 분명 관심을 보일 오리지널 듀크의 아케이드 게임기를 건들어 보니 바로 옆에 숨겨진 아이템이 등장하죠.

 


샷건,석궁 - 근거리에서 강함  로켙런처 - 위력은 좋으나 파편 피해를 나도 입을수 있다. 무기의 개성이 이런정도밖에 부여되지 않았던 기존 게임과 달리 듀크에선 아이템과 조합되어 새로운 무기 사용법도 선보이고 무기 자체의 개성도 다양하게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피스톨은 정해진 발수를 다 사용하면 재장전 시간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피스톨1번 번호키 옆에 있는 ~를 사용해 즉각적인 발차기를 사용해 무기를 조합해 나가는 플레이가 유효하게 되죠. 로켙런처를 들고 돌아다니다가 근접거리에서 적을 맞닥들여 무기사용이 힘든 상황에서도 이런 발차기를 사용한다던가 하는 무기에 개성이 부여된 부분이 아주 돋보입니다.  발차기도 그냥 발차기가 아니라 듀크형님 특제의 Mighty foot 이죠.

또한 소모성 아이템인 스테로이드는 이동속도가 빨라진다는점 이외에 발차기가 비정상적으로 강해져 대부분의 몹은 원킥 원킬이 됩니다. 발차기의 무영각 화 일까요? 실제로 초기발매 버전은 ~ 키를 사용한 발차기와 1번으로 사용한 발차기 둘이 동시에 사용가능해서 말 그대로 드롭킥이 가능하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가속된 이동속도를 사용한 이동기법이 멀티플레이에서 필히 익혀야할 테크닉이 되기도 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듀크의 이동속도가 로켙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기때문에 정면에서 쏜후 대상의 옆부분으로 파고들어 2타 사격을 해 피할수 없게 만드는건 멀티플레이에서는 기본적인 소양이죠.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기상천외한 다양한 스텝밟는법이 존재했었죠. 조금만 연습해보면 자신이 쏘고있는 로켙을 옆에서 보는게 가능하게 됩니다.





 더미를 이용한 유인 플레이도 가능하고,



제트팩이야 헤러틱에서 구현되었기에 특별한게 없어보이지만, 더 나은 스테이지가 구현 능력이 기술적으로 차이가 나기에 사용하는 재미도 새롭습니다.




냉동건. 이건 벽에 반사도 되기때문에 사각에서 적을 공격하는것도 가능합니다. 화장실에 숨어서 거울을 활용한 사각공격이 일품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얼어붙은 이후에 반응을 살피거나  그대로 부숴버린다던가 하는 플레이도 가능했죠. 얼려놓고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으면 그건 그대로 도발행위가 됩니다. 




가장 좋아했던 데버스테이터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광범위로 뿌려대는 로켙공격의 화끈함이 일품이었습니다.


 

쏘고 달리는 Hit & run 방식이 FPS 의 모든것을 이루었던 판도에 파이프 폭탄과 접착형 폭발물의  등장으로 매복과 함정이라는 개념이 추가되었습니다. 이건 좋게 말해서 그런거고 FPS에 드디어 캠핑족이 등장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거죠. -_-^


 

NPC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적극적으로 구현된것은 사실상 하프라이프에서야 나오게 되었습니다. 기존 FPS에서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묵언의 영웅이었던 반면 듀크뉴켐은 장난스러운 대사도 여기저기에서 내뱉고 재미있는 상황을 자주 연출하더군요.



성능좋은 무기를 주웠을때 듀크가 외치는 Hail to the king baby!  Wow의 새로운 확장팩인 리치킹의 분노 발표회때 서리한의 아이템설명에 나와있는 이 대사를 알아보고 혼자 큭큭 대다 정신나간녀석 취급받은 적이 있었죠.

 




 듀크형님은 노래도 잘 부르십니다.









 거울을 보면 "Damn i'm looking gooooood!"





엎드리며 회피동작을 하는 녀석에게 RPG를 갈기니 듀크형님이 또 외치십니다 " Lay down your ass"





간간히 등장하는 처자들. 지폐를 1000 이상 주면 새로운 동작을 보여준다는 헛소문도 퍼져서 밤마다 미친듯이 스페이스바를 눌러대는 남정내들도 있었죠......




몬스터들도 야한걸 밝힙니다. 자칫 퇴폐적인 분위기로 흐를지 모르는 부분을 이런 익살스러움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시도가 재미있네요. 유니폼에 LAPD 가 선명히 찍혀있고 몬스터 형상을 많은것중에 하필 돼지로 표현 해놓은걸 보면 저쪽동네 사람들도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은것 같습니다.





듀크 3D 에서는 입체적인 스테이지구성에 발맞춰 마우스를 이용한 조준방식도 적극 활용되었습니다. 아토믹 에디션 같은 경우는 사용하는 키 조합만 몇가지 조정하면 요즘 FPS 와 비슷한 감각으로 게임을 하는것까지 가능합니다.


 

3D 환경으로 넘어가기 전 시점에 나와 컴퓨터의 사양을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서도 멋진 게임환경을 구현했기에 이 듀크 3D를  즐기고 추억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이있고 후속작에 대한 관심도도 뜨거웠습니다. 저 역시 듀크뉴켐3D를 재미있게 즐겼는지라 후속작에 관심이 가지만 아직까지도 게임이 출시되지 않아 포에버의 포에버가 영원히 출시되지 않는다의 포에버가 아니냐는 웃지못할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죠. 최근에는 개발을 취소한다는 말까지 들리는데 후속작의 행방은 오리무중이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예고영상만 봐도 아주 잘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얼마나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핀잔을 사고있는 이 문구가 빛을 보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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