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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박사

블리자드에서 어나힐레이션를 보고 충격을 받은건 게임시스템이나 그외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그래픽부분에서이며 97년 정발 된 이후 참고하게 된것이 아니라 96년 e3쇼에 참가한 어나힐레이션을 보고 뒤집어 엎은것이죠.

 

 

죄송하지만 이 말 자체가 국내에서만 도는 겁니다. 당시 시연된 게임 자체가 심하게 구렸고 오크가 우주로 갔다 워크래프트2의 보라색 스킨 버전이다 이런 좋지 않은 평을 들었기에 게임을 갈아 엎었다는 내용을 골자로한 텍스트가 있죠. 위키나 여타 다른 웹진을 둘러봐도 이런 식의 말이 있을 뿐입니다.

 

게임이 출시된 당시만 해도 시리얼 문화가 한창이었고 인터넷 접속은 당시 주류였던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에서 부가서비스에서 제공하던 접속방식을 거치는게 대부분이었죠. 웬만큼 컴퓨터 사양을 갖추고 최신형의 모뎀으로 접속을 해봐도 게임이 버벅이였던 시대라 이야깃 거리도 많았고 종교적이기한 컬트를 생성했습니다. 아직까지 기억나는게 하이텔 게임 게시판에서 케이브독 이란 아이디로 활동하시던분은 글 달랑 두자 적는 쓰잘때기 없는 답변을 쓰면서도 매 글마다 페이지 단위의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찬양 시그니쳐가 붙어서 참 짜증을 유발던지라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이후 국내에 RTS 장르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PC게임 잡지사에서 가십거리로 어나이얼레이션 보고 놀랐네 하던 표현들이 정설처럼 굳어진거죠. 제 이전 컬럼글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콘솔 게임잡지와 다르게 PC게임 잡지쪽은 수준이 그만큼 낮았고 제대로된 근거나 지식을 바탕으로 한 컬럼 보다는 가십거리를 종합해 한달한달 분량 채우기 바쁜 수준이었습니다.

 

 

 

스타쉽 트루퍼스와 워해머에서 장갑복이나 여타 기믹을 차용해 왔다는 부분에 관한 인터뷰는 저도 분명 본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2에서의 설정에 앞서 이야기된 부분에서의 그것과 같냐? 그건 아닐 겁니다. 이 역시 국내에서의 최초와 1위를 따지는 문화에 왜곡되서 그렇지, 잘만든 2차 창작물은 원작과 별개의 가치가 매겨집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단연코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과 설정이 우위에 서지 어딜 모방해왔을 뿐이다 라는 식의 깎아 내리는 표현은 못합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는 스타쉽 트루퍼스고 워해머는 워해머고 스타크래프트는 스타크래프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