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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게임 라이프를 회고하며 - 3

2010.11.07 09:29

노바박사 조회 수:14222 추천:1

글이 벌써 3편에 이르렀군요.

 

어찌보면 게이머로서의 True color 는 컴퓨터 쪽에 가까운것 같은데 그동안 게임기를 두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실제 리뷰도 콘솔게임에 관한 내용이 적지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게이머로서 게임을 즐기기위한 하드웨어를 모두 갖출수는 없는 일이었고 그때그때 좋은 게임 잘만든게임, 저렴한 기회비용을 찾아 이리저리 누비다 보니 게임에 관해 다양한 관점으로 보는 시각이 발달한것 같습니다.

 

 

old_xt_computer.jpg

 

 

애플컴퓨터를 처분하고 NES를 가지고 게임을 즐기는 사이에 세간엔 컴퓨터 라는 것이 다시 이목을 집중시키게 됩니다. 286 AT 시절만 하더라도 실 성능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기 떄문에 이를 보유한 집도 그 수가 상당히 적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소를 팔아 컴퓨터 샀다는 식의 전설을 만들었던 엄청난 고가 시스템이 이 시기에 팔렸던 컴퓨터 들이죠. 컴퓨터 부품가격의 고공행진은 486 시절에도 꾸준하게 이어가다 AMD와 Intel이 경합을 벌이며 슬슬 떨어졌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이전까지 시스템을 제대로 꾸밀려면 보통 150만원은 들여야 했었습니다.

 

또한 요즘의 컴퓨터와는 다르게 그 시절엔 데스크탑 형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현재 우리들이 사용중인 컴퓨터는 타워 형 케이스죠. 모니터도 대형화되고 확장슬롯에 장착할 부품의 크기가 늘어나면서 데스크탑 케이스로는 이를 수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는 타워형 케이스가 업계 표준이 되었고, 데스크탑이란 용어 역시 옆으로 누운 케이스 형태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지칭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뀐듯 합니다.

 

 

286 ~ 386 시절의 컴퓨터는 사실 제가 직접 만져보지는 못했고 이 시스템들에서 간접적으로나마 게임을 해본건 다름 아닌 컴퓨터 학원에 다니는 친구를 따라다니면서 부터 였습니다. 부모님들에게는 교육적임을 광고하고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주말마다 컴퓨터를 개방해 게임을 할 수 해 주었드랬죠.

 

fc_rockman1.jpg

 

 

허접해 보이지만 일단은 초대 록맨 입니다.  초창기 컴퓨터 버전은 이레귤러가 단 세녀석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후 보완이 되었던지 9명으로 늘어나더군요. 적을 물리치면 그 능력을 흡수해서 사용한다는건 어린 마음에 그야말로 뿅~ 갈만한 멋진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친구따라와 눈치를 살피느라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 없는데다가 이 시대에 캡콤이 만들어 대던 액숀게임의 난이도는 잔인하다 싶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때 록맨을 제대로 플레이한 아쉬움이 뇌리에 각인되었는지 NES를 가진 이후로는 록맨 시리즈에 엄청나게 집착을 했었습니다. 그때는 열혈시리즈보다 록맨 팩을 더 애지중지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나이에 이미 캡콤 덕후??)

 

 

 

 

이후 컴퓨터의 빠와!를 느꼈었던건 국민학교 4학년 시절 친구가 삼보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였습니다. 사양이 대충 펜티엄급은 아니고 486급이었던것 같군요. 점심시간에 담을 넘어 친구집에 우르르 몰려가 30분 남짓 게임을 하고 다시 학교로 미친듯이 뛰어오곤 했었죠.

 

 

comanche1_screenshot.jpg

 

코만치 입니다. 이 시기의 게임답지 않게 그래픽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고 비행기가 아닌 헬리콥터를 조작했기 때문에 초보자도 배우기 쉬운 강점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비행 시뮬레이션 쪽은 사파적으로 게임을 접했었군요. 비행시뮬레이션은 코만치를 시작으로 했고 우주비행시뮬레이션은 윙커맨더가 아닌 루카스아츠 의 xxxxx 였습니다. 요 x 게임은 아껴뒀다 나중에 이야기를 하죠.

 

 

c0026581_4a51423ed92dc.jpg

 

 

이 시대의 둠 하면 게임이라기 보다는 전설 이라는 명칭이 더 걸맞겠군요. 스테이지 구성에서부터 시작해 강렬한 액션성 빠른 시스템등 모든면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었죠. 둠에서 정립된 무기쳬계라던가 FPS 게임에서의 고어성등  두명의 존이 일구어낸 FPS의 개념정립도는 훗날 하프라이프가 나오고 나서야 게임개발 방향이 새로운 쪽으로 모색되게 됩니다.

 

FPS 는 이제 독자적인 장르로 인식되지만 엄밀하게 따져 슈팅게임의 한 갈래 입니다. 슈팅 게임은 적의 공격을 회피하며 상대방을 격추 하는데 그 게임성이 있죠. 둠은 이런 공식을  피하다 = 공포, 두려움, 공격 = 각종 무기 및 쓰러뜨릴시 고어 표현 으로 그대로 슈팅게임을 옮겨왔었습니다.

 

울펜슈타인 에서와 같이 3D임을 주장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3D가 적용된건 퀘이크 이후의 이야기 입니다. 듀크 3D 도 제한적으로 3D기술이 사용되긴 했지만 이건 게임상 실시간 연산이되고 폴리곤이 적용된게 아니라 스테이지를 3D로 꾸민후 2D로 랜더링해서 실상은 2D 게임 입니다.

 

살아 남아있는 녀석이 승자고 말을 다 한다고, 현재는 존 카맥을 떠받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존 로메로의 시스템 및 스테이지 구성능력이 없었더라면 둠이 존재치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둠이 2편까지 가면 2D라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스테이지가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곳곳에 숨겨져 있는 비밀장소도 있습니다. 여기에 게임을 엄청 많이 해보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게 아이템을 적재 적소에 배치해서 총알 헬스 의 배치를 익히며 다양한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수 있는 전략을 짜도록 구성해놨습니다. 이떄는 스테이지에 신경쓰기 귀찮아 아이템을 한곳에 몰아놓고 하는식의 구성을 한 게임도 많았었죠. 다방면에서 앞서갔었던 이 id 였지만 퀘이크3 부터 휘청거리는걸 보면 입맛이 씁쓸 합니다.  퀘이커 라고 이상스럽게 떠받들여 지지만 사실 퀘이크3 를 기점으로 게임제작사로서 id 소프트의 수명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기존 팬들이 퀘이크3를 통해 대거 이탈을 해버렸고, 심지어 둠3는 어느 게임 대회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한 수모까지 겪게 되죠. 그런데도 아직까지 퀘이크3 를 두고 과대포장하는 말이 도는걸 보면 이건 이미 게임이 아니라 퀘이크 라는 종교로 변질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킁킁;;

 

마지막으로 밑의 문구를 보니 둠의 가격이 9달러 선 이었군요. 아리송한게 국내에서는 게임 가격이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3~4만원선 가끔 비싼건 5만원 가량 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둠은 만원 이라. 대충 꿰어 맞추면 초창기 게임들을 보따리상들이 원가대비 상당히 비싼값에 팔아먹다가 판매량이 줄며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변동없이 굳혀졌다고 보는게 맞는 걸까요? 국내 게임시장은 여러면에서 수상쩍고 이상한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게임 판매량도 제대로 집결된게 없이 얼마정도 팔렸을 것이다 라고 객관적 통계가 없이 추측만 난무하죠.

 

 

 

제가 정확하게 몇년도에 저만의 시스템을 구입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때의 감동만큼은 여전한것 같습니다. 486 DX-4에 무려 16메가의 엄청난 메모리 용량에 2배속 시디롬, 그야말로 소팔아 산듯한 화려한 구성이었죠. 광주에서 상당히 큰 전자상가에 의뢰해 조립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때 사운드카드가 옥소리 였는데 전 별 문제없이 사용했지만 둘러보니 호환성 부분에서 참 욕나오는 브랜드 더군요. -.-;;

 

 

quickshot.jpg

거기에 무려 4만 5천원이나 하던 플라이트 조이스틱을 구입한 겁니다!

 

소년이 애플컴퓨터를 만지작 거리며 쌓은 조이스틱에 대한 열망은 이걸로 충족되었습니다. (아아 그때의 감동을 생각하니 다시 눈물이 ㅠㅠ)

 

 

TIE-Fighter2.jpg

tie-fighter.jpg

 

조이스틱을 구입한김에 전 바로 비행시뮬을 섭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번째 게임이 바로 타이 파이터 입니다. 국내에서는 스타워즈를 잘 만든 오락물 정도로 생각하지만 서양에서 스타워즈는 이미 문화이자 정체성이죠. 그만큼 인기가 있고 영향력을 행사하다보니 스타워즈 파생상품으로 게임도 엄청나게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타이파이터는 팬들 사이에서 스타워즈 게임중 최고의 명작으로 꼽는 게임중에 하나입니다.

 

국내에는 X-wing 이 상당한 인기를 끌긴 했지만 이때는 다크포스의 카리스마를 이해하지 못했던건지 타이파이터는 그다지 회자되질 못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일반 비행시뮬레이션은 처음에 배울것이 너무나 많아 접근 장벽이 높았지만 타이파이터는 초등학생이 배울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깊이있는 시스템이 돋보였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비행시뮬레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타격감이 상당히 뛰어나서 저는 개인적으로 게임으로서 완성도는 윙커맨더 보다 타이파이터 쪽에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함선급의 성능을 지닌 타이 디펜더도 여기서 첫 등장을 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화력, 속도, 실드에 트랙터 빔까지 단 한대로 반란군들의 함대를 농락하는게 가능할 정도였죠. 역시 제국의 기술력은 우월합니다! 고등학생때 강한 자극을 받기 전까지 영어를 끔찍하게 못했지만 꼼꼼하게 사전까지 뒤적거리는 정성을 들이며 게임을 했었군요.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dune-2-1992.jpg

dune2(screenshot)11.jpg

 

 

듄2 입니다. 듄 시리즈는 프로젝트로서 출발을 했습니다. 1편은 어드벤처고 2편은 익히 알고있듯이 RTS 게임으로 말이죠. 사실 듄이라는 원작을 생각하면 듄2는 상당한 이단 입니다;; 듄 소설을 직접 읽어보았는데 사실 주인공은 아트레이드 가문이고 하코넨쪽이 상당히 골때리더군요. 거기에 오르도스는 없었고 대신 길드가 있었습니다. 레토 아트레이드의 아들인 폴 아트레이드 그리고 그의 자식들이 아라키스 행성의 패자가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또 게임에서 허접했던 프레멘들이 소설속에서는 무시무시 합니다.

 

게임이야기로 돌아와서 제가 시스템을 조립하며 업자에게 특별 주문했었던 게임이 바로 듄2 였습니다. 그런데 아자씨들이 절 비웃더군요. "듄2? 그 재미없는거?" ....... 자존심이 상당히 상한 부분이었는데,  현재 RTS 게임이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생각하면 제가 본 시각이 아주 정확했었군요. 워크래프트2 나 C&C가 대박을 터뜨리고 국내 게임 잡지사에서 기사를 쓰다보니 듄2를 엄청나게 포장했지만 실상은 하는사람들만 하는 게임이었다는 것이죠.

 

둠에서 그랬듯이 RTS의 기본 구성은 듄2 에서 모두 정립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한 스크린샷에 보면 Retreat 명령이 있습니다. 현대 RTS게임에서 다시 Retreat 을 쓰는건 렐릭사의 Company of heroes 밖에 없죠. 듄2가 1992년에 발매되었고, 컴퍼니가 2006년이니 이 시스템을 재조명해 게임성으로 엮어내기까지 14년이 걸렸다는 소리군요. (-_-!!!!!)

 

아아 글을 쓰다보니 상당히 늦은 시각이 되었습니다.(내용이 얼마 되지도 않은것 같은데도 쓰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군요. 보통 일반적인 리뷰를 쓰는데 구상하는데 하루, 글을 쓰는데 12시간 글을 쓰기위해 스크린샷 및 게임을 하는데 20~30 시간이 걸리더군요. 리뷰를 위해 하루에 두시간씩 쪼갠다 해도.......  글을 연재하는 속도가 늦는데는 이유가 잇는 것입니다. 엣헴!)

 

 

다음 글에서 내용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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