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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게임 라이프를 회고하며 - 2

2010.10.26 01:27

노바박사 조회 수:14875

 

예 글 이어갑니다.

 

애플][ 컴퓨터로는 더이상 해볼만한 게임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이사하며 짐이 많아 동네 길바닥에 버려두고 와 버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했는지 후회막급이더라구요.

 

 

게임을 하기위해 오락실을 꾸준히 다니며 게임라이프를 영위하던중 사촌동생에게서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가정용 게임기를 구매했다는 것이죠! 방학때면 항상 사촌집에서 살 정도로 관계가 돈독하다보니 세가마스터 시스템을 이를 통해 한참동안 즐기게 됩니다.

 

겜보이.jpg

 

삼성겜보이로 국내에 소개된 세가 마스터 시스템 입니다. 게임팩이 패밀리와 다르게 세로로 길쭉했고 게임기에서 자체적으로 터보를 지원해 슈팅게임을 할때 아주 유용했습니다. 사진에 보시면 오른쪽을 향한 삼각형 위쪽에 버턴을 패드의 키와 함께 몇번 눌러주면 불이 깜박거리는데 그때부터 터보가 적용됐었습니다. 패드슬롯 바로 옆에 카드를 삽입해야 하는걸로 유추되는 슬롯도 있었는데 이 기능은 국내에 들어오면서 삭제된듯 합니다.

 

요 광고물은 글을 쓰기위해 검색해서 찾아낸건데 빠른 속도 항목에 스프라이트란 명칭을 사용한게 이채롭군요. 매우 오래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스프라이트란 용어를 정확하게 사용한 반면 중간에 어느 시점에서 이게 와전되며 도트 그래픽 이란 명칭이 되어버린걸까요? 또 광고문구가 좀 사기스럽군요. 세가 시스템을 수입해놓고 삼성이 만들었다는 식의 뉘앙스가 나고 있어요.

 

세가 마스터 시스템은 팩과 게임기의 접촉부위가 패밀리에 비해 좁았던 만큼 접촉관련한 오작동도 상당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지나가다 게임기를 툭 건들면 게임이 뻗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나왔습니다. 당시에 마계촌을 플레이 하면 이런저런 장비 구하느라 엔딩을 보기까지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했는데 마지막스테이지 즈음 해서 지나가던 사람이 게임기를 한대 건드려 주면 아이 행복해~ ♥ 모드 였죠.

 

 

Fantasy_Zone_II_Screenshot.jpg

 

보통 어른들은 게임하는걸 대단히 못마땅해 하셨는데 큰 아버지에서부터 어머니까지 온 가족의 관심을 받는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Fantasy zone II 입니다. 동화적인 색상에 아기자기한 맛이 일품인 게임이었죠. 적들을 해치우면 돈이 떨어져 이를 모아다가 속도라던가 화력 업그래이드를 하고 스테이지 곳곳에 생명력을 늘리는 약병, 상점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PC 슈팅게임인 타이리안 횡스크롤 버전이라고 할수 있겠군요.

 

횡스크롤이 아닌 루프 형식으로 구성된 스테이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구성도 그렇고  상당히 자유분방하면서도 시스템적으로 구성이 알찬게 전 탄막슈팅보다는 이런 형식으로 슈팅게임을 발전시키는게 더 낫지 않았나 싶군요. 탄막 이라는 세부장르로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요즘 슈팅게임을 보면 너무나 멀리 가버린 느낌이 듭니다.

 

다만 기기 성능에 한계가 있었는지 화면에 나오는 적이 많아지거나 3만원 짜리 초고속 엔진을 달고 한쪽으로 쭉 가속하다 급하게 방향을 꺽어버리면 스크롤이 따라오지 못해 기체가 화면에서 사라져 버리는 버그도 존재했습니다. -_-!

 

 

 

배경음악도 그렇고 고전 슈팅게임중 상당히 수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게임을 엔딩을 처음으로 봤을땐 온 가족이 Tv앞에 둘러앉아서 구경을 했었던것 같아요.

 

 

역시 세가 하면 역시 이 녀석을 빼 놓을수가 없죠.

 

sonic.gif

 

이 시기에만 해도 닌텐도 수퍼 마리오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게임 제작사 별로 자사를 대표할만한 플랫포머 아이콘을 찾고 있었습니다. 캡콤같은 경우는 디즈니사의 케릭터를 빌려와 칩과 데일 다람쥐 구조대 같은 게임을 만들어 냈고 남코의 경우는 바람의 크로노아를 적극 밀어붙였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죠.

 

세가 역시 자사를 대표할만한 아이콘을 찾게 되었고 내부적으로 케릭터 아이디어를 컨테스트로 모집하게 됩니다. 정확하게 기억 안나는데 게임 개발이나 디자인이 아닌 다른 부서에서 여직원이 빠르게 달려가는 고슴도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고 이게 채택되어 디자인을 다듬어 소닉이 나오게 된 것이죠.

 

케릭터 디자인도 그렇고 게임도 너무나 뛰어났기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공중파 방송에선 에그맨을 상대로한 애니메이션도 방송되곤 했었죠.

 

 

 

속도가 아주 빠른 고슴도치라는 컨셉에 맞춰 스테이지를 아주 잘 구성해 놨습니다. 앞으로 달려 나가면서 점프나 구르기등 순간적인 조작반응만 잘 해주면 막힘이 없이 술술 풀리도록 되어있습니다. 한 게임내에 아이디어가 지나치게 범람하다보면 이리저리 구현하느라 시스템도 복잡해지고 게임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었는데 소닉은 원 컨셉대로 진행이 아주 시원 시원 합니다.

 

저시절 소닉의 포스는 가히 언터처블과도 같았는데 요즘엔 명작 프렌차이즈를 다 말아먹고 있는걸 보면 그저 눈물만 흐릅니다. 내 소닉 물러내라 세가놈들화 ㅠoㅠ

 

 

ghost_house.gif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데, 유령의 집 입니다. 주 내용은 드라큘라를 찾아서 없앤다는 겁니다. 드라큘라가 잠자고 있는 관을 찾아내 그녀석을 깨운후 처리하면 심장만 남아 벌렁벌렁 하는데 그 심장을 먹으면 클리어가 됐던걸로 기억합니다. 전등을 점프로 건드리면 순간적으로 파파팟 불이 들어오면서 주변 몬스터들이 굳어버렸었죠. 그 이외엔 기억이 잘 나질 않는군요;;

 

 

 

6.jpg

 

헐 질수 없뜸! 드디어 제게도 게임기가 생겼습니다.  서양쪽에는 NES(Nintendo Entertainment System)로 알려진 패미콤 입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에서 현대 컴보이 라는 이름으로 정식수입을 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 8비트 패미콤 기기같은 경우는 하드웨어를 복제하기가 쉬웠던건지 비슷한 형태의 게임기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게임기 모양이 다르고 팩을 밀어낼 스위치가 없는 경우도 있어 손으로 기판에서 잡아당겨 뽑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넓직한 패밀리 게임팩을 사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게임기를 구매할때 전자상가에서 16비트인 수퍼 패미콤과 패미콤을 두고 갈등을 하다가 64가지 합본팩에 혹해서 패미콤을 구매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했는지 참 아쉽습니다.

 

합본.jpg

 

게임이 엄청나게 들어있는 것처럼 사기를 치지만 실상 게임팩당 들어있는 게임의 가짓수는 30가지가 되질 못했고 한가지의 게임을 특정 스테이지부터 시작을 한다던가 생명력이나 장비가 미묘하게 수정되어 게임의 가짓수를 터무니 없이 부풀리는 꽁수를 사용했던 것이죠.

 

제가 패미콤을 구입했던 시기는 뭐랄까 약간 복잡 미묘한 시기였습니다. 초창기 게임기가 국내에 소개되었을 시기엔 그야말로 있는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고급 가전제품이었고, 여러 복제품이 나와 일반 가정집에서 구매할만한 가격이 되었을 시기가 왔지만 여러 게임팩까지 구매하기까진 부담스럽다 보니 이런 합본팩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패밀리쪽에선 삼성겜보이에 비해 게임1팩에 한가지의 게임이 들어있고 용량도 상당히 많았던 괜춘한 게임들이 빛을 보지 못한게 아닌가 싶군요. 정리하자면 집집마다 합본팩은 하나씩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있었던 게임은 패밀리 초창기의 미니게임 모음집 이였고 정작 중요한 할만한 게임들이 그리 많이 풀리질 못했다는 것이죠.

 

동네에 게임샵이 있었으면 5000원 가량을 내고 게임 팩을 교환해 갔었던 서비스도 있었던걸로 기억이 나는 군요.

 

 

 

 

개인적으로 시리즈중 최고로 치는 록맨 3 입니다. 사실 록맨 하면 단 두달만에 완성되어 출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고 에어맨이 죽지않아 라는 노래가 나오면서 록맨 2가 더 인기가 있긴 하지만 이상스레 이쪽으로 애착이 더 많이 가더라구요. 메인화면에서의 BGM이 어찌나 귀에 착착 감기던지 마냥 틀어놓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창기 록맨 시리즈의 난이도는 정말 무자비 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차없었습니다.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즉사 가시나 떨어지면 죽는 벼랑 어찌어찌 보스 스테이지까지 도착했는데 보스들은 여기저기 방방 뛰어다니면서 록맨을 농락하곤 했었죠. 하지만 시스템적인 불합리함이 아닌 이리저리 구성에 의해 짜여진 난이도 였기 때문에 게임을 해 나갈수록 점점 쉬워졌고 시스템을 마스터 할 시점에 엔딩을 볼 수 있었기에 얻는 성취감도 대단히 높았습니다.

 

캡콤의 처음엔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점점 쉬워지며 게임을 풀어나가는 액션게임의 묘미를 아직까지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매 새 게임이 나올때마다 기대를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뜬금없이 국산게임을 까는 말이 나오지만, 던파 클로즈 베타를 접해보고 뜨악 했었던게 시스템 구성이나 액션게임으로서의 유저 편의성을 캡콤제 게임에선 이미 90년대 초반에 정립하고 다듬어 나갔던 반면 제 2의 D&D2를 제창하고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성은 80년대 후반에 출시된 액션게임들이 보였던 갖가지 오류를 내포하고 있어서 결코 좋게 봐줄수가 없더라구요. =  =;

 

 

RiverCityRansom.jpg

 

패미콤 하면 이 게임을 빼놓을수가 없죠. 운동회, 축구, 하키, 농구 의 스포츠 시리즈에서부터 거리를 활보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열혈 시리즈는 폭력과 게임성의 기막힌 배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한 열혈시리즈는 대부분 2인 플레이를 지원하기 떄문에 친구들과 우정을 파괴하면서 게임을 하던 재미가 특출났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격투전설 같은 경우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친구를 전기 철장으로 던지기도 하고 게임에서의 파이트가 현피로 이어졌었죠.

 

 

열혈시리즈를 제작한 테크노스 저팬은 야쿠자들의 자금이 흘러들어 갔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여부가 어떤지 모르지만 그도 그럴것이 게임에서 고등학생들의 갱 문화를 미화한 측면도 있었고 사장도 이쪽 문화를 동경하고 있었다고 표현한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슈퍼패미콤으로 콘솔 게임시장이 16비트 환경으로 재편된 이후 테크노스 저팬은 적응을 하지 못해 망하고 말게 됩니다.

 

한가지 거시기한게 이 테크노스 저팬이 망하면서 사장의 모습도 덩달아 사라지면서 흉흉한 여러 괴담이 돌게 됩니다. 야쿠자들에게 돈을 갚지 못해 콘크리트 블럭속에 같혀 바다에 버려졌다 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Ninja-Turtles-Arcade-Game-NES.jpg

역시 닌자거북이를 뺄수가 없죠.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상당한 흥행을 하고 게임 역시 상당히 괜춘하게 나오면서 다방면으로 사랑을 받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게임 닌자거북이 같은 경우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배경화면이 부실해지고 어디서 나온지도 모를 게임만의 오리지널 케릭터들이 등장하며 질질 끌리다가 잊혀져 갔습니다.

 

 

 

일전에 리뷰에도 올라간 녀석이죠. 일본어를 전혀 못하던 시절에 팩을 구하다보니 세이브 하는 방법을 몰라 기존 세이브를 몽땅 지워버리기도 해서 팩을 빌려줬던 녀석에게 욕을 무던히 들어먹었죠. -.-;;

 

 

8비트 게임기쪽은 워낙 게임이 많다보니 몇가지만을 추려봤습니다.  다음 글에선 애플 이후의 컴퓨터 게임을 다뤄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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