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6 09:40
이번의 풍악은 지나가면서 얼핏 들었던 것만 같은 잘 알려진곡인 To Zanarkand 이올시다.
파이널 판타지 10편이 출시된지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사람마다 오래된 게임을 지칭하는 범위가 다르겠지만 짧은 기간동안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나오고 지는 환경에서 저는 대충 철 지난 게임 정도로 압축
됩니다. OGB에서 다루기에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타이틀 입니다만 생각난김에 한번 썰을 풀어 봅니다.
이번 최신작인 13편의 판매 방식을 게이머로서
보고있자면 정의하기 힘든 혐오감을 일으키는게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7편 이후로 게임이 변했다. 시리즈가 예전 같지가 않다
라고 시간이 지날수록 인식이 나빠지는 프렌차이즈 이지만 여전히 팔리는 게임인게 참...... 이 게임에 대한 평가를 어렵게
만듭니다.
사실 10편같은 경우도 게임으로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이건 좀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쪽에 속합니다만
12편을 하게되면서 눈물나게 답답한 스토리 텔링을 겪다보니 사실, 몇가지 단점을 접어두면 의외로 괜찮은 게임이더라는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더군요.
예! 말이 돌았습니다. 오늘의 메뉴
파이널 판타지 10편 되겠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티더스의 과거 회상으로
시작합니다. 흔히 말하는 역순 구성이죠.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술 하더라도 ~~했다 가
아닌 ~~이었다 라고 말이 한글자라도 더 들어가는
불편함과 사건이 이미 벌어져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감정이나 진술이 정리되기 때문에 게이머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논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수 있는 잇점이 있습니다.
저장매체의 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게임에서 다루어야 할 분량도 극단적으로 많아지게
되었고 유저가 접하는 부분도 시간적인 단위에서 아주 커지게 되었습니다. 슈퍼 패미컴 시절만 해도 롤플레잉 게임에서 엔딩까지 도달하기 위해 걸린
시간이 20시간 남짓 했지만 일반적인 플레이스테이션2 환경에선 40시간은 기본이고 좀 많이 걸린다 싶은 게임은 60시간도 훌쩍 넘어가 버리게 된
것이죠.
한글화된 게임 타이틀이라면 그나마 나은 편인데 영문이나 여타 외국어로된 RPG를 하다보면 어느순간 지쳐 기계적으로
대사를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내용이 아무리 좋은들, 플레이어가 소화할수 있는 분량은 정해져 있다는 겁니다. 10편을 하다보면
이러한 화법이 매우 잘 활용되었다고 느껴지는게, 케릭터의 대사, 표정 묘사에서 그치지 않고 주인공이 그러한 부분에 관해 느꼈던 부분이나 생각을
평합니다.
일반적인 시간순서의 전개 였다면 어느
케릭터의 표정이 변화하는데서 그칠 묘사가 누구의 표정이 웃고 있었지만 어둡게 느껴졌다. 라고 주인공의 감상이나 느낌이 곁들여 지면서 이해를
돕는다는 겁니다.
게임상 너의 이야기(This is your
story) 라는 말이 유독 자주 나옵니다. 오프닝에서 볼 수 있듯 10편은 주인공(Tidus)의 이야기고, 주변 등장인물들이 항상 이러한
방식으로 타인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고 이 게임이 이 세계에서 주인공에게 어떤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주지시켜주며 단순 어드벤처가 아닌 롤플레잉
게임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를 형태적이나 시스템적 관점에서 보고 있노라면 롤플레잉 게임이라기 보다는 사실
어드벤처 게임 쪽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아타리가 득세하던 시절 Video game crash of
1982,1983 이 터졌고 게임시장의 주도권이 닌텐도를 중심으로 한 일본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게임 장르도 당시의 기기 성능이나 이해 정도에
따라 입맛에 맞게 변조가 되었고 "역할 수행극" 이라는 롤플레잉의 정의 역시 많이 희석되었습니다.
플레이어가 목적이나 방향을 잃지
않도록 플레이 방향을 어느 선에서 제한하던 도구로 사용되던 레벨업을 통한 파라메터 상승이라던가 키 아이템(장비) 수집, 화폐 이런것이 어느
사이에 롤플레잉 게임을 구성하는 한 요소이자 목적으로 둔갑된 것이죠.
파이널 판타지로 돌아와서 플레이를 하다보면
문뜩 ....... 정해진 길을 따라가며 스토리를 보고 전투에 물약 몇개를 사용해 주는것이 이 게임이 나에게 기대하고 있는 역할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세계관 속에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어요. 이야기 진행이라는 측면에서는 수차례 이런
논제를 던지지만 시스템적으로 전혀 뒷받침이 안되고 있어서 이야기로서는 훌륭하지만 게임으로 놓고 보면 절름발이와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굳이
이야기 하자면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죠.
게임에 있어 최고의 시나리오는 보고 읽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가 '겪는' 겁니다. 이 겪어가는 이야기 라는 것은 소설, 영화 여타 다른 매체에서 감히 침해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 입니다. 3D
환경에서 개발된 파이널 판타지는 게임으로서의 강점을 많은 부분 포기하고 게임이면서도 게임이 아닌 부분에서의 장점을 무리하게 끌어다 적용시킬려는
흔적이 보입니다.
같은 이야기라 할 지라도 주어진 과제를 풀어 나감으로서 전개가 되는 어드벤처이냐,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 플레이어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또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묘사가 이루어 지는 롤플레잉이냐로 장르가 달라집니다. 역할 수행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작용 요소인 선택(Choice)과 결정이 완전 배제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한 10편의 경우를 두고 보면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스타일은 전자에 가깝다는 것이죠.
시리즈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이야기한 영화같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포부는
참 대단해 보이지만 이게 독이 된건지 오히려 영화같지만 게임같지 않은 게임이 되버렸다고 해야 하나요? ~_~;;
한가지 덧붙이자면 게임마다 자신(주인공)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거나 구분짓는 있는 기준은 미묘하게 다릅니다. 서양권에서는 롤플레잉 게임에서 주인공은 전통적으로 자기자신 즉 분신(Avatar)으로
묘사를 하지만 닛뽄 RPG에서는 주어진 케릭터가 있고 이에 게이머가 동화되는 형식이죠.
하나하나 적용시키기에는 어폐가 있는
부분이지만 예전에 동, 서양의 관점 차이라는 제목의 이미지 모음을 본 적이 있는데 이게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다가 오더군요. 항상 자신(I)가
기준이 되는 서양권의 사고방식 그리고 남을 통해 자신을 투영해 나가는 동양권이런게 게임에서 주인공을 묘사하는 방식에도 알듯 모를듯 차이를 만들어
내더라구요.
어느쪽이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 강단이 있습니다. 사람은 비교적 타인의 감정을 잘 읽어 내릴수 있는
반면 자기자신의 감정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죠? 이미 주인공 케릭터가 존재하고 게이머가 이를 투영해 나가는 동양식 RPG의 주인공관의
경우 스스로를 케릭터와 동일시 하면서도 관찰 할 수 있는 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묘사되는 케릭터의 감정변화를 쉽게 이해해 나갈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실 게임상 케릭터가 어떻게 느껴라고 지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게이머가 수동적인 입장에 처하게 되죠. 이와는 다르게
주어진 정보를 게이머가 처리하는 방식은 스스로가 느껴 감정의 여운이 오래가고 비교적 생생해질 수 있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론의 "This your story - This is my story" 대사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요. 이 부분은 뒤에
더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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