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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이거... 애도 아니고...

2011.05.20 09:05

으르릉 조회 수:9526

아. 제 이야깁니다. ㅡ.,ㅡ

쪽팔려요.

 

평소에는 사적인 대화를 포함해 일상적인 이야기는 전혀 없으시던 아버지께서 저녁식사중에 갑자기 물어보십니다.

목포에 도선사가 네명 있다던데 맞냐?

갑자기 웬...;;;

항해사가 선장으로 진급해 오랜 경력을 쌓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도선사를 말씀하신건 맞습니다만,

아직 선장을 바라보지도 못하는 제가, 더군다나 목포같이 작은 항구에 들어올 일이 없는 제가

목포에 도선사가 몇명이 있는지 제가 어찌 압니까 ㅡ.,ㅡ;;;;

평상시와 같이 모르겠습니다. 했습니다.

갑자기 아버지께서 길길이 화를 내십니다.

니가 애비를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그따위로 대답하냐 하시면서.

누가 해양대따위 가라고 시켰냐 하시면서.

월말까지 모든 관계를 다 정리하자는 이야기를 하시네요.

 

전.

 

그저.

 

헐....

 

뭐를요;;;??

 

거기에서 한술 더 뜨십니다.

 

갑자기 복분자를 사발로 벌컥벌컥 드시더니 저보고 집을 나가라 하시네요.

 

다시.

 

헐....

 

아. 쪽팔려... ㅡㅡ;;;;;

 

예예.

저도 반성해야죠.

아버지께서 질문을 하시면 성실히 대답해야지 그게 뭐냐 하는 이야기가 나올 타이밍이겠지요??

알아요.

 

그 좋은 직장인 KT가 민영화되고 나서 일던 명퇴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자회사로 옮기셨고.

미친 경영자 때문에 고생하셨던거, 더이상은 더러운 꼴 보기 싫으시다면서 자영업을 시작하셨고.

지금 맹바기때매 사업이 잘 안풀리시고.

그래도 동생놈들도 별다른 문제없이 나름대로의 갈길을 가고 있기에.

일거리가 많든 적든 이제는 건강문제만 챙기시면 고민거리는 없으시겠구나 했더니.

엉뚱한데에서 문제점을 찾으시네요.

 

어렸을때 철없이 행동했던거 후회하면서

없는 자존심에 나이들어서까지 부모님 품에서 바둥거리는 꼬라지를 보이기는 싫어서 이 직업을 택한게.

여전히 아버지 눈에는 반항적인 행동으로 비춰지시나 봅니다.

 

근데요.

이제는 제가 지쳐버렸어요.

남자 나이 스물 아홉.

예전엔 어쨌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 전혀 아니고요.

직업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슬슬 독립해야할 때인가 고민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직업이라는게 있어놔서 좋은 처자 만나 결혼할 때 까지는 모시고 살려 했건만...

와우...

아버지께서 한방에 털어주시네요.

 

아...

근데...

나 어디로 가야대??

아 쪽팔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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