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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쉬어 고양아

2010.02.07 05:05

씽크패드 조회 수:4560

오늘 아침 만4년을 키워온 고양이가 죽었습니다.

5일전부터 밥을 못먹고 구토만 하더니 3일전 부턴 생전 안들어 가던 샤워실에 혼자 들어가 앉아 있더군요, 그걸 보는 순간 그냥 '아 죽을 자리를 저기로 정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녀석을 사온건 거의 4년전 즈음 이군요 둘다 고양이 를 좋아하고, 아들도 혼자 인게 심심해 보여서 장날에 나가서 제일 순해 보이는 새끼 고양이 한마리를 골랐습니다.

 

하얀 털에 검은 색 포인트가 들어간 착한고양이.. 이름은 네코 라고 지었습니다.

네 일본어로 고양이 라는 이름이죠, 예전에 키우던 개는 이름이 훈트 였습니다.(독어로 개 라는 말이죠) 순한준 알앗던 고양이는 사실 병들어 죽어가던 고양이 였고, 인연인데 죽으면 묻어나 주자 하는 생각에 병원 한번 데려간게 다행이도 치료가 되어서 그후로 우리 가족과 4년을 살아왔습니다.

 

겁이 유난히 많아서 제가 퇴근하고 들어오면 도망가서 숨엇다가 저인걸 확인하곤 다시 와서 반가워 하던..그리고 몸이 약해 자주 토햇지만 그래도 열심히 사료를 먹던 녀석은 5일전 부터 더욱 심하게 구토를 했습니다.

 

'새로 사온 사료가 안맞나....'

'원래 토햇는데..'

 

별거 아니게 생각햇던건 위에 적듯이 3일 전에 화장실을 들어가는걸 보면서 '아차' 싶은 마음으로 변했고 그래도 그렇게 약한 몸으로 2틀을 버티던 녀석을 어제 병원에 데려 갔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오늘만 버티면 살아날겁니다만, 힘들 겁니다.'

 

하루만...아니 이틀만...아니 삼일만..먼저 데려왔으면 살았을까요? 푱소에도 약해서 자주 토하던 그 약한 몸으로..녀석은 기적같이 하루를 버텨 냈습니다.

 

그게 오늘 아침이네요..'잠시 출근 했다가 병원 문열먼 병원 데려가 줄게 좀만 더 참아' 출근하려고 양말을 신던..그러니까 오늘 아침 8시 25분 즈음에..힘이 없어 누워만 있던 녀석이 뒷다리를 들엇습니다.

 

그리곤 몸 전체를 덮쳐오는 경련 비슷한 움직임 3일간 전혀 울지를 못했던 녀석의 입에서 나온 신음 같은 울음소리 '갸아아아앙'

 

 

 

그리곤 움직이지 않는 배...죽은 후의 반응 으로 조금 발을 꿈질 거리거나 목이 좀 꺼덕 거리긴 해도 살아있음을..숨을 쉬고 있음을 알려주던 녀석의 가쁘게 움직이던 배, 그 배가 멈췄습니다.

 

그냥 눈물과 콧물만 나올뿐 잠시 멍해 지더군요...그리고 밀려오는 슬픔...가슴속에 맴도는 한마디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P1030026.JPG

 

 

우리 가족은 너와 함께한 4년이 참 행복했어 고마워, 좋은곳에서 편히 쉬어.....

 

 

그런데 네코야 넌 행복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