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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타크래프트 이야기.

2013.02.17 17:39

라면국물 조회 수:20514

사실 이 칼럼을 쓰기까지 필자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과연 이 게임을 리뷰로 작성해도 될까?

고전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현재도 꾸준히 상품성을 강하게 띈 이 작품을 리뷰로 남기기엔 조금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뭐 필자가 전문 칼러미스트도 아닌데다 그저 내 생각을 읆조리는 자리이니 만큼 염치불구(?)하고 써보려 한다.

어찌됐건 제목에서 밝혀진 작품도 필자가 중학교때 나온 작품이니 만큼 이젠 명백히 고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니 말이다.

에이지 시리즈도 개재한 마당에 스타크래프트 라고 해서 올리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각설하고.....

 

이 칼럼에선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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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버전의 타이틀 화면...저 타이틀 화면은 오리지날에서도 그대로 쓰인다.

 

사실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사에 큰 획을 긋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RTS에서 볼 수 없었던 입체적 밸런스를 시도했고 그 밸런스를 맞추는데 까지 성공한 유래없는 케이스 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RTS 들은 세력간 밸런스에 신경 쓴 나머지 평면적 구도가 되기 마련이었고, 각각의 개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아주 약간의 차이만을 뒀었다. 워크래프트 시리즈 같은 경우는 마법과 궁수유닛의 약간의 차이점을 제외하고는 거울을 보는 듯 똑같았으며 많은 작품들이 각각의 고유병기 하나나 둘 정도만 보유한 채 다른 병기들은 동일한 성능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대체적으로 밸런스는 맞을지 몰라도 완벽하지는 않았고, 개성도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에 제동을 건 첫번째 작품이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현대전 스타일의 테란과 고전적 스타일의 저그. 그리고 가장 창조적인 종족인 프로토스. 이 세계의 종족이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게 보이면서도 그 밸런스를 맞춰가는데......사실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스타크래프트는 6년여간 끊임없이 수정에 수정을 더했었다. 밸런스를 맞추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큰 그림을 그려냈다는 것 자체가 상당했던 것.

 

다소 평면적인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전략구성과 운영방법등이 입체적일 수 밖에 없게 되니 기존의 식상했던 RTS와는 차원이 다른 재미에 흠뻑 빠졌었다. 덕분에 스타크래프트는 RTS의 표본성 게임이 되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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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저그와 테란의 일러스트 화면....애석하게도 프로토스 일러스트는 구하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는 국내에서만 600만장이 팔리는 종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이후 스타크래프트는 점점 거대한 컨텐츠가 되어 간다.

IMF 시즌과 겹치면서 국내에서는 PC방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때를 맞춰 작품성 있는 게임인 스타가 등장해 PC방을 전부 점령하기에 이른다. 이후 E스포츠 산업으로 발전할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를 짐작이라도 한 듯, 확장팩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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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스타크래프트 - 혈전.....(맞나?)

세 종족의 개성을 더욱 드러내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등 정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등장한 이 확장팩 덕에 밸런스는 더욱 굳건해졌으며 다양한 전략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런 전략들이 PC방 사업와 맞물리고 이를 기점으로 보잘것 없지만 방송리그가 창설됐으며 E스포츠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사실 이 때부터 우리나라의 E스포츠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한다. 그 중심에 스타크래프트가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얘기는 차후 뒤에서 이야기 하도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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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좌측 인터페이스를 고집하던 블리자드에서 스타크래프트에 들어서자 하단 인터페이스로 바꾸고 보다 넓어진 주화면을 내세워 깔끔해진 화면구성을 보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이후 대부분의 게임은 저 하단 인터페이스를 구가하게 되고 사실 에이지 시리즈가 먼저 하단 인터페이스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타의 영향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어떤 게임의 영향이라고 할 수는 없는 부분인데도 말이다. 아직도 우측 인터페이스를 쓰는 게임도 종종 있는걸 보면 하단이 꼭 유행은 아닐텐데......

 

전장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필수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역과 군자금(자원)의 현황을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화면구성에 신경썼고, 자원을 두가지를 내세워 최소한의 입체성은 갖추고 있었다. 거기에 개성과 밸런스를 두루 갖춘 종족구성이 첨가되니 게임 양상은 매번 달라질 수 밖에 없었고, 이는 하나의 경기로 까지 이어졌다.

 

여기서 잠시 세 종족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먼저 테란.

지구인이 우주로 나갔다는 설정답게 현대의 지구 사정과 가장 흡사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장거리 위주의 병기들이 많은 현대전 양상을 띄고 있으며 정보에 충실한 종족이다.

그리고 두번째 저그

근접전 유닛이 많고 인해전술이 주 무기인 저그로 앞서도 말한바와 같이 고전적인 전투양상을 띄고 있다. 따라서 전략도 조금은 고전적. 후에 마법유닛이 등장하면서 꼭 그런것도 아니게 되지만 저그의 전술 자체가 고전적일 수 밖에 없는 조합이다. 그리고 명령체계 역시 중앙집권 식이라 전체적으로 고전적 양상을 띄는 편.

마지막 프로토스

저그의 중앙집권식 명령체계와 테란의 현대전 양상을 동시에 띈 종족으로 가장 창조적인 종족이라고 평하고 싶다. 아마도 개발진에서 프로토스를 개발하는데 아주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보다 앞서야 할 건 지구인이라는 설정의 테란 조차도 상당한 독창성을 띄고 있는 마당에 벌레형태의 생물병기들이 보인 군단이란 설정의 저그. 앞선 기술을 가진 외계 종족 프로토스라는 설정 자체를 어떻게 게임에 녹아들도록 했는가가 더욱 눈에 띄기 마련이다.

 

여하튼 저 세 종족의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개성과 밸런스를 동시에 갖추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일텐데 그러면서도 서로 맞물리도록 구성을 짰으니 사실 이 정도면 국내에서 이상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다고 해도 딱히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특히 암울하기만 했던 당시 시대상으로 보자면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수없이 실업자를 양산한 마당에 PC방은 늘어나고 정부에서 조차 밀어주고 있었으니 PC방이 늘면서 스타크래프트의 확산력은 저그 수준이었으리라........E스포츠로 이전하게 된 것도 사실 예견된 수순....

 

하지만 문제가 생긴다.

스타크래프트 시장이 너무 오랜시간 고여있었던 것.

하기사 당시는 E스포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여전히 선수=게임광 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으며 여전이 게임을 그저 게임으로만 보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긴 했지만 해결되고 나서도 스타크래프트는 여전히 부동의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고 고인물이 썩듯, E스포츠 시장은 점점 썩어가고 있었다.

 

승부조작 사건도 있었고, 스타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E스포츠 산업 전체가 흔들렸던 상황들을 되짚어 보자면 E스포츠=스타크래프트 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뿐만 아니라 모든 RTS 게임의 표본이 되다시피 하니....조금만 비슷해도 표절시비가 일었고, 독창적인 게임이 나온다면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많은 게임들이 배재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리오......

 

이런 식의 스타크래프트 중심의 게임시장이 대두되면서 다른 작품성 좋은 게임들이 추풍낙엽 처럼 휩쓸려 나갔다. 그 중엔 토탈 어나힐레이션(?)이란 게임도 있었고, 에이지 시리즈도 이 시장에 휩쓸렸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리뷰 참조)

 

파급력이 예상보다 커진 건 좋지만 그 반향에 너무도 거세었기에 수많은 부작용들이 있었는데, 단순히 게임 하나만을 우려먹고 있었으니 슬슬 팬들이 지겨워질 때도 된 것도 모른채 하나만을 밀고 있는 E스포츠 운영진들이 진자에 각성했어야 할 부분인건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당시 스타 만큼의 인기를 구가하는 작품도 드물었고, 스타 아니면 모든 게임을 배재하던 당시 풍토까지 있는 마당에 스타 아닌 다른 게임을 쉽게 끌어들였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팬들도 각성해야 할 부분도 있기는 하다. 지금에야 그런 풍토가 상당부분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일고 있는 논란이고 뭘 해도 스타를 따라했나 아니네를 가지고 왈가왈부가 잦은 걸 보면 여전히 우리의 의식은 바닥을 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성장을 하긴 했지만 도약은 아니라고 할까.......

스타크래프트가 몰고 온 많은 사건들은 시장의 경직 때문도 있겠지만 운영진과 팬들의 의식부족에서 온 부분도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스포츠의 발촉과 발전의 중심에 늘 스타크래프트가 있었고,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반성을 하면서 우리들의 의식 고취해도 한 몫 한 것으로 여긴다면 확실히 스타크래프트는 우리에겐 단순한 게임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사실 뼈아프게 다가온다. 무리하게 발전시켰을때 나타나는 부작용 쯤이라고 할 수도 있을것이다.

그런 부작용은 또 다른 형태로도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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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크래프트라는 패러디 작품. 그저 슈팅게임에 불과한 게임이다. 독창성도 없고 새로움도 없다. 그저 스타크래프트의 등자아는 병기들을 찬조출현 시킨 흉내만 낸 졸작.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실 재미도 없다.

하지만 독특하다고 할 수도 없는 저 게임은 대놓고 패러디한 뻔뻔함 때문인지 꽤 인기가 있었는데.....전국 오락실을 둘러보면 4곳 중 한 곳은 반드시 있었을 정도로 꽤 큰 인기를 구가했었다. 오락실에 대부분 사라진 지금 몇몇 오락실에서는 아직도 저 게임기가 놓여 있다고 한다. 꽤 재밌는 상황..........

 

부작용이 심하긴 했지만 스타크래프트는 그 프로그램 능력 면에서 전작들을 압도적으로 눌러버릴 정도로 발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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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맵 세팅 플레이 화면 중 하나.

유즈맵 세팅이란 유저가 맵을 작성하면서 스타라는 큰 게임 틀을 벗어나지 않는 다는 전제조건 하에 자유롭게 게임들을 양상하는 것으로 일종의 게임만드는 프로그램과 같았다.

저런 것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스타크래프트는 큰 틀에서 디자인 됐고, 저런 저런 부분까지 감안하면서 대작임을 부정할 수 없도록 출시된 것. 게다가 유즈맵 안에서는 무한정에 가까운 조건들과 이벤트를 숨겨둘 수 있었으므로 노력과 시간만 잘 투자한다면 본인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도 있었다. 유즈맵 세팅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스타크래프트는 유저를 많이 배려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10년 넘게 유저들을 관리하는 게임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도 패키지 게임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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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키 가 있었다. 사실 이때부터 저작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달라질 무렵이기 때문에 CD키의 등장을 안좋게 보는 시선도 많았다.

이미 대한민국에는 불법 유통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피해를 막아보고자 CD키를 걸어뒀었고, 그 CD키는 상당부분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의 불법유통망을 막지는 못했고, 실 판매고 이상의 파급력을 보이게 한 부분이기도 했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확실해진 요즘 굳이 CD키를 갖고 왈가왈부할 사람은 없겠지만, CD키라는 것이 생소했을 무렵이니 많은 사람들이 인식이 안 좋았던 것 어찌보면 당연했던 것이다.

 

게임을 그저 놀이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게임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오래 앉았던 탓에 겉으로 안으로 많이 썩어들어갔던 비운의 게임이다. 인기와 안티는 비례한다지만 그만큼 스타의 만행(?)은 생각 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탓에 실제 작품성 보다도 낮게 평가되곤 하는 게임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스타만이 중심인 양 외쳐대는 움직임이 꺼지지 않은 탓에 타 게임이 손해보는 것도 우스운 일.

 

그렇지만 현  E스포츠 산업을 이끌어낸 주역임에는 틀림없고, 세계 시장에서도 먹혀들 만큼 우리의 E스포츠 시장을 확장시킨데 공헌한 것 역시 틀림없다. 물론 현재는 이 게임을 주축으로 내세우지는 않지만 전 세계의 게임시장에 대한 인식과 시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에는 더없이 좋은 게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에는 후속작과 그 후속작의 확장팩 까지 예견되고 있으니 한동안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기억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두번째 확장팩도 기획중에 있다고 하니 이 기억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작과 후속작 사이에 약 15년간의 괴리가 있으니 지금으로 보자면 정말 보잘것 없는 시스템일지도 모르나, 여전히 스타 이상의 인지도를 얻은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다.

 

 

스타는 삼국지의 조조처럼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진 부분도 있는 반면, 깍아내려지는 부분도 많은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게임이라는 점이 아이러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그 파급력이 있었다는 반증이 되는건 아닐까? 국내에서 이 이상의 파급력을 지닐 게임은 언제쯤에나 올까?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본 칼럼을 줄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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